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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2월 9일 06시 02분 등록

당장 돈도 없지만, 희망도 보이지 않습니다. 88만원씩 벌어서 언제 집 사고, 장가갈 수 있을까요?  무력합니다. 해서, 자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IMF 시절에는 바쁘게 움직이고, 열심히 무언가를 하면, 솟아날 것 같은 희망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모두 지쳤습니다. 무력감과 냉소가 넘치고, 성공은 커녕 내 마음 치유하기에 벅찹니다.

우울증에 걸린 쥐와 항우울제를 투여한 쥐를 물에 넣었습니다. 항우울제 쥐는 활발히 운동해서, 나름 요령을 터득해 갔지만, 우울증 쥐는 몇 번 시도 해보고 움직임을 멈춥니다. 실제로 우울증에 걸린 뇌는 운동이 활발하지 않다고 합니다. 지켜내기 보다는 내주어 버리고, 변호하기 보다, 양보합니다. 쉽게 포기하거나, 손해보고 맙니다. 따지기 귀찮고, 조목조목 살피기도 싫습니다.  자꾸 잊어버리고, 이런 자신에게 짜증이 납니다. 피해의식에 폭발하거나 악을 쓰기도 합니다. 냉소적입니다.

우울은 말 그대로 어둡습니다. 어두워지기 쉬운 속성을 가졌습니다. 칭찬과 비판에 취약합니다. 작은 일도 크게 부풀리고, 심하게 걱정합니다. 그 일때문에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나가더라도 진도가 더딥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자격지심에 허덕거립니다. 더더욱이 우울한 존재는 자신이 우울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자기 안에 빠지면, 아무도 나를 구할 수 없습니다.

흔히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많은 재산을 가지면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안 좋았던 뉴스를 떠올려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쉬울 것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당사자들은 안그랬나 봅니다. 불행한 것은 내 꿈이 실현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우울하다는 사실입니다. 우울한 뉴스, 어두운 전망이 사람을 더 늪으로 빠뜨립니다. 우울한 분위기는 우울을 습관으로 만듭니다.

3시간 넘게 원기둥과 정육면체를 그렸습니다. 형태에 있어서 비례가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전체적인 구도를 잡고 디테일하게 그려나갑니다. 똑같이 그리고자 애씁니다. 성인이 3시간씩 무엇인가를 붙잡고 무아지경에 빠지는 경험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나를 잊는 몰입을 경험할 때 활력이 생깁니다.

가게로 출근했습니다. 몇일간 미루어 두었던 작업을 마무리합니다. 1시간도 걸리지 않는 일입니다. 알면서도 미루어 왔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골치 아픈 문제도 꼭 그렇지만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구멍이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계약서를 한 번 더 봅니다. 오랜만에 지인과 점심 약속을 했습니다. 목소리가 분명하고, 눈빛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유머감각이 없어서, 침울했는데, 그대신 나는 꼼꼼하고 열심히 살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없는 것 보다, 가지고 있는 것을 생각하기에 당당합니다. 운동과 몰입이 항우울제 입니다.

우울의 시대에 필요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활력입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는 활력이 희소자원입니다. 능력 보다, 활력 있는 사람에게 끌립니다. 어떻게 활력을 가질 것인가? 에 대해서 질문해 봅니다. 우울이 습관이라면, 활력도 훈련을 통해서 체화할 수 있습니다. 발전하고 성장할 때, 그 사실을 피부로 느낄 때, 활력이 생깁니다. 장사 잘 되는 가게는 활력이 있습니다. 가게 뿐만 아니라, 가화만사성, 소문만복래, 활력이 성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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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2.09 07:43:53 *.220.176.192
아무리 좋은 말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나 자신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어떤 좋은 말씀도 내게는 무연하고 무익하다. 그리고 좋은 말씀은 사람의 입을 거쳐서만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천지 만물이 그 때 그곳에서 좋은 가르침을 펼쳐 보이고 있지 않은가?

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175 p.

=

생활이 담긴 말씀 마음에 담도록 노력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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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2.09 18:04:34 *.129.207.121
순간 순간을 배움으로 받아들입니다. 그 배움을 기록해야 겠습니다. 오늘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질문해 봅니다.

법정스님, '아름다운 마무리'라는 책이 나오니까, 스님의 삶을 정리하는 느낌이 들어서 다소 섭섭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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