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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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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1일 10시 51분 등록
2010년이 되고도 열흘이 후딱 지났습니다. 지난 주는 폭설을 핑계로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고 서재에서 이것 저것 올해의 사업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창작하는 데 몰두하였습니다. 

마치 산간벽지에 홀로 갇힌 듯, 한정된 공간에서 혼자 고민을 하다 보니, 올 한 해에는 다른 것보다도 제가 세상에 주장할 스토리 하나, 즉 분명한 Key Message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략을 가진 자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메세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메세지가 시대에 뒤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세상을 지배할 만한 단 하나의 전략은 없고, 설사 그것이 있다해도 누군가가 독점할 수 없을만큼 빠르게 모방되고 빠르게 진화하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대신 저의 메세지는 이것입니다.
'전략을 가진 자는 세상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그렇게 요동치는 세상을 상대로 자유로운 인생을 살려면 자신만의 전략 하나쯤 있어야 하고, 그 전략을 착실히 실행하면서 변화의 속도에 맞추어 전략을 진화시킬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에 지배 당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과 다음 칼럼에서는 전략의 meme이라 할 수 있는 꾀, 속임수, 한자로는 謨라는 개념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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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형질이 같은 존재를 많이 복제하고 퍼트리기 위해서 유전자가 자신의 생존기계인 개체를 진화시킬 활용한 전략에서부터, 인간 특유의 투쟁방식인 전쟁 그리고 현대 이르러 부각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인 비즈니스 전쟁에  활용된 전략에 이르기까지 전략의 진화 과정을 살펴 보면 전략에도 생명체의 유전자와 같이 자기복제자 역할을 하는  meme 있음을 있다.

Meme
이라는 것은 앞서 언급한 있는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자신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규정한 개념으로 인간의 문화 속에 유전자처럼 복제를 되풀이 하면서 전승되는 사상, 언어, 태도, 믿음, 패션, 노래 등을 의미하는 것이다. 유전자가 유전가 내에서 번식할 정자나 난자를 운반자로 하여 몸에서 몸으로 뛰어 넘는 것과 같이 meme 역시 내에서 번식할 때에는 넓은 의미로 모방이라고 있는 과정을 통해 뇌에서 뇌로 건너 다닌다 있다. 만약 전략가가 훌륭한  전략적 사고 방식을 창조하여 익히고 그것이 현실에서 성과를 창출한다면 주변의 다른 동료 전략가나 심지어 그로 인해 낭패를 보게 적의 전략가조차 그러한 사고방식을 배우고 익히려 것이다. 또는 전략가가 후세를 위해 손자병법 같은 저서를 통해 불멸의 사상을 전파하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략가의 사고 방식이나 사상이 뇌에서 뇌로 퍼져 유전자처럼 자기 복제를 한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meme 인간만이 가진 독특한 문화나 관습 속에 녹아 있는 유전자라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전략의 역사를 살펴 봤을 ,  전략이라는 개체 속에서 지속적으로 모방되고 전승되었던 불멸의 meme 바로 속임수또는 속이는 한자로는 謨라 있을 것이다. 40억년 전략의 역사 동안 전략의 겉모습이 이렇게 저렇게 바뀌어 왔을지언정 속임수라는 것은 전략이라는 개체 안에 meme으로서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할 있다.

생명체의
진화, 인간들의 전쟁(군사 비즈니스) 전략이 활용된 모든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경쟁이라는 것이 깔려 있다. 경쟁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다른 사람들도 동시에 얻고자 하는 대상을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행위로서 맞겨룸이나 다툼과 같은 정의된다. 그러므로 단순히 자신의 현재 성과를 과거 성과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같은 시간대에 자신과 다른 경쟁 상대가 이룬 성과와 비교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말해서 경쟁 상대 보다 좋은 성과를 내는 , 이기는 것이 경쟁에서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겨야 가치가 있는 경쟁을 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목표는 무엇인가?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르게 경쟁하는 이전에 올바른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치 있는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면 다음으로 당연히 어떻게 하는 것이 올바르게 경쟁하는 것인가? 대해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단계에서는 역사적 교훈을 고려해 보면, 경쟁자들보다 하는 것만으로는 승리가 보장되지 않음을 있다. 보다 중요한 것은 경쟁자와 다른 것이다. 다시 말해 Better Game(경쟁자와 같은 방식으로 하려는 경쟁방식) 리델 하트가 언급한 direct approach 같이 승리하기도 어렵지만 승리를 한다 해도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상처 뿐인 영광 것이다. 대신 Different Game(경쟁자와의 비교우위를 극대화하려는 경쟁방식) 해야지만 경제적인 승리, 가치 있는 경쟁에서 추구하는 목적을 달성할 있는 것이다. Indirect Approach 있는 Different Game 상대의 심리적 약점을 이용함으로써, 또는 좌절감과 혼란스러움을 유도함으로써 상대를 불안정한 상태로 몰아 넣은 물리적으로 압도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Different Game 본질은 바로 속임수() 것이다. 오늘날  공평과 정의, 평화를 중시하는 문화에서 속임수라는 것은 자체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객관적인 관점에서 속임수는 그저 중립적인 개념일 뿐이다. 상대를 속인다는 의미는 상대방에게 나의 의도를 숨긴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 나의 의도와 행동 방법을 상대가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짓된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의 이성적 판단을 방해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거짓된 언행을 해야 한다는 때문에 정의롭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한 방법인양 인식되고 있지만 넓은 관점에서 보면  속임수는 경쟁의 방식이며 경쟁자와 지혜의 겨룸이다. 특히, 중국인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이러한 속임수에 해당하는 모략에 대해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가치 판단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에게 모략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실용적인 수단일 뿐이다. 경쟁을 전제로 하면서 상대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는 방법에 대한 종합적인 모색 쯤으로 인식하고 있다. ...to be continued

IP *.246.19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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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1 14:16:02 *.216.25.172
가치있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Better Game"이 아닌 "Different Game"을 해야 한다는 발상은 참신하고 시사하는 바가 크네요. 
그런데, Different game을 위해서 전략적 속임수가 꼭 필요한가요?
아무래도 "속임수, 꾀"라는 말에는 아직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이런 부분을 "극"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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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3 14:57:07 *.216.25.172
캬.. 자세한 설명 고맙습니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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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pio
2010.01.11 18:15:46 *.133.96.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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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공자/맹자의 깊고 깊은 유교문화 속에서 나고 자란 경우, 당장은 어렵겠지만 속임수나 꾀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략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고 세상에 지배당하지 않기 위한 전략을 가지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아주 dry하게 속임수라는 개념에 접근을 해 보도록 하지요. 아래는 제가 전에 썼던 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 어떤
대상에 대해 나쁨이라던가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을 원인을 알고 싶으면 대상을 단순하게 분해해 보면 된다. 분해해 나가다 보면 내가 대상에게 부정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원인을 찾을 있다. 혹은 부정적 감정을 가져야 이유가 전혀 없음을 수도 있다.

속임수는 어떤가?  속임수를 굳이 분석해 보면, 남에게 나의 의도를 감추기 위해 거짓된 언행을 한다라는 의미가 보인다. 그러나 그것이 다는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남으로 하여금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리게 한다라는 것도 보이는 같다. 그러면 속임수란 남에게 나의 의도를 감추고 표면적으로는 거짓된 언행을 해서 남으로 하여금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게끔 유도하는 지혜정도로 해석하면 것이다.  우리는 이제 알게 된다. 속임수, 자체로는 나쁨과 좋음을 논할 없다는 것을.

2
세계대전 많은 유태인들이 독일군들에게 학살당하였다. 그러나 독일인 중에서도 나치에게 동조하지 않는 양심적인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이웃 유태인들을 숨겨 주었다. 유태인들을 보았느냐고 묻는 나치 군인들에게 그들은 보지 못했다. 혹은 다른 곳으로 갔다.라는 거짓 언행을 했고, 그래서 그들은 무고한 목숨들을 살려냈다. 그들이 나치군인들에게 것은 속임수이다. 이것을 나쁘다고 있는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런 속임수를 우리는 양모(陽謀)라고 한다.
그러나 시골 노인네들에게 허접스런 노랫가락이나 들려주고 맹물에 색소를 섞어 만병통치약이라고 팔아 먹는 돌팔이 사기꾼의 속임수는 비열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음모(陰謀)라 한다.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속임수는 음모이다. 하지만 그것은 속임수가 어떻게 쓰이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놀랍게도
동서고금의 전쟁 전략은 이러한 속임수들로 가득 있다. 심지어는 의식이 없는 생물들의 진화를 위한 투쟁에도 본능적인 속임수가 목격되니 놀랄 노짜이다. 진화와 전쟁은 법률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지켜야 규칙이 없고, 냉엄하고 잔혹한 본질로 인하여 음모의 발원지였다.  그러나 지켜야 게임의 룰이 존재하는 비즈니스, 스포츠 등과 같은 경쟁에서는 양모를 창조하여야만 승리할 있다.
양모는 음모보다 만들어 내기가 어렵다. 많은 제약이 있거나 만드는 사람이 양심적이기 때문이다.  속임수는 본질 얼굴이 두껍고 속이 음흉한 사람일수록, 그리고 규칙이 적을 수록  만들어 내기가 쉽다. '

이러한 음모(陰謨)를 이기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謨를 만드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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