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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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9일
11:58분, 그녀가 왔다.
그녀도 난생 처음 세상을 느끼겠지만,
나도 난생 처음 사람이 탄생하는 것을 보았다.
첫째는 탄생후에 보았다. 이번 둘째는 나오는 과정을 다 보았다. 의사와 보조해주는 의사, 간호사 여러명이 있었다. 와이프는 말할 것도 없고, 한결같이 힘주는 분위기다. 한 의사가 아내의 배 위에 몸을 실고, 내리 누른다. 의술이라기 보다는 노가다 같다.
'기술이 아니라, 힘이다. 머리가 아니라 성실이다'
의사의 손에 맡겨져, 머리부터 빠져 나오는 모습이 힘들어 보인다. 어깨가 미끄러져 나왔다. 나름 섹시하다. 마음이 흔들렸다. 파랗게 질린 몸이 공기를 만나자, 혈색이 돈다.
'아기도 힘들다. 아기도 저렇게 자기 몫 다해가며 산다.' 엉뚱하게, 그 탄생의 순간에 이런 생각들을 한 것이다.
3.6kg
첫째 아들의 생식기를 보았을 때, 난 자랑스러웠다.
'아들이다.'
둘째 딸의 생식기를 보았을 때도 자랑스러웠다.
'딸이다.'
우렁차게 울지 않는다고 말하자, 간호사가 다리를 살짝 때린다. 허공에 울음소리가 번졌다. 불끈 결심이 섰다. 이 아이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
아내의 얼굴은 핏줄이 다 터져서 울긋 불긋하다. 줄곧 아내 옆에 있었다. 그녀는 어디에 갔다온 것일까?
3일이 지났건만, 그녀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안했다.
이 자리를 빌어 대신 인사한다.
'수고했소. 딴 생각않고, 당신만을 사랑해요. '
IP *.129.207.121
11:58분, 그녀가 왔다.
그녀도 난생 처음 세상을 느끼겠지만,
나도 난생 처음 사람이 탄생하는 것을 보았다.
첫째는 탄생후에 보았다. 이번 둘째는 나오는 과정을 다 보았다. 의사와 보조해주는 의사, 간호사 여러명이 있었다. 와이프는 말할 것도 없고, 한결같이 힘주는 분위기다. 한 의사가 아내의 배 위에 몸을 실고, 내리 누른다. 의술이라기 보다는 노가다 같다.
'기술이 아니라, 힘이다. 머리가 아니라 성실이다'
의사의 손에 맡겨져, 머리부터 빠져 나오는 모습이 힘들어 보인다. 어깨가 미끄러져 나왔다. 나름 섹시하다. 마음이 흔들렸다. 파랗게 질린 몸이 공기를 만나자, 혈색이 돈다.
'아기도 힘들다. 아기도 저렇게 자기 몫 다해가며 산다.' 엉뚱하게, 그 탄생의 순간에 이런 생각들을 한 것이다.
3.6kg
첫째 아들의 생식기를 보았을 때, 난 자랑스러웠다.
'아들이다.'
둘째 딸의 생식기를 보았을 때도 자랑스러웠다.
'딸이다.'
우렁차게 울지 않는다고 말하자, 간호사가 다리를 살짝 때린다. 허공에 울음소리가 번졌다. 불끈 결심이 섰다. 이 아이를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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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얼굴은 핏줄이 다 터져서 울긋 불긋하다. 줄곧 아내 옆에 있었다. 그녀는 어디에 갔다온 것일까?
3일이 지났건만, 그녀에게 수고했다는 말 한마디 안했다.
이 자리를 빌어 대신 인사한다.
'수고했소. 딴 생각않고, 당신만을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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