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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7일 05시 05분 등록
이룬 것이 없다면, 이룰 정도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주로부터의 귀환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다치바나 다카시 (청어람미디어,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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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타카시, '우주로부터의 귀환'을 읽다. 소련은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리고, 유인 우주선을 우주로 보내는 데 성공한다. 이에 자극 받은 미국도 인간을 달로 보내는 사업에 착수한다. 얼핏보아도, 우주선을 만들어서 그 안에 사람을 태우고 쏘아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실상은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 당시 인간이 달에 갈 정도의 기술수준을, '날아가는 총알을 사람의 귀에 안착시키는 정도'로 비유한 전문가도 있었다.

'인간의 생명 유지에는 기압이 필수 불가결하다. 그렇기 때문에 아폴로 우주선은 약 260mmHg의 기압을 유지하여 우주 비행사가 100%의 산소를 호흡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것은 거의 에베레스트산 위에서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에 가깝다. 물론 기압을 더 높이고 산소 농도를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기압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주선의 외벽을 그만큼 강화해야 한다. 외벽이 강화되면 우주선은 당연히 무거워진다. 13'

짧은 글에서도 감이 오듯이, 헤아리고 계산할 것이 매우 많다. 우주인들은 수백번 반복해서 시뮬레이션을 한다. 덕분에 실제상황과 시뮬레이션 훈련은 거의 같다고 한다. 성공할 수 밖에 없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다. 개미 한마리 죽이기 위해서 폭탄을 퍼붓는 것과 같은 정도로 준비를 한다. 우주라는 곳은 험난한 곳이고, 우주선은 매우 연약하다. 작은 돌발 상황에도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난다.

'우주사업'이라는 간단한 상징 안에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농축되어 있는가? 비단 '달에 인간을 보내는 일'뿐만 아니라, 표면적으로 드러난 일은 상징일 뿐 근저에는 많은 이해관계가 깔려있다. 일이란, 여러 요소를 조합해서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다. 일이란, 복잡할 수 밖에 없다. 

말하고 싶은 것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사실이다. 일을 많이 해본 사람은 작은 일을 무시하지 않는다. 작은 일은 작은 일대로 만만치 않게 노력이 필요하리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서 안다. 또, 생각보다 그 일을 처리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것도 안다. 게다가, 내 생각과는 달리 일의 진행상에는 변수들이 있다.  어떻게 될지도 모를 만약의 상황에도 준비를 한다. 

약속 시간에 항상 늦고, 지각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일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을 과소평가하는 것도 습관이다. 이러한 습관은 훈련을 통해서 바꾸어야 한다. '곱하기 10의 법칙'은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예상하는 노력과 시간의 양에 곱하기 10을 하는 것이다. '나누기 10의 법칙'은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시간에 나누기 10을 하는 것이다. 시간은 희소자원으로 언제나 모자르다. 만화, 슬램덩크에서 강백호는 자유투 연습을 하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시간이 아무리 많아도, 모자르다.'

이 말은 명언이다. 시간은 많게 느껴져도 모자르다.

오늘 지인과 대화를 하면서, '집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집중'이 필요하다. 집중하기 어려운 이유는 일을 너무 만만하게 보아서가 아닐까? 일에 투입될 노력과 시간을 가볍게 생각하기에, 마음속에 일이 많다. 주어진 일을 완전무결하게 해내겠다는 각오가 있다면 집중은 자연스럽게 된다.

엔씨 소프트의 김택진 사장은 사업의 성패는 '디테일'이라고 했다. 음식업은 경쟁자가 많다. 음식업 뿐만 아니라, 과다경쟁 아닌 사업이 없다. 차별화하는 방법은 디테일이다. 디테일에 소홀하면, 고객은 실망한다. 이번에 오픈한 '아이온'은 아이온 미학이라고 할 정도로 서사와 그래픽에 공을 들였다.

난 무엇을 해야하는가? 난 내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난 뭐하고 있는가?
IP *.128.1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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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9.02.27 08:33:01 *.67.52.202
예전에 우주비행사들의 체험담을 쓴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적인데 책 제목은 생각이 나질 않네요.. 아마 중학교 시절인 것 같습니다.
어릴때는 우주비행사, 조종사에 대한 동경이 대단하잖아요. ^^
나중에 영화 아폴로 13호 보를 봤을 때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영화는 재미 없었지만요...
만화 문라이트 마일 재미있습니다. 만화 책도 있고 에니메이션도 있습니다. 저는 재미있던데요.
고로라는 주인공이 강백호와 비슷한 캐릭터입니다. 다혈질에 무대포 관우와 제갈공명을 섞은 캐릭터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요근래 기분이 좋지 않았는데... 맑은 님의 글이 기운을 주시네요. ^^

맑은 님의 글 읽고 목표와 노력에 관해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로켓도 1/1000 만 각도가 비뚤어져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잖아요.
목표만으로도, 노력만으로도 일을 이루기 어려다는 것을 뼈저리게 배우고 있습니다.

사업 번창하시고 초하이퍼 슈퍼울트라 스펙타클 초사이언인 대박 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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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2.28 00:16:48 *.129.207.121
헤헤 ^^

컴퓨터로 계산해도, 항해중에는 오차가 생긴다고 하더군요. 비행사가 수시로 각도를 조율해야 한다고 합니다.

큰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큰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겠지요. 작은 노력으로는 작은 성취밖에 느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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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2.27 09:24:07 *.190.122.223
맑은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글을 읽고 만나서 실망하지 않는 몇 분중의 한 분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복이 많아서 요즘 그런 사람들을 많이 뵙게 됩니다...

어제 이야기 나누었던 것 중 생각거리를 만들어 준 것들이 많습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발로 내려오기 위해서 먼저 훈련을 하려고 합니다.

첫째, 사랑하는 아이의 말을 제대로 잘 "듣고" 있는지 자각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 집중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님의 말씀에 많은 공감을 합니다. 살아가는데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기"를 찾아가는 것이 도피를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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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님..항상 좋은 글을 올려주시는 것을 잘 보고 있습니다.

어떤 뜻으로 말씀하신 것인지 조금은 이해하지만 성격상 내 생각과 다른 것을 보면 쉽게 넘어가지 못하는 성격이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흔히 우리는 어떤 것을 설명할 때 비유를 들어서 설명을 합니다. 그런데 그 비유가 사실과 다를 수가 있습니다. 예를들면 자기개발책에서 인용하는 개구리 삼는 이야기 같은 것입니다. 물론 그 이야기를 통해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알지만서도 실제로 개구리를 삶아본 사람으로 그것은 참이 아닌 것 같습니다. 개구리를 솥에 넣고 천천히 불을 떼기도 전에 난리를 칩니다..하하...

또 하나가 달에서 보이는 유일한 인공물이 만리장성이다라는 것도 조금만 계산해 보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로켓도 1/1000만 각도가 비뚤어져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다."라는 것입니다.실제로 그럴까요? 로켓에 대하여 전문가는 아니지만 공학자로서 위의 말은 사실과 다를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지현님이 말씀하시는 로켓도 1/1000만 각도가 비뚤어져도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한다는 것은 오픈루프제어시스템의 개념과 비슷합니다. 초기의 입력에 따라 결과가 정해지는 시스템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시스템은 Closed 루프제어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답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입력을 넣어서 출력(결과)가 나오면 그것을 피드백시켜서 입력을 다시 조정하는 시스템이지요. 가장 간단하게 생각해 볼 수 것이 바로 자동차 운전입니다. 자동차 학원에 가면 여기서는 핸들을 왼쪽으로 몇번 감고 후진한 다음에 어디에 오면 오른쪽으로 한바퀴 반 돌리면 평행주차를 할 수 있습니다. 하는 식으로 가르치지요.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적당한 방법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실제 자동차 운전면허를 따고 그런 식으로 주차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바로 closed 루프제어시스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죠. 핸들을 얼마만큼 꺽었을 때 자동차가 어떻게 되는가를 고개를 돌아보거나 거울을 보면서 핸들을 트는 양을 조절하게 되는 것이지요. 거기에는 오차가 허용되어 있답니다. 마찬가지로 인간이 로켓을 발사하면서 처음부터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런 폐루프제어시스템을 채택하는 것이지요.

삶에 있어서 목표도 1/1000의 각도가 벗어났어도 다시 목표와 자신의 노력에 대한 결과를 비교해서 끊임없이 조정하는 것이 더 적합한 비유가 아닐까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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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2.28 18:38:37 *.129.207.121
점심과 커피 잘 먹었습니다.

식객은 조만간 읽겠습니다.

서로 공감하고, 좋은 책 있으면 권해주고, 성장의 자극이 되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어린 배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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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9.02.27 10:07:42 *.67.52.202
아! 그렇군요.^^
그저 하나의 비유가 인생 전체로 확대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 과학적 사실에 기초한 비유로 글을 작성하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잎으로는 댓글 달지 말아야지 ^^ ㅋㅋ
아마 제가 댓글이 아닌 논문을 쓴다면 조사를 철저히 했을 것입니다.
저는 대충 퉁치며 사는 사람이어서요....
제 사고방식이 분리구조여서요.. 헐렁 할때는 진짜로 헐렁한데...
마음 먹고 하면 철저하게 수행하는 스타일이어서....
불경에 원인이 없으면 결과가 없다 라는 구절이 떠오르네요.
몸, 말, 뜻으로 업 짓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잘 안되네요...
엊 그제는 울 엄마가 넌 해결사니 하시며 좀 자제하고 살아라 그러시더군요.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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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2.27 11:12:37 *.190.122.223
저도 그렇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대충 넘어가지요.

그리고 제가 말하고 싶어했던 것을 잘 살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간의 글로 봐서도 철저하게 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_^

저 또한 오늘도 수많은 업을 짓고 살지요.
두귀는 가지고 있으나 귀머거리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때가 많습니다.

=

그리고 "자제(子弟)"는 나중에 결혼하면 대부분(모두가 아니라) 저절로 가지는 경우가 많으니 너무 걱정안하셔도 될 것 같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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