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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3일 04시 37분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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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친구 성과를 올려야지 사람대우 받아'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피터드러커는 대학교 시절 만났습니다. '프로페셔널의 조건'이 그 첫 책입니다. 소설도 아닌데, 감동을 준 책이 있다면 이 책입니다. 피터드러커 저술 전체를 흐르는 키워드는 성과, 강점, 시간관리로 볼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서 대학을 졸업했고, 직장생활을 했고 퇴사, 재취업, 이직, 사업의 순으로 현시점에 왔습니다.
 
강점은 익숙함이자 훈련입니다. 강점은 책상에서 자신을 추억하는 것으로 발견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제 나이라면(30대 중반) 이미 발견된 강점 보다, 발견해야할 강점이 더 많습니다. 강점은 행동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또, 강점을 만들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찾는 것보다는 만드는 것이 더 확실합니다. 내키지 않는 일이라 할지라도 열심히 하다보면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기고, 개성이 묻습니다.
 
강점은 직종 자체가 아니라, 직종 안에 존재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주위와 정성을 기울이면 실력을 연마할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칙센 미하이 교수는 말했습니다. 그가 피터드러커 대학원 교수인 것도 우연은 아닐겁니다.기존의 직종은 강점 발견에 방해가 됩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환상적인 직종에 자신의 강점을 끼워맞추고자 애쓰는 실수도 합니다. 강점은 구체적이고, 특수합니다. 저는 '강점은 작다'고 이해했습니다. 작은 강점들을 뭉치고 뭉치면 큰 강점이 됩니다.  
 
10분 15분 짜투리 시간도 쓸모 없지만, 1년, 2년 짜리 경력도 별 볼일 없습니다. 커리어케어는 헤드헌트 업체입니다. 이 회사 사장님(신현만)의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헤드헌터들은 단순한 이력서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력서 첫번째 회사가 현직 회사이면 바람직합니다. 인재를 원하는 회사에서도 한 곳에 오래 있는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메뚜기가 뛰어다닌 것 같은 이력서는 헤드헌터에게도 고역입니다. 신현만 사장님은 그런 이력서는 (벌레 만진 흉내를 내면서) 취급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직원을 관리하는 제 입장도 그렇습니다. 짧은 시간 일을 많이 시키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직원들이 오래 있으면, 알아서 일을 하는 시스템이 형성됩니다. 때문에 10시간 쓴다고 하면, 3시간은 놀게 내버려 두고, 좋은 반찬에 밥도 주고 추석 선물도 섭섭치 않게 줍니다. 엄밀히 말하면, 저에게 고객은 제 직원들입니다. 그들이 돈 벌어 줍니다. 직원은 동양화처럼 여유있게 쓰고, 사장인 나는 유화처럼 빽빽하게 일합니다. 
 
업무에서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년이 필요하다고 신현만 커리어케어 사장은 이야기합니다. 제 경험으로 보나, 다른 사람을 보아도 3년 이하의 경력으로 이직을 한다고 하면, 몸값을 올리기는 어렵습니다. 적어도 7년은 근무를 해야지, 직접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습니다.
 
대학교 때 일본 가이드를 했습니다. 여행사에 저보다 나이 어린 친구가 신입으로 들어왔는데, 겉보기에 안스러울 정도로 눈치도 없고 위태위태해 보입니다. 7년 동안 그 작은 여행사에서 일했고, 지금은 베테랑입니다. 여행업에서 실력은 성수기에 비행기 좌석을 얼만큼 풀어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아무리 좌석이 없다고 해도, 항공사 직원이 스페어로 남겨놓은 좌석이 있는데, 아방궁 같이 비밀스러운 곳입니다. 아무나 접근할 수 없습니다. 이 친구는 메이저급 여행사 차장도 풀지 못하는 좌석을 척척 해결합니다. 
 
때문에 한 회사에서 10년 정도 일을 해보아야지 조직 시스템과 문화도 충분히 경험하고, 그 경험을 다른 회사나 자기 사업에 적용시킬 수 있다고 신현만 사장은 이야기 합니다. 공병호 선생님을 비롯 10년을 강조합니다. 일에 문리가 트일려면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10년은 피터드러커식으로 말한다면 성과를 올리기 위한 지속적인 시간입니다.  
 
드러커는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바쁘다고 이야기합니다. 우선순위와 집중을 강조합니다.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집중적인 시간과 에너지를 투여해야 하는데, 어렵습니다. 지금 하던 일에서 끝을 보기보다 다른 일로 넘어갑니다. 불안한 마음에 이것도 하고, 저것도 동시다발적으로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들어도, 피터드러커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가게 구석구석 제 손끝과 신경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어서, 가게의 분위기와 내 정서가 일치할 수 있다면, 전 피터드러커를 실천하는 셈입니다.  우선순위는, 현 사업 자체가 강점이 되는 것이 첫번째 이고, 그 강점 위에 새로운 사업을 구축함이 두번째 입니다. build on your streng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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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4 15:32:07 *.96.12.130
"직원은 동양화처럼 여유있게 쓰고, 사장인 나는 유화처럼 빽빽하게 일합니다."

많은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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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09.25 00:08:55 *.129.207.121
물론, 알아서 동양화처럼 일하는 직원은 내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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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2008.10.14 16:18:49 *.111.135.254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읽은 기사에서는 한 회사에 8년 이상 있으면 다른 회사의 다른 문화에 적응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헤드헌터들이 8년 이상 같은 회사에 있었던 사람은 꺼려한다고 하던데..

10년은 너무 긴 시간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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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0.15 17:55:06 *.129.207.121
회사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습니다. 신현만 커리어케어 사장이 말씀하신 10년은, 대기업의 경우입니다. 10년 동안 이부서 저부서 두루두루 둘러보고, 경험을 쌓습니다. 그 다음, 임원으로 갈 회사를 골라 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작년에 노사 재취업 센터에 다녔습니다. 커리어 컨설턴트는 중소기업이라면, 5년을 이야기하더군요.

한 개인이 큰 회사에서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8년이 걸립니다. 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이직을 합니다. 뚜렷한 업적 없이 8년이라면, 꺼려하겠지요. 돈 벌어주는 인재를 마다할 회사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한 회사를 다닐 때까지 다니고, 자기 사업하는 것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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