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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9월 28일 01시 32분 등록
꼴라쥬 작업
[꼴라쥬 작업]

'디자인의 바탕은 편집 디자인이 바탕입니다. 굳이 바꿔 말하자면, 사물의 관계가 서로 부딪쳐 생겨나는 일종의 콜라주 같은 것이죠. 그래서 디자인을 구상할 때 콜라주가 많이 쓰이는 것입니다. 콜라주란 그냥 이것저것 갖다 붙이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테마나 주제 아래, 그에 부속되는 것을 붙여 나가면서 의미를 지닌 하나의 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공간이 상상력이 되는 것이죠.'_디자인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하여_디자인 하우스

저자는 독자를 보고 싶고, 독자는 저자를 만나고 싶습니다. 그 요구로 기획된 곳이 북세미나입니다.(대표, 이동우) 매주 2,3차례 7시 광화문에서 세미나가 열립니다. 1시간 강연을 들으면, 열심히 살고자 하는 의욕으로 넘칩니다. 이번에 북세미나가 변신한다고 하네요. 그동안 모아둔 영상 콘텐츠를 베이스로 지식 포털을 만든다고 합니다.
 
북세미나 팬과 이동우 대표와 맥주 마시면서 이야기 나눈 적이 있습니다. 이번 사업을 위해서 3년 정도 준비했다고 합니다. 저자들의 영상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하는데, 3년 걸렸다는 이야기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채로운 사업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주제와 용도에 따라서 그 조합 수가 무한합니다. 문득 그가 기업가라기 보다는 디자이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물(콘텐츠)을 만들기 위해서 디자인 방법론을 생각해 볼 때입니다. '생각의 탄생_에코의 서재'는 디자이너에게는 필독서입니다. 홍대 앞에 서있으면 이 책을 들고 등교하는 학생들을 많이 봅니다. 콘텐츠 제작 방법론에 대한 내용입니다.

새 이야기는 기존 이야기의 조합입니다. 이야기를 구성하는 요소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그래픽 디자인을 예로 들자면, 포스터 한장에도, 사진, 일러스트와 로고, 타이포그래픽, 캘리그라피(손글씨)등이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이 요소 하나하나를 만들지는 않습니다. 디자이너는 이 요소들을 조화롭게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디자인 작업 규모가 크면, 아트디렉터라는 노련한 디자이너가 작업을 총괄합니다. 컨셉을 잡아서 그에 상응하는 요소를 기획하고, 해당 전문가에게 의뢰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전체 분위기가 이러니까, 이렇게 해주세요' 라는 요구는 말하기는 쉬워도 어렵습니다. 아트 디렉터는 실질적인 제작 능력은 없어도, 각 요소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깊이 알수록(강점) 정확하게 표현하고, 조화롭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소스는 널려 있습니다. 정작 내가 쓸 소스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오픈 소스 시대에 경계할 점은, 소스와 소스를 연결만 하면 콘텐츠가 나올 것이라는 환상입니다. 미묘한 연결점, 무릎을 칠만한 은유를 찾기 위해서는 소스 하나하나에 나의 손때가 잔뜩 묻어있어야 합니다. 소스들과 내가 혼연일체 되어야 자연스러운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깊은 이해가 강점입니다. 예를 들어, 피터드러커나 안도 타다오, 장정일의 저술을 모두 읽고, 노트 한 권 정도로 각각 정리해 두었다면 그것은 강점입니다. 이런 데이타베이스를 차곡차곡 쌓아두면 조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집니다. 인물 뿐만 아니라, 하나의 사물에 대한 다채로운 자료를 모아두는 것도 강점 데이터베이스입니다.

'새로운 시대는 상징과 기호를 연구하는 기호학에 열광한다.' _소유의 종말_제러미 러프킨_민음사

홍콩 감독 왕가위는 사물을 기호화 시키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일상의 모자, 엽서, 담배, 인형이 그의 카메라 안에 들어오면 의미를 가집니다.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사업에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왜냐면 누구나 카메라와 블로그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릇은 많은데, 내용이 없습니다. 소비자는 그릇에 담을 이야기를 원합니다.  이미지의 힘은 큽니다. 손님은 음식을 먹고 허기를 달래기 보다, 음식을 먹고 난 후의 기대와 환상으로 가게에 들어옵니다. 이야기의 시대이고, 이야기는 디자인입니다. 소스에 대한  다시 말해, 디자인 요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데이터베이스가 있다면 콘텐츠는 풍부해집니다.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에 몰입하기 위해선 각 음계를 일일이 손가락으로 표현하는 지겨운 훈련이 필요합니다. 저술을 하기 위해서 또, 사업을 하기 위해선 튼실한 소스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합니다. 시간과 수고가 필요한 작업니다. 튼실한 소스는 강점입니다. 강점 꼴라쥬로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듭니다.
 
얼마전 신현만 커리어케어 사장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젊은 사람들, 너무 조급하게 성과를 얻을려고 한다. 그렇게 호흡이 짦으면 상추나 풀뿌리 밖에 더 얻겠는가? 10년은 내다보고 자기개발을 해야한다'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10년 후에 어떤 콘텐츠를 내놓을 것인가?를 상상하면,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 지, 그림이 그려집니다.
 
요리도 배워야 겠고, 디자인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습니다. 제 식당은 제 브랜드로 디자인 해보고 싶습니다. 메뉴판 부터, 브로셔, 간판등....상호 밑에는 이렇게 쓸겁니다.
 
'food studio에서는 음식은 주체가 아니라, 매체가 됩니다. 양념 대신, 이야기를 뿌리고, 감각을 찍어 먹습니다. 우리는 영혼을 조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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