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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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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6일 04시 34분 등록

'하고 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에는 계곡이 있습니다. 글쓰기는 이 계곡에 다리놓기 입니다. 비유와 상징같은 시인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글을 쓰지 않으면 사람은 계곡 사이에서 메말라 죽습니다. 현재와 미래를 연결합니다. 촘촘하게 연결할수록 '해야하는 일'의 손끝과 발걸음에 힘이 들어갑니다. '하고 싶은 일'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글을 쓸려고 할 때, 고민이 되는 것은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입니다. 글쓰기 책이나, 강연에서는 주제와 소재를 강조합니다. 마치 멋진 글을 써야하고, 참고도서를 인용해야 좋은 글이 나올 것 같습니다. 이런 식의 글쓰기는 부담스럽고, 글쓰기에 재미 붙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주제와 방향을 찾기 위해서 글을 씁니다. 지금까지 써 온 글이 나의 모습이고, 앞으로 갈 길입니다. 스티븐 킹 또한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좋은 소설은 스토리에서 출발하여 주제로 나아간다.   

플롯이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 첫째, 우리의 '삶'속에도 플롯 따위는 별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둘째, 플롯은 진정한 창조의 자연스러움과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므로.'_유혹하는 글쓰기_김영사

서양식 경영의 영향인지,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도 분명한 목표와 단기적 성과에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방법을 매뉴얼화하고 성과를 수치화합니다. 예측 가능하고, 비교적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효과를 예측할 수 없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시장이 변화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 방법이 옳지만, 클릭 한 번으로 자본과 시장이 이동하는 시대에는 맞지 않습니다.

전혀 다른 차원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프로세스가 필요합니다. 그 다른 방법을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결과나 목표를 정하지 않고, 이것 저것 실험해 보았을때 새로운 방법이 나옵니다. 구글은 근무시간 20%를 원하는 프로젝트를 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될성싶은 프로젝트는 지원해 줍니다. 그들의 모토는 'Don't be evil'입니다. 돈을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G메일 서비스를 비롯 구글 맵스, 구글 뉴스가 이렇게 탄생했고,  구글은 큰 수익을 올렸습니다. 

기획과 전략, 목표, 타켓, 집중, 20/80은 솔직히 지겹습니다. 사람이 이렇게만 살 수 있습니까? 글도 내키는 대로 써봅니다. 쓰다보면 잘 써지는 글이 있고, 안써지는 글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주제와 방향이 잡히리라 생각합니다. 글과 업. 글도 평생 쓸거고, 일도 평생할 것인데 단기적인 목표 세우기에 골몰해서 큰 줄기를 잊어버리지는 않았나 반성합니다. 책 한권이 아니라,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하고, 단기적 성과가 아니라 부지런함 자체가 목표입니다.

가수 김장훈은 티브이 인터뷰에서 '열심히 살다보면 정리가 되겠지요.'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선의와 책임을 가지고, 하고 싶은 대로 살다보면 정리가 되겠지요.

글쓰기는 배설을 통한 정리입니다. 내 것이 무엇인지 드러내 보입니다. 한 페이지 쓰면, 한 페이지 변합니다. 짧은 시간도 무시하지 않고, 글을 쓰고자 애씁니다. 치열한 글이 치열한 삶입니다.

IP *.129.20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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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10.06 08:12:48 *.36.210.239
실체를 엮어가니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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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
2008.10.07 09:34:23 *.6.1.81
목표보다는 태도가 우선이라는 말이 생각 나네요
맑은님의 생각에 많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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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큼이
2008.10.08 16:08:53 *.63.237.45
하고 싶은 것과 해야 할 것 사이의 계곡
글쓰기
큰 공감으로 다가옵니다.

하지도 않고 정리되기를 바라고 있는
그저 한방 터트리기를 기대하고 있는
목표와 가야할 곳을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선 안되겠군요...
용기내어
자판에 손을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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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
2008.10.16 11:25:06 *.113.101.27
저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감히 남들이 무시하지 못할 만한 존재.
저의 목표는 그것이었습니다. 다른 목표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살아가면서 정리되어지는 거라구요? 그렇담 정리 되기 전까지의 고초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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