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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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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4일 01시 47분 등록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동차가 지저분하고, 책상이 엉망입니다.  하나를  보면 전체를 알 수 있습니다. 일에 순서가 없고, 산만한 모습은 정신없는 내면의 반증입니다. 가게 분위기는 사장의 정신상태와 일치합니다. 사장의 신경이 딴 곳에 가있으면 가게는 죽습니다. 구체적인 사실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말합니다.(body makes life)  

오늘 하루를 봅니다. 하루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의 시작입니다. 운동을 했고, 책을 읽었으며, 디자인 전시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게 와서 일합니다. 직장 다닐때부터 이런 생활을 꽤 오래했습니다. 마음은 가볍게 들떠서, 이것 저것 배우러 다니지만, 결과는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본업을 위한다는 배움이 오히려 본업의 지겨움을 피하는 도피가 아니었나 반성합니다.

저는 할 줄 아는 것이 많습니다. 아는 것도 많습니다. 허나, 제대로 하는 것 없고, 제대로 아는 것 없습니다.  '사람은 아니, 저는 하나를 제대로 해내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받아들입니다. 또한 가지고 있는 시간과 에너지의 양도 바로 봅니다. 시간은 모자르고, 할 일은 많습니다. 하나를 충분히 하기보다, 여러개를 날치기로 해치웁니다. 오늘 하루 그랬습니다. 이런 인생에 무엇이 남을까요? 어설픔과 버벅거림뿐입니다.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the one)'를 보고, 다듬고 또 다듬습니다. 2008년 댄스와 장사를 시작하고, 아이를 키웠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금 부터입니다. 나는 지극히 모자른 사람이라는 사실. 한 여자만 사랑하기에도 가슴이 작다는 사실.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에도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

조급함에서 뿌리깊음으로, 산만함에서 일편단심으로,

오만에서 겸손으로.  

 

IP *.129.20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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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진
2008.10.14 02:00:28 *.154.31.108
맑은 님~~~
항상 님의 글, 아!~하는 감탄 속에서 잘 읽고 있습니다. 오늘도 저에게 아주 필요한 조언입니다. 저의 약점을 콕 찔러주는, 아주 기분좋은 벌침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제까지 님이 올리신 글만 모아도 책 한 권은 충분히 내실 것 같습니다. 먼저 책 한 권 내시고 다음 계획을 시작 하시는게 어떨런지요?..ㅎㅎ..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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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0.14 18:34:18 *.129.207.121
과찬이세요.

칭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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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2008.10.14 21:49:49 *.160.150.52
정신없이 어질러진 책상을 보고는 새삼스레 놀랍니다.
님의 글에 동감해서 또 놀라고...

그런데 잘 변화되지 않는거는 왜 일까요??
저에게는 어떤 충격요법이 필요한 걸까요??

좋은 글 읽고 생각되어지는 바 많습니다.
글에서 님의 이름처럼 "맑음" 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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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0.16 08:18:35 *.220.176.87
어지러운 책상, 지저분한 자동차..저를 두고 하는 말씀인 줄 알고 깜짝 놀라서 감히 글을 읽어보지 못했습니다. 얼핏 보이는 ~한 사람은 ~하다.라는 말씀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나는 어지러운 책상과 지저분한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데 자존감이 낮은 사람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오늘 대학원 시절의 약간은 특이한 교수님이 냈던 숙제를 기억하고는 사진첩을 뒤적여 보았습니다. 교수님의 숙제가 무엇이었냐 하면 자기만의 "작품"을 하나 내라고 하셨거든요. 그때 생각한 것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이세상의 작품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달동안 면도를 하지 않은 사진...

변명이지만 주변의 정리되지 못한 상황 자체가 자존감이 없음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리된 상태보다 정리되지 못한 상태가 훨씬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지요. 그게 물리학에서 말하는 엔트로피증가하는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은 상황일뿐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글을 열어보니 좋은 말씀이군요. 역시 글은 일부만 발췌해서 인용하거나 생각하게 되면 문제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좋은 글 그리고 그 글의 울림 참 좋습니다.
오늘도 맑은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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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8.10.16 14:18:31 *.169.188.48
내면세계의 영적성장..몇년째 앞 부분만 읽고 있습니다. 색깔도 누런책인데 버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좋은 생각거리를 주셨으므로 감사를 드립니다.

정리에 대한 책을 여러권을 사봤습니다만 정리 보다는 버리는 것이 저에게는 더 맞는 방법이더군요.

맑은 님도 좋은 하루 되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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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10.16 13:40:14 *.117.90.209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드렸기에 놀라셨겠군요. '자존감이 떨어지면,책상과 자동차가 지저분해진다'라고 말했으면 오해가 덜 했을 텐데요. 지적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고든 맥도널드의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에서 읽은 내용을 떠올렸습니다. 원문에도,

'무질서를 보여주는 증상은 차의 상태에서도 나타난다. (중략) 무질서 상태에 이르면, 나는 자존감이 낮아진 것을 깨닫게 된다.'_고든 맥도널드_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_126

라고 나와있네요.

햇빛처럼님께서 말씀하신, 엔트로피는 감성적인 측면에서 말씀하시는 것이고, 성과와 경영 측면에서 엔트로피는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점점 쓸모없는 에너지로 변해가는 것이니까요. 피할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습니다. 저는 그 방법이 정리, 디자인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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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이
2008.10.16 10:56:19 *.113.101.27
이 말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고 저 말 들으면 저 말이 맞는 것 같고. 자기 기준이란 게 필요하다는 걸 지금 느낍니다. 예전에 누군가 그러더군요. 인생에선 개똥 철학이라도 있어야 한다고. 즉 자기 나름의 판단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그런 측면에서 고집이 센 사람이 유리할까요? 자기 생각을 굽히지 않는 고집이 이리 저리 휘둘리는 유약한 사람보다 나은 건가요?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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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11.14 01:31:05 *.131.127.69
고집이 센 사람도, 이리저리 휘돌리는 사람도 안 좋기는 매 한가지라는 생각입니다.
참고해 보고 '도움이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라고 말할수 있는 것이
진정한 고집이고 유연함이 아닌가 싶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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