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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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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1일 23시 48분 등록
장사 체질은 아니다. 스스로 보아도 그런 것 같다.

'자기가 남들보다 약간 둔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렇게 둔함에도 불구하고 하려하는 일에 계속 천착하는 사람은 막힌 부분에 구멍을 넓게 뚫게 되고, 막힌 곳이 뚫리게 되면 그 흐름이 성대해지는 것이다. 또 스스로를 답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 답답함을 이겨내기 위하여 꾸준하게 연마하고, 또 연마하기 때문에 그것이 반짝반짝 빛나게 된다.'_소설 다산_한승원

내 안의 나를 찾지말고, 하고 싶은 일을 찍고 본다. 기존의 카테고리나 방법도 무시한다. 당연히 잘 안될 것이다. 안될수록, 더 달려들면 결국 그 일은 내 일이 된다. 강점이 된다. 주어진 강점은 찾는다고 찾아지지 않는다. 일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자영업자가 힘든 것은, 고객이 줄어드는 것이다. 손님이 많다면야, 만사형통이다. 힘든 것도 힘든 것이 아니다. 몸이 부서져라 일해도, 마냥 기쁘다. 손님 없는 것이 답답하다. 이 사실이 자영업자 앞에 놓여진 벽이다. 식자재가 오르고, 세금 많이 거두어가면 답답하다. 이런 마음을 몰라주는 가족이나, 직원들이 야속하기까지 하다. 손님은 적게 주문하면서, 요구하는 것은 많다. 주변에 개업하는 집은 많다. 그나마 작은 파이를 더 잘게 나누어 먹는다. 상처와 답답함, 짜증, 못마땅함이 벽이다. 벽을 넘으면 그 일은 천직이 된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점이 된다. 

달려들지 못하고, 쭈뼛쭈뼛거리기에 의기소침하다. 처음부터 일사천리로 삶이 진행되기를 바라기에 하고 싶은 일이 없다. 게다가 '기호'의 시대, '맞춤형'의 시대다. 싫고, 좋고가 분명하며, 좋아도 그만, 싫어도 그만이다. 이것 혹은 여기 아니여도, 더 쉽고, 재밌고, 좋은 것이 있으리라는 환상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은 쉬운일일까?

결핍이 사람을 만든다. 겸손한 소프트웨어가 오만한 하드웨어를 이긴다. 전자는 주도면밀하고, 후자는 방심하기 때문이다. 막힘이 전진이며, 답답하면 더 각오를 다진다. 내가 원래부터 잘하는 일? 그런 일 찾다가 볼장 다 보리라. 강점을 찾지 말고, 만든다. 강점은 반복숙달로 만들며, 강점과 강점을 연결하고 그 안에서 나를 찾는다. 쉽게 말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일과 새로운 일을 해나가며 나를 확장시킨다. 그 안에 내가 있으리라. 분명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자영업 전문가이다. 지금 하는 일을 극단까지 가보고 싶다. 마땅한 이름이 없다. 쉽게 전문가라고 하자. 어떤 전문가이건 글은 잘 써야 한다. 글은 사고의 그릇이며, 콘텐츠의 기초이다.  개인적으로는 글쓰는 것이 좋다.

DSC09766.JPG {시그모이드 곡선}

찰스 핸디'의 '텅빈 레인코트'에는  시그모이드곡선 이야기가 나온다. 삶은 성숙기가 있으면 반드시 쇠퇴기가 있다. 어떤 기업, 사람, 국가도 마찬가지다. 쇠퇴기가 오기 전에 곡선을 한 번 더 긋는다는 아이디어는 참신하다. 왜냐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해서는 현업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쇠퇴기에 다시 시도하는 것은 어렵다. 피터드러커도 혁신을 하기 위해서는 성과를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 성과란 결국 이익이다. 돈이 없으면, 혁신을 할 수 없다. 현업에서 그나마 여유가 있을 때, 징검다리 하나를 더 놓는다. 지금 어렵다면, 시간이 지나면 더 어려우리라.

내 딛을 징검다리가 없다면, 침몰이다. 현재 그림과 요리를 배운다. 둘 다 간접적으로 현업에 도움이 된다. 찰스핸디의 말처럼 스스로 질문해보자. 지금 일을 못할경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지금 부터 글쓰기로 브랜드를 올려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피와 땀이 필요하다. 현업을 하기에도 벅차다. 잠을 줄이고, 독해져야 한다. 술과 담배도 끊고, 앙칼져야 한다.

주말. 집중호우. 변화는 태풍과 천둥을 동반한다. 비가 와서 손님이 없다. 변화하기 좋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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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모서리
2009.07.14 23:52:36 *.108.24.56
저도 자영업에 관심이 많아서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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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7.15 01:09:51 *.129.207.200
'신의 직장'이라해도 궁극적인 종착점은 자영업입니다. 저도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지만, 빨리 시작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은 듭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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