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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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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8일 04시 38분 등록
오랜만에 뵙습니다.

한 달 전에 미아리에 찜닭집을 개업했습니다. 제가 개업한 것은 아니고, 저희 부모님이 하셨습니다. 저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곳에서 매니져 일을 합니다. 사우나에서 3시간씩 쪽잠을 자면서도, 손님들이 밀려오면 정수리를 때리는 쾌감이 있습니다. 이 맛에 장사를 하는구나. 싶습니다.

지금은 자리가 조금 잡혔는데, 그동안 메뉴와 주방, 서빙등이 엉켜서 혼란스러웠습니다.

좀 전에는 젊은 여자가 밥에서 냄새가 난다고 합니다. 좋게 말을 했지만 그 분은 오해를 했습니다. 개업한 지 얼마되지 않아보이는데, 신고를 하겠다며 위협 비슷하게 하고 휑하니 가버렸습니다.

또 얼마전에는 저보다 나이가 10살은 어려 보이는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서 저희 어머니에게 음식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할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 달 사이 7킬로가 빠졌습니다. 인테리어와 프랜차이즈 업체는 자기들 돈벌이에만 급급합니다. 몸은 고단하고, 가슴은 멍들고, 울컥 때려치우고 싶지만

'상처도 자산이다. 지금 성장중'이라는 생각에 다시 마음이 환해집니다.

내면 검토와 모닝페이퍼를 통해서 안 사실은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없다.'입니다.

그냥 일하지 않고 놀고 싶은 것이 제 솔직한 마음입니다. 힘든 일이라면 어떻게든 피하고 싶습니다.

밥벌이는 지겹습니다. 지겨움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면, 그 지겨움 속에 실력이 있고, 그 결과가 즐거울 수도 있겠습니다. 변화는 일의 모양새가 아니라, 일을 대하는 내 마음의 변화였습니다.

기껏 손님들의 컴플레인으로 기가 죽다니, 더 열정을 쏟아야겠습니다.

지겨움 속으로 돌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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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6.18 07:39:57 *.36.210.11
사는게 그렇지 하는 생각에 그냥... ㅎㅎ 웃음이 나네요. 힘이야 당연 들겠지만 그렇더라도 많이 웃으며 살면 좋겠다는 생각 문득 드네요. 이왕에 시작하였으니 멋지게 승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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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06.24 00:51:51 *.129.207.121
고맙습니다. 힘들어도 웃어야 하는데, 제가 많이 모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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