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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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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3일 08시 30분 등록
그대를 겐짱이라 부르고 싶다
 

                    -다카하시 겐이치로의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를 읽고-


소설도 그림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얹혀져 있는 것은 모두

말하자면 인생 같은 것도

종국에는 나 혼자 걸어갈 수밖에 없다.

더듬더듬 걷고 또 걸어 들어간 저 맨 끝에서야

겨우 속살을 보여 준다.

그것도 아주 조금.


소문 안 난 플레이보이 겐이치로 그대는,

묘령의 그녀와 한바탕 뒹군 것 같구나.

그대의 문장은 한없이 쉽고 쓸쓸하다.

끝까지 걸어가 본 자 만이 가질 수 있는 텅 빈 언어.


그대는 소설이 아니라

‘소설’에 대해 말하고자 했지.

‘소설’은 소설의 원천이라고,

글자로 만들어져 책 속에 있는 그 소설이 아니라

별똥이나 가스로 은하계를 떠돌다가

언젠가는 단단히 응축되어 새로운 별이 되고야 말 그 ‘소설’!

우리가 배워야할 것은 소설이 아니라 ‘소설’인 거고,


나는 ‘소설’이라는 말을 ‘인생’으로 바꾸어 읽는다.

우리가 배워야할 것은

일제히 성공을 향해 내달리고 있는 저 군상이

죄다들 틀린 것은 아닌가 하는 고독한 의심 속에서

마음껏 실패할 권리를 누리는 소설가의 자세이니,


그리하여 그대는 성공했다.

언어가 얼마나 멋진지 언어에 매혹되어

마침내 언어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는

그대의 음모는 멋지게 성공했다.


“언제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십시오.

다만, 아주 즐거운 거짓말을 조금 넣어서.”


그대의 즐거운 강령에 기꺼이 순종하고 싶어지는 나는

그대를 겐짱이라 부르고 싶다.

나와 문화적 DNA가 같아

좋아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그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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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석
2010.03.03 08:35:51 *.254.8.212
주제있는 글쓰기가 영 따분하던 차에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를 읽고 흥이 돋아 기분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두 번 째 읽고 흠뻑 빠져 들었으니,
섣불리 안다고 말하지도 말고, 지치지도 말고 그냥 걸어가야겠지요.
저 맨 끝까지 더듬더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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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친구
2010.03.04 07:59:48 *.120.80.243
안녕하세요. 오랫만이지요?
넘 바빠서 댓글을 올릴 시간이 없었던 일상이었지만, 그래도 글은 꾸준히 읽고 있었어요.
연필로 고래잡는 글쓰기.. 저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온라인 서점 바구니에 지금 막 담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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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3.04 18:40:33 *.108.48.82
막상 읽어보시면 제가 받은 감흥을 못 느낄 수도 있어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구요.
중요한 것은,
반드시 대단한 책을 읽어서가 아니라 싯귀 하나에라도 깊이 공명하고
몰입하는 순간에 우리가 '우썩우썩' 커 나간다는 거지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30년 동안 연구한 결과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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