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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7일 07시 49분 등록
연초에는 담배 판매량이 감소한다. 많은 사람이 금연결심을 하는데, 성공율은 1퍼센트에 불과하다. 3월이면 예년 판매량으로 되돌아온다. 금연뿐만 아니라 새해에는 여러 결심을 한다. 단주, 독서, 자기계발, 카드 사용금지, 재테크, 가족과 대화...........대부분 지키지 않는다. 변화는 없다.

흔히 ‘변화’를 꿈꿀 때, ‘다짐’을 떠올린다. 금연을 결심하며, 마지막 담배를 피우고, 단주를 결심하며 꼭지가 돌때까지 마신다. 이별을 다짐하며, 마지막 정사를 나눈다. 각오와 다짐이 변화의 시작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인간 마음은 변덕스럽다. 결심은 발화發火에 해당한다. 불이 붙을려면, 불 붙을 재료와 충분한 산소가 필요하다. 자원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내성만 깊어지고, 자아id는 분열한다. 


일본에는 달인들이 많은데, 가이젠kaizen 철학(끊임없이 개선改善하는 방법론)이 있어서다. 일본 제조업과 예술의 기초는 가이젠에 뿌리를 둔다. 그중에서도 타치바나 타카시는 지知의 거장이다. ‘정보의 입력과 출력‘이 그의 전문분야다. 대학 시절, 페르시아어를 공부하기로 맘먹고, 개인교사를 고용한다. 덕분에 아르바이트 하나를 더 뛰어야만 했다. 금싸라기 같은 돈이 아까워, 1분 1초도 허투루 쓸 수 없었다. 1 : 1일 때 가장 효과가 크다. 돈 아깝다고 '1 : 다수'가 되면 효과는 내려간다.고 그는 말한다.


타카시의 지론을 발전시켜보면, 비단, 외국어만이 아니다. 투자를 망설이면, 효과는 반감된다. 공부에는 때가 있다고, 제때 투자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평생 불편하다. 학생때, 정치, 경제,역사와 같은 암기과목이 싫었다. 학생때 공부를 해놓지 않으면, 지식 인프라를 형성할 수 없다. 무슨말이냐면, 아스팔트 위에 씨 뿌리기다. 옥토에는 하나의 지식이 들어오면, 전후맥락까지 파악할 수 있다. 아스팔트에 씨가 떨어지면, 시큰둥해진다. 스스로 판단하기는 커녕, 주변 눈치 보기 바쁘다.


기술을 익힐 때는, ‘짧고 굵게‘다. 어설픈 칼로는 두부 하나 깨끗이 자르기 어렵다. 변화하고자 한다면,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은, 자기 인생을 사랑한다는 구체적인 표현이다. 어느 목사님 설교중에 이런 말씀하셨다. ‘든든하게 입고 다녀라. 따듯하거 먹어라.’ 한국 사람들이 흔히하는 인사말이다. 돈이라도 조금 쥐어주면서, 이런 말하라는 것이다. 스캇펙도 이야기했듯이, 사랑은 보이는 만큼만 사랑이다. 나를 사랑한다면, 돈을 써라.


자기개발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학원이다. 학원은 배우는 곳이기 보다는, 시간관리 도구다. 학원을 다니면, 삶의 축이 하나 더 생긴다. 늦잠 자고 싶어도, 잘 수 없고, 부지런해진다. 학원 다니는 시간이 아까울 수도 있다. 이를테면, 남들 열심히 일할 시간에 팔자 좋게 그림 그리고 있군.이라고 생각하면, 죄책감이 든다.  전체를 따져보면, 학원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빼고도, 시간이 남는다. 아무것도 안하면, 늘어지지만, 학원을 다니면 시간의 밀도가 높아진다. 요리와 그림 배우러 다닐 때는, 하루 3시간 잤다. 야간이 되면 너무 졸려워서, 악을 쓰며 졸음을 참았다.

불가에서는 ‘깨어있으라'라는 말을 한다. 깨어있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전주에 사는 이종룡씨에게서, 깨어있음의 참모습을 본다. 그는 하루 2시간 수면하며,  7개 아르바이트를 한다.  말그대로 거의 24시간 깨어있다. '몸에 틈을 주지 않는다'가 생활 신조다. 처음부터 아르바이트 7개를 한 것은 아니다. 천성이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다. 생활 정보지 배달부터 시작했는데, 3시간동안 일하고나면 할 일이 없었다고 한다. 할 일이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옛 습관이 나왔다. 술과 노름장 주변을 기웃거렸다. 하루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노름판에서 몽땅 잃기도 한다. 스스로 한심하게 생각하고, 방법을 강구한다. 즉, 아르바이트를 늘리는 것이다. 하나 둘 늘린 것이 7개, 많을 때는 10개까지 되었다.


수행하는 스님이 아니라면, 일반 사람들은 할 일 없으면 잡념이 들어온다. 무위도식 하는 청년이 40만이다. 이들이 걱정스러운 것은 당장 돈을 못벌어서가 아니다. 일을 안하면 결국은 쓸모없는 인간이 된다. 스스로 만든, 관념의 감옥에 갇혀버린다. 일단 사람은 바빠야, 건강해진다. 심심함이 창조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할 일이 없으면 자기 안으로 빠져버린다. 자기 안에는 인생을 다채롭게 만들어줄 것이 아무것도 없다. ‘돈’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리면, 사람이 망가진다. 돈 안되는 일은 안하기 때문이다. 40만 청년들이 일이 없어서 놀겠는가? ‘이 돈 받고, 이 짓해야 하나?’라는 썩은 생각에 빠져있다. 

공부한 내용을 직접 사업에 활용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써먹을려고 애쓴다. 돈 주고 배운 것을 적용할려고 애쓰는 것이 사람 본성인가 보다. 내가 힘들게 번돈을 공부에 투자할때, 그 안타까움은 크다. 학생 때는 부모님이 학비를 대주기에, 팽팽 논다. 고생해서 번 돈이 아니기에, 간절함은 없다. 자기가 번 돈으로 공부해야 진짜 공부다.


공부한다는 것은 사업이다. 실제로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CEO들이다. 제일 바쁘면서도, 자신에게 많이 투자하는 사람들이 사업도 열심히 한다. 대기업은, 직원들에게 투자 많이 한다. 삼성 이병철 회장은 인재제일 주의자였고, 구글은 노벨상 수상자를 초빙해 강연한다. 한결같이 교육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다. 일반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히말라야 정상에 올라가 본 사람만이 볼 수있는 비밀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유니크한 지식이 막대한 수익을 안겨주리라는 것.


사업의 핵은 지식이나 경헙 보다는 열정이다. 투자를 해서, 기술을 쓰는 것이 아니라, 열정을 일으킨다. 돈 들이지 않고, 무언가 할려고 하니까 막히는 것이 많다. 파죽지세로 나가도 모자른데, 이리저리 막히면 열정이 식는다.

나의 학원 이력을 뒤돌아보니, 단가가 비쌀수록 시간대비 효과가 컸다. 절정을 이루었던 것은, 헬스 개인 트레이닝이다. 시간당 부가세 포함 4만원이었는데, 구민회관에서 하는 것이라 저렴했다. 보통 헬쓰클럽에서는 1회 6만원에서 7만원까지 간다. 그 때문인지 트레이너가 1시간을 채우지 않고, 50분만 봐주었다. 그 50분 중에서도 10분간 달리기하고 몸풀면, 실제로 운동시간은 40분이 안된다. 총 30회를 했는데, 3개월 사이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혼자서 하면, 이런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 힘들어도 참고 계속 해야하는데, 그만두어 버린다. 편한대로 운동한다.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혼자서 5년 동안 운동한 것에 비한다면, 짧은 기간 효과가 컸다. 무엇보다, 40분에 4만원을 생각하면, 열심히 안할 수가 없다.

영어과를 나와도 영어 못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영어권에서 공부하다 온 교수들도, 영어 강의를 꺼려한다. 잘 못하니까 꺼린다. 싫은 거다. 외국어도 개인 교습은 시간당 5만원선이다. 개그우먼 조혜련은 6개월만에 일본어를 마스터한다. 그녀는 하루 대부분을 일본인 네이티브와 함께 했다. 일본어를 마스터해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그녀가 투자한 돈에 비해, 얻은 것은 훨씬 많다. 일본 진출 덕분에, 그녀의 경험은 다채로워졌다. 다양한 경험으로 책을 쓴다. 공부는 짧고 굵게 끝낼 일이다. 돈을 아낀다고 미기적 거리면, 성과는 성과대로 못 올리거니와, 평생의 한으로 남는다.


공짜는 없다. 변화하고 싶다면, 투자가 필요하다. 어느 재테크 책에서, 부자는 돈을 벌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기 위해서 돈번다'는 내용 보았다. 공부를 할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열정이다.


이런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박사 실업자가 수두룩하고, 엠비에이 유학 다녀와도 마땅한 취직자리가 없다. 박사학위와, MBA 너머를 생각했을까? 목표가 박사학위였다면, 박사학위 딴 것으로 목표를 이룬 것이다. 박사학위가 있다고, 만사형통은 아니다.

난 장사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이것도 사업이다. 돈을 아끼면 아낄수록, 탄력 받지 못한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사람도 만나야하고, 음식도 먹어야 하며, 책도 읽어야 한다. 어느 출판사 사장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직원들이 신명날 때는, 일이 잘 진행될 때라고 한다. 월급 많이 받을 때가 아니다. 이북 사람에게 장사를 배운, 우리 아버지도 이런 말씀하셨다.


‘현금은 빠르다’


현금은 죽을 사람도 살려낸다. 현금은 꿈을 이룬다. 변화를 만든다. 돈을 아낄려고 하면, 부딪치는 것이 많고, 시간은 지체된다. 사장은, 직원들이 고속도로 달리게끔, 길을 닦아주는 사람이다.  


작가가 될려면 책을 1만권 읽어야 한다. 글이 왜 안써지는가? 책 대여섯권 읽고, 글이 나오기를 바래서는 안된다. 못해도 100권이다. 도올 김용옥은 펜만 잡으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글이 나온다고 한다. 그는 얼마나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인가? 다시 말하면, 공부하는데 얼마나 돈을 많이 쓴 사람인가! 북한은 다양한 아웃풋이 안나온다. 경직되어서가 아니라, 배고프기 때문이다. 글은 짜내는 것이 아니다. 짜낸 글은 자기도, 타인도 읽기 싫다. 신호가 오면, 화장실 가듯이 글은 쓰고 싶을때 써야한다. 쉬운 글쓰기란, 방대한 독서와 체험이다.


내 독서방법은 책을 사는 것이다. 빌린 책은 안읽지만, 돈주고 구입한 책은 읽는다. 그리고, 모름지기 책은 사야한다. 말로만 문화강국 외치지 말고, 국가고시 자격증을 만들어서, 시인에게도 안정된 수익을 보장하라. 1년 수입, 50만원 말이 되는가! 언어는 공공자산이고, 그 언어를 세공하는, 시인은 공무원이다. (내가 이런 말하면, 시인들은 ‘너부터 시집 사라’라고 말할 것이다.)1만권이면, 한권에 만원씩만 쳐도 1억이다. 돈버는 목표가 생겼다. 


다시 정리하면, 분명한 목표가 필요하다. 목표는 자격증 자체가 아니라, 자격증 너머에 있다. 유일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변호사와 한의사는 월급이 떨어지는 추세다. 국가 자격증 보다, 수요와 공급법칙이 상위에 있다.


돈을 집중적으로 충분히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신기하게도 목표가 바로 생긴다. 인간은 어떻게든 돈 들이지 않고, 해볼려는 본성이 있다. 돈을 아끼겠다 마음 먹으면, 연애도 못한다. 후에 가슴 칠 일이다. 돈을 아껴야 한다는 무의식이 여기저기 바리케이트를 친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 돈을 벌자. 나는 더 열심히 닭을 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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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몬
2010.03.07 08:19:00 *.194.117.143
오늘 올려주신 글은 특히 챙기고싶은 부분이 많네요.
특히 투자로 열정을 일으키는점, 1:1효과, 1만권 등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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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나무
2010.03.07 15:52:49 *.230.105.78
감사합니다. 모두가 한번 생각해 볼문제를 명쾌히 집어주신거 같네요.. 그러고 보니 등산장비및 레포츠에  투자를 한 제친구는 열심히 등산을 한번이라도 더 다니는거 같네요. 그런데 장비를 사놓기만 하고 안다니는 친구도 있습니다. 책도 사놓고 안읽는 책들도 있는거 같네요.. 학원도 끊어놓고 안다니는 버릇들...그런것들이 투자를  더
조심스럽고 두렵게 만드는 이유였던거 같습니다. 인생이란 정말 정답은 없는거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언젠가 자신에 대한 투자를 멈추게 된것이 투자대비 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경험들이 쌓이고 부터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투자없이도 열정과 투지만으로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사람들과의 비교도 포함해서요...
목표는 자격증 자체가 아니라 자격증 너머에 있다는 말은 비트겐슈타인의 진리는 저너머에 있다는 문장과 비슷하네요..그런듯 합니다. 조혜련도 일본어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어쩌면 쉽게 지치거나 포기했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듭니다...일본진출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일본어란 하위목표를 더 갈망하게 만들었단 생각을 해봅니다.
어쩌면 일본진출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는 조혜련은 어떤식으로든  일본어 공부를 성공했을지도 모른단 생각도 듭니다. 다만 확률적으로 목표에 대한 투자가 효과가 더 크고 확실하다는데는 이견이 없을듯 합니다. 될사람은 된다. 에는 다양한 삶의 지혜와 환경을  나름대로 어떻게든 조성해가고  품고있지 않았는가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막연하게 투자없이 투지만 가지고 공부해 일본어 공부에 효과를 보지 못해 일본 진출이라는 목표자체를
포기하거나 공부기간이 길어져 한류란 흐름를 놓치고 열정도 식어져 진출기회를  놓쳤을지도  모른단 생각도 드네요.. 책도 막연하게 책사서 읽으면 어쩌면 사놓고 안읽는 경우도 많이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작가라는 목표가 있다면 한권한권이 다 의미있게 다가올듯 하네요..글속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만큼만 사랑이다 라는 말이 객관적으로 살아가는 많은 부분에서 현명함을 줄듯합니다. 
이번글도 많은 생각거리를 주시네요..항상 좋은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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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3.08 18:32:21 *.129.207.200
한해, 한해 갈수록 점점 보수적으로 변해가네요. 눈에 보이는 것만 믿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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