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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1일 00시 28분 등록
타치바나 타카시의 새 책이 한국어판으로 나왔습니다. '피가 되고 살이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입니다. 총 2부로 구성했는데, 1부에서는 저자와 문예춘추기자의 인터뷰 형식으로, 타치바나 타카시의 저술 방법 및 그가 읽은 책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2부는 신문에 연재된 책리뷰를 소개합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와 같은 형식입니다. 600여페이지로 두껍지만, 듬직합니다. 책표지 디자인도 '책의 명인'이라는 그의 아이덴티티를 잘 표현합니다. 여러 책들을 소개하는데, 각 책마다 출판사 이름을 명시하는 꼼꼼함도 눈에 뜁니다.

타치바나 타카시의 저술방법은 책 백권을 한권으로 만들기입니다. 나름대로 정리를 해보고 제 저술에 적용시키고자 합니다.

1. 주제를 잡습니다. 그의 주제는 원숭이, 우주, 임사체험, 정치, 철학, 자연과학등 다양합니다.
2. 자료를 모읍니다. 기본적으로 해당분야 단행본을 수집합니다. 1차 자료로서 보고서등의 문서도 입수합니다. '일본 공산당 연구'의 경우는 900권 정도의 책을 읽었습니다.
3. 읽습니다. 한 주제에 대해서 다양한 책들을 읽습니다.
4. 읽음과 동시에 집필에 들어갑니다. 내용을 농축하는 방법으로 저술을 하기 때문에 도해 또한 많이 사용합니다.

이 책을 중간정도 보면, 얼마나 나의 독서는 편협한가? 보잘것 없는가?라는 느낌이 듭니다. 또, 아무리 출판 시장이 커졌다 하더라도 다양성 면에서는 한국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서를 읽기 위해서는 영어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산발적인 독서습관은 별 효과가 없고, 과감하게 투자해서 몰아치는 독서를 해야겠다라고 맘 먹었습니다.

책에서는 훌륭한 공부방법을 제시합니다. 한분야에 입성하기 위해서 소사전을 통째로 읽는 방법입니다. 역사공부를 하고자 몇 번 시도를 했는데, 공부도 때가 있다고, 사회생활하면서 지속적으로 하기가 어렵더군요. 청아출판사에서 나온 '한국사사전'을 발견했습니다. 통째로 읽기에는 부담가지만, 알고 있는 내용을 더 확실히 하는 차원에서 사전을 읽고, 역사 텍스트를 읽으면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를 읽다 보면, 생소한 개념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집니다. 익숙해진 개념을 사전으로 그 의미를 한 번 더 붙들어 맵니다. 사전이야말로, 기초지식의 보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르는 것을 찾기 위해서 사전을 보았지만, 아는 것을 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 사전만 볼 수도 있습니다.

결국 저술은 자료 모으기가 아닐까요? 문장 하나하나가 폭발력을 갖기 위해서는 몇 배의 자료가 축적되어야 겠지요. 소설가 김훈의 문장이 그렇지 않습니까? 문장과 문장 사이가 단단합니다. 적극적으로 자료를 모으는 방법을 써야겠습니다. 방법이 명확하다면, 무엇에 대해서 쓰는가가 문제입니다.

아티스트웨이와 비슷한 종류의 책을 보았습니다. '예술가가 되려면...'(학지사) 입니다. 제목이 다소 촌스럽지만, 아티스트웨이를 기분 좋게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 책 또한 추천입니다. 두 책의 공통점은 규칙과 방법에 얽메이지 말고, 일단 시작부터 하라는 것입니다. 아티스트웨이에서는 글쓰기를 시작하라고 하고, '예술가가 되려면'에서는 그림을 시작하라고 합니다. 저자 엘렌 랭거는 하버드 대학교수로서 그림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모든 규칙과 방법을 무시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규칙을 배우는 데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하고자 했던 활동을 아예 시작조차 못하게 되기도 한다. 37

진정으로 유연한 마인드를 가지려면, 자신이 가진 것이 아닌 외부의 어떤 것을 경험해 보고 뛰어들어야 한다. 59

우리 주위에는 엄청난 다양성이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는 자신에게 그렇게 많은 선택의 길이 있다는 것을 잘 실감하지 못한다.194

책 중간부분에 그녀의 그림을 칼라로 소개하는데, 화가가 그린 그림 같습니다. 여기서 힌트를 얻어서 제가 만들어 보고 싶은 책을 지금 당장 만들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주제는 모릅니다. 쓰다보면 드러나리라 예상합니다. 저술에 익숙해지기 위한 작은 훈련들이 필요합니다.
IP *.207.136.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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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31 08:40:08 *.180.206.37
저는 독서량이 엄청 부족합니다 책읽는 속도도 늦고 독해력도 떨어집니다 그렇기에 책을 늘 가까이하고 있습니다

"몰아치는 독서를 해야겠다"이 부분에 공감을 합니다

어느 날 책을 읽다 생각했습니다
취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내어 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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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8.01.31 22:33:21 *.207.136.252
신입사원 때 교육 담당하셨던 분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일단 사고 보라고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쌓아두면, 읽게 된다는 이야기지요. 사고 싶은 책은 많은데, 돈은 없고...

앞으로는 전집류로 구입을 할 생각입니다. 이이화님의 한국역사 시리즈를 꼭 구입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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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02 06:09:22 *.180.206.37
저는[맑은] 님이 부럽습니다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

저의 언니가 산 이이화님의 책 몇권 보았습니다 참 대단한 작업이더군요 / 아참 맑은 님의 글을 읽으니 나머지를 읽어야 하겠습니다

어제는 풍월당 주인 책(박종호에게 오페라를 묻다)과 장정일(독서일기) 강준만(대중문화의 겉과 속)리영희의(대화)고미숙의 (나비와 전사)칼융의 (인간과 문화) 박기섭시조집 그리고 임동혁 라이브 퍼포먼스 티켓을 구입 등 몰아서 주문하였습니다 이놈들 읽으려면 얼마나 또 시간을 죽여야 할지 속독을 못하여서 ---저도 언젠가 글다운 글 한 꼭지 써 보는 일이 저희 작은 소망입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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