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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6일 02시 45분 등록
월요일부터 1 :1 일본어 회화를 시작한다. 고등학교때 부터 외국어를 심도있게 배웠다. 대학교 역시 외국어를 전공했다. 그럼에도 잘 못하는데, 그동안 내가 공부한 것이 과연 외국어였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외국어가 아니라, 외국어 공부 방법론이 아니었을까?싶다.

10년도 훨씬 전에,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마라'가 파란을 일으켰다. 영절하야 말로, 자기계발서의 효시다. 방법론을 상품으로 만들어서 성공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5step만 따라하면 6개월안에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사람들은 그의 방법론대로 공부한 것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그의 방법론을 반박했다. 반박할 시간에 차라리 영어공부를 했다면, 영어를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영절하 이후로, 영어 방법론은 르네상스를 맞이한다. 맨투맨이나, 성문종합영어가 아니라, 영어 학습론책이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영어 잘하는 사람은 많지않다.  

종각에 있는 학원인데,  이 학원 이사가 고등학교 동창이다. 구직할 때, 이 학원에 지원한 적이 있다. 면접날 자리잡고 앉자, '오랜만이다'라는 말이 들렸다. 존심이 상한다. 아무리 내코가 석자지만, 수년만에 만난 친구의 밑으로 들어가기가 쪽팔렸다. 친구는 밑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파트너라는 개념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굴러들어온 호박을 차버린 느낌이 든다. 다시 전화했다. 아까 한말 취소하면 안되겠냐고 하자, 녀석은 피식 웃으며, '알았다'고 한다. 이렇게 말만 해놓고, 연락은 없었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종각에 갈때면, 건물 옆에서 담배피고 있는 녀석과 꼭 맞딱드린다. 지나가기만 하면, 눈이 마주쳐서 쌩깔 수도 없다. 오늘도 그런식으로 만났다. 

'여.....'

'여....'

'잘지내?'

'응'

......

이렇게 짧은 대화를 마치고, 도망치듯 헤어졌다. 

1 : 1대화를  수강하는 이유는, 가게에 일본인이 많이 오기 때문이다. 외국인이라면, 중국인과 일본인이 많다. 중국인은 시끄럽기만 하고 돈을 안쓴다. 그럼에도 그들은 당당하다. 예전 여행사 다닐때, 홍콩 기차역에서 젊은 여자가 역장에게 항의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놀라웠다. 미국인들이 그 여자의 모습을 보았다면, 그들은 절대로 중국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

그것을 무엇이라고 이야기해야할까? 기세가 좋다. 기氣가 뻗친다는 표현은 어림도 없다. 땅이 커서 그런지, 근거 없는 당당함이 매우 부담스럽다.

반면 일본인은 겸손하면서도, 매상을 많이 올려준다. 무엇보다도 감사한 것은 현금이다. 일본에서 가이드할 때, 버스를 대절한다. 하루이틀 장사하는 것도 아니면서, 버스회사 사장은 '결제는 혐금으로'라는 말을 빼먹지 않았다. 일본은 현금을 사랑하는 민족이다. 아주 좋은 나라다.

신용카드 시대에, 현금이란, 마른 하늘에 단비와 같다. 장사꾼은 현금을 주고 받는 사람이다. 따라서, 현금이 손아귀에 없으면 금단증상이 생긴다. 초조하면서, 신경질이 난다.  반대로 현금이 주머니에 그득하면, 영혼충만이다.

이런 고마운 일본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 그들이 먹고 있는 음식이 어떤 유래가 있는지, 객지에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사장인 나의 일본어를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다. 일례로 순대의 유래를 아는가? 순대를 팔면서도 전혀 몰랐는데, 순대는 원래 징기스칸의 음식이었다고 한다. 전쟁때, 비상식량으로서 돼지 창자에다가 음식을 넣어다니면서 먹었던 것이 시작이다.

이것을 일본어로 이야기하면, 일단 일본손님들은 감동할 것이고, 옆에서 그 모습을 보는 한국손님들도 감탄할 것이다. '이 집은 무언가 틀리다'로 시작해서, '나도 열심히 살아야지'라는 결심까지 한다면, 보람있겠다.  
IP *.129.20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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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26 04:19:46 *.106.7.10
우리를 감탄하게 하는 또다른 시도네요.
하루를 꽉 채워 생활하는 저력에 화이팅!
그래도 유끼와 놀 시간은 꼭 챙기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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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3.26 10:53:09 *.255.244.2
유끼'는 일본어로, '눈'雪이라는 뜻이랍니다.

올해는 공부도 열심히, 놀이도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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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3.26 08:40:33 *.36.210.18
그 친구가 자네를 알고 자네를 이해하려고 했구마이.

이제 자네가 술잔을 기울이며 사나이덜의 삶을 이야기하고 우정을 리더해갈 때가 왔나보구만.                                 

       emoticon그란데

이 보구라. 그카다가 오라바이 니 쌍코피 터지는 거이 아이가?

엉뚱한데 가서 헌혈하고 댕긴다고 재무장관 마눌림에게 쫓겨나도 미안하지만 책임은 못집니데이.       


그러나 무릎을 꿇라카믄 지데로 꿇어가이고 그동안 무서버하며 더럽고 치사 빤스하게 맴속에서 후둘거리던 

가식의 다리몽댕이를 확 부질러 버리고 새롭게 근육을 붙여 근사 멋드러지게 뚜벅뚜벅 걸어나오이라.


봄꽃이 흩날리는 새봄이다! 맑은 오라바이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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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3.26 10:58:29 *.255.244.2
스스로를 혹사시켜야, 열심히 산다는 느낌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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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있는마음
2010.03.29 11:36:04 *.236.70.202
ㅋㅋ
인건님, 박묙 사용권 제대로 쓰시겠네요.
제가 이래뵈도 일본 유학파랍니다!!

사실 서빙은 우째 예를 들면서두 영~ 자신이 없었거든요.
일본손님 접객이람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치만 저까지 혹사시키실라카심
안되십니다.
가까스로 손에 넣은
'즐기면서도 열심히 사는 법 수련권' 인지라
혹사하심 바로 저항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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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3.29 17:50:33 *.129.207.200
그러셨군요. 이야기가 통하겠네요. 일본 유학파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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