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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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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6일 08시 26분 등록
 
'승부에 있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지지 않을 수 있는 방책을 완벽하게 구축하는 것이고, 나의 승리는 오히려 상대방에게 달려 있다'는 손자의 말을 처음에는 이해하기 매우 어려웠습니다. 사실 그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고의 용병이나 만약 싸워야 한다면 이길 수 있는 모든 방책을 세워 놓고 싸우라'라는 일견 모순된 말도 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현실 세계의 경쟁을 보면 손자의 말이 모두 맞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압도적인 우위를 가지지 않은 경우에는 '지지 않는 방책을 구축하고 상대가 빈 틈을 보일 때까지 끈기 있게 버틸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나와 경쟁상대의 역량이 비슷할 경우에는 결국 정신력에서 결판이 날 수 밖에 업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 形을 잘 닦아야 합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는 그러한 形에 대해 알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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地를
선택하였다면 다음으로는 形을 개발해야 한다. 손자병법에서는 形을 특히 중요시하였는데, 손자에 따르면 形은 힘의 정적인 상태, 물리적 힘의 배치 상태, 힘이 작용하기 전에 축적된 상태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가령 활과 화살이 있다면 가지는 形이고 활로 화살을 쏘아 화살이 멀리 날아가 견고한 것을 꿰뚫는다면 그것이 勢라고 있는 것이다. 손자는 전투에 임하여 形을 구축함에 있어 우선은 방어를 완전히 하여 적의 기습에 대처할 방비를 갖추고 공격에 있어서는 고도의 행동 자유를 확보하여 결정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아군이 적에 대해 압도적인 병력을 집중할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여기서
形은 특히 방어와 공격 활용이 되는 물리적 (병력 훈련 상태), 그러한 힘의 배치 등을 의미하는 이러한 形이 갖추어졌다는 것은 방어를 때는 적이 틈을 들여다 없게 하는 것이니 그것은 완벽하게 갖추어진 수비의 상태를 말하는 동시에 방어 상태의 실상을 모르게 하는 , 감춘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아군의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적이 알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었을 방어의 形이 갖추어졌다고 있다. 공격의 경우에는 어디를 공격할 모르게 하는 것이니 역시 아군이 어디를 노리고 있는지 어디에 공격부대를 집결시키는지 모르도록 은밀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앞서 언급한 있는 그리스의 팔랑크스(방진형)이나 진나라의 안형지진 등은 모두 이러한 形의 일종인 것이다.  

손자는
이르기를 전쟁을 잘하는 장수는 먼저 적으로 하여금 나를 이길 없게 만들어 놓고, 적이 잘못을 범하기를 기다려 승리를 쟁취한다 표현하였다. 그러므로 승리하는 군대는 우선 승리의 조건을 갖추고서 전쟁을 시작하고, 패배하는 군대는 일단 전쟁을 시작한 승리를 연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승리의 조건을 갖추는 것이 바로 形을 갖춘다, 또는 구축한다, 개발한다. 등으로 표현 가능한 부분이다. 쉽게 설명을 하자면 군대를 특수한 목적에 따라 훈련하고, 자신이 위치한 전략적 고지를 적의 기습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책을 마련하는 등의 활동이 바로 形을 갖추는 것이다. 이러한 形은 거시적으로는 地를 선택하기 전부터 만들어 있으며 地를 선택한 , 특히 적에 대비한 상대적 위치를  설정한 후에는 매우 미시적인 形을 구축해야만 한다.

그러나
손자는  形을 구축함에 있어 적이 나를 이길 없도록 하는 방어의 形은 온전히 나의 의지대로 있지만 내가 적에게 승리할 있는 공격의 形은 나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함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역설하고 있다. 경쟁자도 나처럼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항상 내가 기대하는 대로 따라와 것이라고 간주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로서는 적이 나를 이길 없도록 방어태세를 마련할 수는 있지만 적이 내가 기대하는 대로 움직이게 하여 승리를 확실하게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클라우제비츠의
제자인 프로이센의 몰트케도 이와 같은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 ‘… 따라서 작전은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을 뿐만 아니라 적의 의지에도 달려 있다. 우리는 전자에 관해서는 알지만 후자에 대해서는 단지 추정할 있을 뿐이다. 적측에서 보아 유리하게 보이는 방책은 적이 취할 행동의 개연성을 추측할 있는 하나의 단서가 뿐이다. 우리는 단지 우리가 주도권을 행사할 있는 준비가 되어 있고, 이를 실행에 옮길 때에만 적의 의지를 제한할 있다. 하였으며 나폴레옹 역시 부대의 지휘관은 항상 만약 적군이 정면에서, 우측에서, 혹은 좌측에서 공격해 온다면 나는 어떻게 방어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상황에 대해 현재의 병력과 배치상태가 완벽하지 않다면 뭔가 못된 것이며 반드시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나만큼 소심한 사람도 없다. 나는 작전을 계획할 , 지나칠 정도로 위험을 가정하고, 상황을 불리하게 관찰하며 스스로 이상한 흥분을 느낀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가들의 통찰력에서 있는 것은 방어를 위한 形은 완벽하게 갖추되 공격을 위한 形은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여 갖추어져야 함으로 평소에는 유연성 있게 운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IP *.133.9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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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4.07 21:06:04 *.203.183.37
클라우제비츠의 제자 프로이센의 몰트게의 말에 백번 공감합니다.
--- 우리는 단지 우리가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고 이를  실행에 옮길 때에만
적의 의지를 제한 할 수 있다. ---

상대적인 펜싱 경기에 임하는 나의 전략적 모토는 늘 3가지 였습니다.
1. 망설이지 않는다.
2. 기회가 오면 선제한다
3. 정면으로 승부한다

일대일 결투인 펜싱경기에서 내가 30년 동안, 버팅기면서 터득한 ....
목숨보존전략인 셈이죠.^^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통제력이 필요하고(기술적 행동과 정신적인 확신의 확보 ) 
그러고 나서,  적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판단과 그에 대한 확신, 그리고 기회에 대한 과감한 실행력 
나머지 하나  싸움이 시작되면 절대로 우회나 차선책이 없다는 것,  사력을 다해서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거죠... 

형은 엄밀하게 하면 패턴과 구조를 갖춘 시스템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야 통제력이 높아지고 자동화되어  주의력을 자신의 통제로 부터 상황의 변화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손자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죠?  몇 천년 전에  이런 생각을 했으니...

글 잘 읽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crepio
2010.04.08 19:14:20 *.239.96.3
고맙습니다. 백산님,

저의 졸작을 가장 진지하게 읽어 주시는 독자이신 것 같습니다.
지금 저는 그 위대한 손자의 나라 중국에서 중국사람들에게 전략 강의를 마치고 백산님을 글을 읽었습니다.
손자를 들먹거리고 제갈량을 운운하면서 그들의 자손에게 전략을 강의한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컬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21세기에 진정한 강대국이 되려면
적어도 인구 10%는 전략가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아만 수 많은 한국산 제갈량과 조조가 이 넓은 중국대륙을
아니 더 나아가 세계의 중원을 주름 잡을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세계의 중원을 달리는 한국산 제갈량과 조조 중에 백산님의 모습도 보이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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