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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7일 05시 06분 등록
일단 초고만 나와주어도  마음이 가볍다. 초고를 중심으로 고치고, 매만질수 있다. 쪼물딱 거릴수 있는 건더기가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나는 장사꾼으로서, 사업에 대해서 생각한다.사업의 관건은 무엇인가? 이건희는 '타이밍'이라고 했다. 비슷한데, 사업의 관건은 '스피드'다. 한국 손님이 식당에서 화내는 경우가 두가지다. 음식양이 적을때, 그리고, 음식이 늦게 나올때다. 맛이 그다지 없어도, 두가지가 충족된다면 손님은 분노하지 않는다. 스피드란 곧 생산성이다. 한국기업이 해외에서 선전하는 것은 스피드가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빨라도 몇주 걸리는, A/S를 한국지사는 당일 해치운다. 이런 것을 보면, 한국 사람의, '해치우거나', '얼른 제껴버리는' 근성은 사업에 플러스 요인이다. 기업가 정신이란, 고객의 원하는 것을 기꺼이 주겠다는 마음이다.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최상위의 욕구는 '당장, 여기에'다. 무엇을 하건, 속도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장사가 안된다. 
 
1. 어떻게 하면, 초고를 빨리 쓸 수 있을까?. 
 
그림에서 중요한 것은, 빛에 대한 감각이다. 빛을 잘 사용할 줄만 알아도, 그림이 된다. 화가란 그림 그리기가 아니라, 빛을 연구하는 사람이다. 빛은 다루기가 어렵다. 일단 보이지가 않는다. 편법을 사용하는데, 빛을 작은 알갱이들의 모임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피사체의 표면에 빛의 입자들이 부딪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빛을 다루기가 쉽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떻게든 눈에 보이게 만든다. 시간을 관리한다고 하면,공간을 관리하는  것이 명확하다. 시간은 안보이지만, 공간은 보인다. 뜬금없이 집중하라고 하면, 어렵다. 자신의 의식은 있다는 것은 알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 마칠때까지, 집밖으로 나가지 않겠다고 하면 구체적이다. 
 

글쓰기에서 초고를 쓸 때는, 막막하다. 갈피가 안잡히고, 하얀 화면이 압박한다. 초고 쓰기는 생각을 엮어내는 정신활동이라기 보다는, 하얀 여백에 텍스트를 '채운다' 작업으로 생각하는 편이 용이하다. 그렇다고, 말도 되지 않는 문장을 써서는 안된다. 소위, 의식의 흐름'이라는 기법이 있는데, 솔직히 얼마나 많은 작가들이 이런 방법으로 글을 쓸지 의문이다. 말도 안되는 글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란 없다. 똥은 똥이다. 고치는 이, 다시 쓰는게 낫다. 


초고는 어느 정도의 속도로 쓰는게 적당할까? 신작로를 자전거 타고 가는 정도의 속도. 이 정도라면 주위 풍경도 눈에 들어오고, 불어오는 바람도 느끼는 정도다. 그러니까, 글을 쓰는 사람들은 영화에서처럼 신들린 듯이 쓰지 않는다. 말그대로, 끄적끄적, 깨작깨작 쓴다. 그렇게 쓴 글을 고치고, 또 고치는 것이다. 초고는 생각을 엮는 작업이 아니다. 여백을 채우는 작업니다. 생각은 초고를 쓴 다음에 엮는다. 


2. '씨앗 문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이만교의 '글쓰기 공작소'에는, 씨앗문장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크레벤' 백기락 회장은 그 직함에 비해 어린데, 회장이라고 불리고 싶었다고 한다. 패턴리딩이라는 독서법의 창시자다. 패턴리딩 방법을 적용하면, 2시간안에 책 한권을 읽을 수 있다. 이만교의 씨앗문장과 비슷한, 고리언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고리언어는 고구마 줄기로서, 줄기를 뽑으면 줄줄이 사탕처러 의미가 엮어져 나온다는 개념이다. 씨앗문장은 레고블럭의 블럭이다. 씨앗문장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조합할 가지수가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다. 씨앗문장은 자기 안에서 한번 게어져나온 글이다. 소스는 많다. 널려 있는게 원소스다. 하지만, 소스는 또 없다. 아무리 많은 소스가 있다고 해도, 내가 다루어 본 적이 없는 소스는 활용할 수 없다. 통제하지 못한다면, 소스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외국어를 배울 때는, 철면피가 되라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쪽팔림을 무릅쓰고 외국인에게 다가가지 않는다. 실력이 완벽해질 때까지 입을 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혹시, 한국인이 영어를 못하는 이유가 아닐까? 글쓰기도 씨앗문장을 많이 만들려면, 습작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설퍼도 자기 글을 내놓아야 한다. 씨앗문장이 있어야 글을 탄력있고 빠르게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술가에게 중요한 것은, 예술적 역량 보다는 스피드인것 같다. 새로운 콘텐츠를 적시에 만들지 못한다면, 무서운 속도로 잊혀진다. 콘텐츠는 바다다. 바다에 내 작은 이야기를 던졌다고 치자. 바다는 파도칠까? 여러개 자주 던졌다고 하자, 그제서야 파문이 일것이다. 그것도 아주 미미하게.

IP *.129.20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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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10.04.07 08:20:09 *.36.2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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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기
2010.04.07 22:00:17 *.53.82.120
야~!
너 우성오빠 돋보기끼는 거 볼려구 그러는겨?
빨랑 풀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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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10.04.07 22:09:55 *.129.207.200
구글 문서도구에서 작성하고, 가져다 붙이느 것인데, 눈이 아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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