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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9일 21시 45분 등록
타치바나 타카시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라는 책을 보고 그의 책과 고양이 빌딩, 독서 이력을 동경했습니다. 책 한 권 쓰기 위해서 관련 서적을 500만원 정도 구입해서 읽는다고 합니다. 물론 정독해서 읽지는 않습니다. 속독법으로 1초에 1장씩 읽습니다. 소 제목만 모아도 책 한권이 나올 듯합니다. 이런 점에서 타치바나 타카시는 머리 보다는 몸으로 읽는다고 하겠습니다.

'원숭이학에 관한 것일 경우 대략 높이 1m에 구입비 5만 엔 정도의 자료를 읽으면 대강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과정을 반복해 가는 가운데 커다란 재미와 즐거움을 느낍니다.'(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

얼마전 '생각의 탄생' 읽었습니다. '머리는 모르고 몸은 안다'라고 요약해 보았습니다. 창조적 영감이 시작되는 곳은 몸입니다. 사람은 느낌을 통해서 몸에서 시작된 그 영감을 감지합니다. 생각은 단순히 그 느낌을 미술이나 글, 수학적 기호로 표현할 뿐입니다.

타치바나 타카시는 책의 내용 보다는 책장을 정신없이 넘기는 그 행위를 통해서 창조적인 영감을 얻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의 내용은 영감을 촉진하는 촉매일 뿐이지요.고승덕 변호사는 고시공부할때 이런 책읽기는 절대 금물이라고 합니다. 철저히 머리와 눈으로 얇은 지식의 막을 무수히 포개어 쌓아가는 책읽기입니다.

이와같이 목표에 따라서 책읽기 방법도 다릅니다. 요 몇년간 하루에 한 권 씩 읽었습니다. 읽고 나면, 샤워를 한 듯 머리가 시원합니다. 책 읽는 습관이 몸에 베었기 때문에 어디서나 책을 읽습니다. 지하철, 신호등, 에스칼레이터, 에레베이터, 정적인 시간과 장소가 생기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습니다. 책 읽기는 즐거운 놀이입니다.

1.
방법을 소개하자면, 머릿말과 목차를 읽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책이 어떤 분위기인지 파악합니다. 본문은 글자를 따라가지 않고, 책을 멀리서 보며 맘에 드는 단어나 문장이 있으면 책의 윗쪽 상단을 접습니다. 이렇게 한 번 훑는데 두꺼운 책은 40분, 얇은 책은 20분이면 됩니다.

접어 놓은 부분을 다시 읽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의 밑을 다시 접습니다. 접어놓은 부분을 또 읽으며, 맘에 드는 단락이나 문장에 밑줄 칩니다. 다 읽고 나서 밑줄 친 부분을 노트에 베낍니다. 이렇게 읽으면 짧은 시간동안 책의 대강을 파악하고, 노트에 따라 적음으로써 필자의 서술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기억에도 오래 남습니다

2.
한편 인문서의 경우는 약간 다른 방법을 사용합니다. 소위 말뚝박기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국사를 공부한다고 하면, 타치바나 타카시 처럼 책을 몇 백권 쌓아놓고 읽는다면 모르겠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많은 책을 구입할 시간과 돈이 없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책을 과속으로 읽어나가며 페이지를 접습니다. 그 다음 접은 부분만 몸에 벨 때까지 읽고 또 읽습니다. 다른 책도 비슷한 방법으로 책을 읽으면, 말뚝과 말뚝 사이에 더 촘촘히 말뚝이 생깁니다. 이렇게 깊이 박힌 말뚝은 글을 쓰거나 기획을 세울 때 훌륭한 원천재료 역할을 합니다.

3.
최근에 즐겨 쓰는 독서법은 '핵심문장 찾기'입니다. 책을 읽으며 페이지 > 단락 > 문장 의 순으로 좁혀서 최후의 한 문장을 찾아냅니다. 이렇게 읽으면 같은 책을 5, 6번 읽을 수가 있고, 핵심문장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책의 내용을 정리합니다. 또한 본인이 추출해낸 문장을 시작으로 다양하게 글을 전개해 나갈 수 있습니다.
IP *.207.136.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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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22 09:57:37 *.75.15.205
그렇군요. 그런 방법이 있네요.
저는 늘 책을 읽으면 처음부터 다시 읽고 싶어지는 때가 많은 데...

그리고 어떤 책은 또 다시 읽고 싶다, 언제 한가하게 아무 잡념 없이 새기고 느끼면서 샅샅이 뒤지고 싶어지는데, 늘 완전히 소화시키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기면서 말이죠. 독서도 성격일까 싶기도 하네요.

암튼, 하루에 한 권씩을 읽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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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7.11.22 12:00:04 *.207.136.252
자기 만족 차원에서 읽는다면, 하루 한 권씩 가능하지요. 저는 부담 없는 책읽기가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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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08.01.09 11:09:46 *.17.69.22
써니님 말씀에 동감합니다.
언제나 마지막장을 넘기며 그런 다짐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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