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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3일 22시 00분 등록
습관 04 - 15분 먼저 도착하는 센스(한 방 보다 디테일이 경쟁력)

제갈정웅 대림대학 이사장은 지인들에게 ‘15분 맨’으로 통한다. 가령 4월 2일 오전 11시 30분에 서울 보신각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하자. 제갈 이사장은 어김없이 11시 15분에 보신각 앞에서 시계를 보고 있다.
‘15분 맨’은 예정 시각보다 15분가량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하는 습관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10년 넘게 대림그룹의 CEO를 지낸 인물이 시간이 남아도는 것일까? 10분을 쪼개 써도 모자란 CEO에게 15분 일찍 도착하는 습관은 혹시 시간 낭비가 아닐까?
제갈 이사장은 ‘정반대’라고 말한다. 오히려 ‘선(先)투자’ 이면서 ‘선(善)투자’라는 것이다. “약속장소에 미리 도착해 그날 만날 사람과 대화하고자 하는 내용을 미리 적어봅니다. 어떨 땐 그 장소에 대한 단상도 짤막하게 적어 봅니다. 어떨 땐 그 장소에 대한 단상도 짤막하게 적어 놓습니다. 15분 투자가 아주 효율적인 결과를 낳지요.” 15분 先투자 습관이 비스니스에서 ‘준비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물론,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덤으로 얻으니 확실히 善투자인 셈이다. “하루 15분 습관이 평생 경쟁력”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제갈 이사장 사례처럼 대개 하루 습관이라는 것이 15분 투자다. 운동을 하든, 명상에 잠기든, 약속 시간에 앞서 도착하든 이 짧은 시간이 평생 경쟁력을 쥐고 흔드는 것이다.

오너 경영인 중에 약속 시간 잘 지키기로는 구본무 LG회장이 특별히 유명하다. 몇 년 전 LG그룹의 지방 행사장에서 생긴 일이다. 구 회장이 행사 시작 전 30분이나 일찍 나타나 주변을 당황하게 했다. 우리 사회에서 약간의 거드름은 권위로 인정받은 세상, 오너 경영인이 가장 늦게 나타나 테이프를 끊은 것은 관례 아닌 관례다.
그러나 구 회장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번 결정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는 것이 구 회장의 좌우명. 구 회장에게 ‘시간 약속’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래서 무슨 약속이 있든지 20~30분 일찍 도착하는 것을 습관으로 삼고 있다.

구 회장의 습관이 ‘30분 경쟁력’이라면 심갑보 삼익THK부회장은 ‘앞자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자동화 설비 없체인 삼익THK를 경영하는 심 부회장은 ‘공부광(狂)으로 유명하다. 서울 시내에서 진행되는 주요한 조찬 특강 자리에 가면 심심찮게 심 부회장의 진지한 얼굴과 마주칠 수 있다.
그러나 심 부회장을 더 유명하게 하는 케릭터는 그의 ‘자리’다. 심 부회장은 무슨 강연에서든지 맨 앞자리에 앉는다. 어떨 땐 비디오 카메라까지 동원해 세미나를 녹화한다. 특별한 행사 때 앞자리에 앉아본 사람은 그 자리의 ‘부담감’을 안다.
강사와 눈을 맞추고 영혼으로 대화하듯 강의를 들어야 하가 때문이다. 심 부회장은 이것이 즐겁단다. 남의 장기를 내 것으로 온전히 흡수할 수 있는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자신의 가장 좋은 습관이라고 한다.

일처리도 군더더기가 없다. 허투루 시간을 버리지 않기 위해서다. HP, IBM, 모토로라 등 내노라 하는 외국계 회사에서 늘 여성 최초라는 유행어를 낳은 김남희씨를 만나 성공 비결을 들어본 적이 있다. 그녀를 임원의 자리에 오르게 한 것은 신출귀몰한 경영 전략이나 카리스마적 리더십이 아니었다. 바로 정성스러운 복사 실력이었다.
“부산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 상경해 제일 먼저 맡은 일이 복사였어요. 그러다 터득했지요. 여기에 의미 부여를 하자고! 저는 복사할 때 앞판 뚜껑을 모두 걸레로 깨끗이 닦고 종이도 정확하게 제 위치로 놓고 복사했어요. 언젠부터인가 사람들이 복사 서류만 보고도 제가 한 것인 줄 알게 되더군요.”
복사를 통해 자기 브랜드 구축이 그 회사 사장의 귀에까지 들어갔고, 결국 “이렇게 정성스럽고 책임 있게 일처리를 하는 직원이라면 무엇을 맡겨도 잘할 것”이라며 인사과에 배치됐다. 김씨는 지금도 언제든지 믿을 수 있는 인사 전문가로 통한다. 인생은 화살처럼 과녁을 향해 한방에 꽂히는 비법은 없다. 사소한 것을 치열하게 완수하고, 지루한 반복을 견뎌야 하는 담글질 과정이 인생을 진정으로 단련시킨다.

가끔 CEO들과 사무실 인근의 식당에 가서 밥을 먹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CEO와 함께 식당에 가면 콩나물 한 접시, 김치 한 보시기라도 더 얻어먹을 수 있다. 이들이 VIP 고객이어서 그러려니 했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바로 식당 종업원에게도 늘 같은 관심과 배려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이, 자네 안경 바뀌지 않았나?” 이 같은 말에 식당 종업원은 화들짝 놀라며 “어, 우리 동료도 몰랐는데 사장님이 어떻게 아셨어요?” 하면서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자기에게 관심을 기울여주는데 좋아하지 않을 이는 없다.

이처럼 CEO들은 대부분 디테일한 곳에도 지극정성을 기울이는 ‘소심쟁이’다. 삶을 한꺼번에 굵은 칠로 일필휘지 휘갈기며 승부를 걸기보다는 사소한 약속을 조심스럽게 확인하며 조심조심 밑그림을 그려나가며 ‘덧칠하기’로 성공을 만들어냈다. 당장은 삼진 당해도 홈런만 치면 된다는 슬러거보다는 단타라도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안타 제조기를 지향하는 소심파가 정상에 오르는 확률이 높았다.

손욱 삼성SDI 상담역은 사소함의 중요성을 이렇게 정리한다. “이까짓 것이란 말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이까짓 것을 못하는 사람은 큰 것도 못하는 법이고, 상사도 못 미더워일을 맡길 수 없습니다.”

습관 05 - “섹시한 커뮤니케이션의 도사” (구멍가게 같은 ‘스킨십’)

CEO는 현대 사회의 영웅이다. 기업의 CEO들은 작게는 수명에서부터 많게는 수만 명에 이르기까지의 구성원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고, 이들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 이건 그야말로 전장을 지휘, 승리로 이끌어내는 야전 사령관 아니겠는가.

영웅을 영웅으로 만드는 비결은 뭐니뭐니 해도 커뮤니케이션이다. 잘되는 조직치고 커뮤니케이션 안 되는 곳 없고, 잘 안 되는 조직치고 커뮤니케이션 제대로 되는 곳 없다고 한다. 사람의 마음을 사지 않고 되는 일은 하나도 없다. 사람을 홀리는 힘, 그것은 곧 ‘섹시한 커뮤니케이션’ 아닐까.

벤처 기업가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은 자신의 컴퓨터 엑셀 파일에 식사한 장소와 상대, 심지어 연하장 받은 것에 대해 e-메일로 답장이 왔나, 아니면 오프라인으로 왔나까지 다 적어 놓는다. 자신이 감사해야 할 일에 제대로 감사를 표하지 못하면 그만큼 불편함을 겪을 수 있어서다. ‘사람 부자’로 소문난 그의 인기 비결은 바로 이 같은 엄격한 자기 관리에 있다.

샐러리맨들의 자기 계발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모임 주최 측에서 이들에게 어무의 방해 요소를 현장에서 즉석 조사했다. 이들이 가장 불평하는 요소는 바로 ‘사람’이었다. 사람을 대하느라 업무를 제대로 볼 겨를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성공한 CEO일수록 사람과의 만남이 업무의 방해 요소가 아니고, 촉진 요소임을 확실히 인식한다. 그래서 이들은 사람을 쫓아내기보다는 맨발로라도 맞아들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세계 최고의 기업인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최근 “GE는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고, 벽이 생기는 대기업이 아니라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재미있게 일하는 구멍가게 방식의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참 시사적이다.

한동안 업무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e-메일 커뮤니케이션, 전재결제가 유행했다. 하지만 성공한 CEO일수록 효율성을 위해 직접 얼굴을 대하는 스킨십 커뮤니케이션을 소홀히 하는 이는 거의 없다. 가령 매주 월요일마다 임직원들에게 경영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유명한 김인 삼성SDS 사장이나 정이만 한화63시티 사장은 직원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불러가면서 가슴속 이야기를 나눌 줄 아는 ‘스킨십 커뮤니케이션의 달인’이다.

이처럼 성공한 CEO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내, 혹은 현장을 방문해 인사를 나누고 어깨를 툭툭 치는 직접적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 그리고 심지어 집무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호객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수만 명을 거느린 CEO라도 스킨십은 구멍가게 사장처럼 한다는 얘기다.

“골든벨 울리는 것과 비슷해요. 사장이든, 직원이든 언제든지 파티를 열 수 있는 회사가 우리 회삽니다.” 박인순 전 스파이렉스사코 사장의 회사 자랑이다. 이 회사는 영업을 잘해서든, 개인적인 경사가 있어서든 회사에 뉴스가 있으면 언제든지 파티를 연다. 파티라고 해서 전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회사 옥상에 캔 맥주 몇 개, 스낵 몇 개를 깔면 그만이다. 상대방의 일을 내 일처럼 축하해주면서 건배를 외치는 사이 경쟁자는 한 가족이 된다.

만성적자에다 강성 노조가 주인 행세를 하던 한국전기초자를 알짜배기 회사로 회생시켜 단박에 유명해진 서두칠 동원시스템즈 부회장의 별명은 ‘원탁의 기사’다. 건물 음지 한 구석에 후미진 곳(?)에 있는 서 부회장의 사무실엔 원탁의 테이블이 놓여 있다.
의자도 엉덩이가 푹 들어가는 소파가 아니라 식탁 의자 스타일이라서 찾아오는 방문객과 눈높이를 나란히 하게 돼 있다. 그는 사무실 문을 열어놓고, 정보를 공유하며 CEO가 마음의 문을 연 것이 성공 경영의 한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어떤 중소기업 CEO는 방문객과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아예 테이블에서 중앙 자리엔 의자를 놓지 않는다. 늘 손님과 마주보고 이야기하기 우해서란다. 조장의 개념이 생기는 순간, 아래위 ‘서열’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러면 이야기가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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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바다
2008.01.04 07:55:00 *.246.146.170
해군에서는 15분 전이라는게 있죠.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야 하는 시간이지요.

저는 해군 ROTC를 거쳐 해운 업계에 근무하다보니 이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살다보면 도움이 되는 습관 중에 하나입니다. 이렇게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글을 보다보니 문득 생각납니다. '때로는 강제할 필요도 있다.'

연구원 생활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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