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gina
  • 조회 수 2753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7년 10월 22일 11시 14분 등록
아홉째 날

분명 코끝이 찡해왔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도 같았다. 스스로 울지 못하는 병이라 이름 붙였건만, 신기하게도 이 병이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별 기대 않고 집어 들었던 이외수의 <날다타조>. 제목도 평범하지 않았지만 차례가 더욱 눈을 끌었다. 백수들에게, 왕따들에게, 돈 못 버는 이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이에게, 못 생겨서 고민하는 이에게……. 마치 <양지 바른 담벼락에 기대어 머릿니를 솎아내는 정겨움으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주고 있다. 작가의 이런 진솔된 마음이 내게 파동을 전해 준 것일까? 제일 먼저 내 시선을 잡아 끈 제목은 ‘자살을 꿈꾸는 그대에게’다.

<……
그대여.
한 평생을 지독한 가난과 핍박 속에서
아름다운 시를 쓰다가
천수를 다하고 하늘로 돌아간 시인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겠다던 시인처럼
그대도 천수를 다할 때까지
천지만물을 눈물겹게 사랑하고
그대 자신을 눈물겹게 사랑하라.
이 세상에 아직도
외롭고 가난한 시인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분명 그대도 살아 있을 가치와 희망이 있다.
용기를 가져라.
분연히 일어서라.
그대는 젊다.>

맨 마지막 구절에 나는 눈물을 쏟을 뻔 했다. 괜히 복도 끝으로 난 작은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워 물었다.
오늘 저녁 나는 <자살을 꿈꾸는 그대에게>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대에게>를 베꼈다. 한 줄 한 줄 베껴가면서 웃고 울기를 반복했다. 내게 날개가 생기려나 보다.
2007-10-18 11: 10 PM
IP *.152.178.1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6 [Human transition] 5. 상징과 의식 [2] 홍승완 2003.06.22 3423
275 노키아, IBM, 닛산의 변신 스토리 中 홍승완 2003.10.26 3431
274 IDEO의 나이트라인 프로젝트 홍승완 2004.12.31 3432
273 나를 뽑으려고 하는 사람의 4가지 질문 [2] 신밧드의보험(푸른약속) 2007.07.12 3435
272 지구라는 행성 file [2] [2] 숲속나무 2010.07.12 3436
271 [Human transition] 6. 변화를 지속시키는 방법-2 홍승완 2003.06.22 3440
270 [Human transition] 7. 변화를 지속시키는 힘-2 홍승완 2003.06.30 3446
269 강점과 강점을 연결하다. file [6] 맑은 2008.10.31 3447
268 나는 늘 나에게 제 1 의 연구 대상이다 [2] 구본형 2006.06.23 3448
267 콘텐트 단식 [1] 맑은 2008.04.06 3451
266 베토벤 바이러스, 인생의 멘토로 손색없다 [2] 이기찬 2008.11.01 3455
265 [Human transition] 2. 변화는 여행이 아니다-3 [2] 홍승완 2003.05.25 3466
264 생소한 직업 '재능세공사' 사용후기 (2) 이기찬 2008.10.22 3467
263 [行]단식일기 첫째날 [7] 귀한자식 2006.08.31 3473
262 [이순신과 조선 수군] 준비하지 않은 자와 준비된 자의 ... [1] 홍승완 2005.07.08 3474
261 아티스트웨이와 그 효과 [2] 맑은 2007.11.15 3477
260 지옥의 포도 단식(3) [1] 삐걱 줌마 2007.11.02 3490
259 베바속 캐릭터들에게 띄우는 편지 이기찬 2008.11.25 3495
258 [Human transition] 3. 너는 누구냐-2 홍승완 2003.06.05 3498
257 사진을 통해 알게 된 것 [5] 신재동 2008.03.02 34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