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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2007년 10월 30일 08시 41분 등록
일욜 아침
"기~상~"
소리에 눈을 떴다 늦게까지 얘길 하다 자서 새벽녘엔
곤한 잠을 잤다.

오늘은 서울 가는 날...
가족들 볼 생각에 기분이 업된다.

아침 포도밥 이후에
지연씨의 독서바위에서 마지막 대화를 나눈다.
내 안의 고민들을 끄집어 내어 지연씨와
역할극도 했다. 지연씨가 자연스레 유도 했는데,
그 역할극 속에서 내가 느끼지 못한 그 사람의 맘을 읽었다.

명확하진 않지만 어느정도 해답도 찾았다.
이젠 실행만 남았다.
지연씨가 부럽다. 충분한 시간 고민할 여유가 있으니..

하지만 내가 누군가?
" 대한민국 아줌마다"
내게 주어진 3일이 얼마나 값졌던가를 생각하면
난 그 시간동안에도 지연씨만큼 할수 있다 ㅋㅋ

유점마을에 들어 올때 다짐 했었던
'그 길 걷기' 를 통해 덕산까지 내려 가기로 했다.

지연이 지아의 엄마와 우람처녀 지연씨가 산책겸
배웅을 잠시 해준다.
딸둘 엄마 효진씨를 잠깐 소개 하고 싶다.
변경연의 모든 글을 샅샅이 읽는 듯한 변사모의 여인.
서포터즈에도 한번 참석 했다고 한다.
구선생님 책은 물론 울 남편 책도 독파했다는데
아웃사이더 하지 말고 연구원 지원 꼭 해보라고
권유하고 왔다.

덕산까지 가는 길은 온세계 사방팔방에 알리고 싶을정도로
매력있는 길이다..
그렇게 아름다운 곳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성공적이다.

그 길을 따라 내려 오며 외쳤다.
"여보, 재은아, 재아야 사~ 랑~ 해!!!"
아무도 없는데 내 다짐을 큰소리로 중얼거리며 내려왔다.
그 아름다운 자연이 듣고 있었으니,아마 응원해 주리라..

1시간쯤 내려 오니 배낭은 무겁지, 발걸음은 천근이다.
배낭만 없었어도 그리 지치진 않았을텐데.
차시간까지 빠듯하다 목적지 까지 30여분이 남았을때부터
발걸음을 재촉해 보지만 마을 사람에게 물어 보니
15분은 걸어야 한다는데 내게 남은 시간은 12분..
뒤에서 마티즈가 되똥거리며 달려 온다.
창피를 무릅쓰고 손을 흔들었다.
화장을 곱게 한 할머니 운전자가 문을 열어 준다.
다행히 차시간 10분을 남기고 덕산정류장에 도착했다.

길이 막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는 자가용의 행렬을
비웃듯 고속버스는 신나게 달려 시간을 맟춰 서울로 인도 했다.

올때 또 비가 온다.
하지만 난 비 맞는거 넘 좋아한다.
지하철 역에서 5분거리 그냥 비 맞고 걸을 요량이었는데
아이들과 남편이 마중 나온댄다.

마들역에 내리니 애들만 있다.
남편은 화장실에 갔다는데... 몇분이 지나도 안온다.
저기서 국화꽃 한다발을 안고 그 특유의 종종걸음으로
우릴 행해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내 남편..
그는 가끔 이렇게 날 감동시킨다.

집에 도착하니, 깨끗한것처럼 위장 되어 있는 우리집.
하지만 쉬어 빠진 국이 담겨 있는 냄비,
빨래는 빨래통을 넘길정도로 수북히 쌓여 있고.
식탁 위엔 목욜 저녁에 먹었다는 반찬이 랩에 싸여 그대로
올려져 있다.
더 가관인것은 스팀청소기의 걸레가 뒤집혀 있었다는거
찍찍이 있는 부분으로 청소를 어찌 그리 잘 하셨을까?
딸과 아빠가 서로 잘못을 미룬다 니가 붙였네 아빠가 붙였네..
3일을 비운 집엔 내 숙제거리만 가득했다.

"진정한 살림을 못해 보셨구만.세탁기도 안 돌려 보고
반찬도 한번 안 해 먹구.. 앞으로 나 잘못 건드리면 지리산 한달 갔다 온다
제대로 한번 셋이 살아 봐"

"엄마 안돼, 얼마나 힘들었는데.. 알았어 말 잘 들을께"


이제 더 험난한 집에서 포도단식 후기가 기다립니다.



IP *.233.24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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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7.10.30 09:22:01 *.128.30.7
자근자근 조근조근 들려주시는 이야기가 참 재미있어요.
누구는...참 이쁜 아내를 두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쭈욱 뵙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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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10.30 09:26:31 *.48.42.248
얘기가 너무 재밌네요. 계속 올려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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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근
2007.10.30 10:01:21 *.186.7.118
너무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부러움과 아울러 나도 지리산 함 가볼까 괜한 호기를 부려봅니다.
그건 그렇고 부부가 다 이렇게 글 잘 쓰면, 한명도 잘 못 쓰는 가정은 우애야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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