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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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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6월 22일 10시 25분 등록
이제는 우리나라 축구가 아무리 쎈 상대를 만나더라도 4:1의 스코어로 질 정도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역량이 world class에 접근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아르헨티나 전의 대패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였던 것입니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다고 세계적 축구실력을 갖추었다 말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세계적 전략을 창조할 수 있는 감독을 갖추어야 비로소 세계적 실력을 갖추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개인기가 최고수준이 아프리카 축구가 언제나 세계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이 아닌 것은 그에 대한 방증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전략'이라는 것이 그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스포츠에도 또 사소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말이죠. 그리고 전략이 중요한만큼 전략가도 중요합니다. 한 나라가 발전하려면 그런 뛰어난 전략가들이 육성되어야 합니다.

'사자가 이끄는 양의 부대와 양이 이끄는 사자의 부대가 싸우면, 사자가 이끄는 양의 부대가 이긴다' 는 말이 있습니다.  리더가 사자이면 병사가 양이라도 모두 사자처럼 싸우고, 리더가 양이면 병사가 사자라도 모두 양처럼 싸우기 때문이라는 의미로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또한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부대의 우열은 병기와 병사가 아니라 전략의 차이에서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략적 리더, 이런 존재가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절실히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칭기스칸을 다시금 해석해 봅니다. 몽골이라는 초라하기 이를 때 없는 자원을 가지고 세계를 정복한 위대한 전략가, 전략을 한 차원 진화시킨 돌연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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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고대 이후 중세를 거치면서 서서히 진화해왔다. 그러나 중세 이후, 과학과 문명이 급속하게 발달한 근대에 들어오면서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에 영향 받아 전략의 진화가 가속화되기에 이른다. 물리적 기술이란 우리가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기술로서 물질, 에너지, 정보 등을 인간이 필요로 하는 용도에 맞게 변화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전쟁에 있어서는 각종 새로운 무기와 통신 체계, 이동 수단 등이 물리적 기술이 것이다. 다른 조건이 같다면 이러한 물리적 기술이 뛰어나면 순간만큼은 압도적인 우위를 가질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이 다가 아니다. 사회적 기술이라는 것도 있다. 사회적 기술이란 인간들이 스스로 조직화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과정과 규율 등을 말하며 마을, 군대, 기업조직 등이 예가 것이다. 다시 말해 군대를 조직화하는 방법이 발달하는 것이다. 고대에는 보병, 기병 등의 단순한 형태로 구분하고 지휘하였지만 사회적 기술이 발달하면서 군단, 대대, 중대 명령이 체계적으로 전달되고 책임소재와 역할이 분명한 조직을 창조하고 이를 전쟁의 목적에 맞게 운영할 아는 기술들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역시, 다른 조건이 같다면 뛰어난 사회적 기술을 가진 쪽이 그렇지 못한 쪽을 압도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가지의 기술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 共진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 새로운 통신체계의 발명으로(물리적 기술)인해 새로운 군대 조직과 명령전달 방법이(사회적 기술) 창조되고 반대의 경우도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적으로 강한 군대는 가지 기술에만 특출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최고로 강한 군대는 항상 기술들을 적절히 혼합하여 당시 정황에 맞는 최선의 전략을  창조할 있는 군대였던 것이다. 이로 인해 근대로 들어 서면서 전쟁에서 언제나 가장 중요한 법칙, 많은 병력을 가지고 있는 쪽이 항상 절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병력의 법칙 점차 힘을 잃게 되었던 것이다.

전쟁의
역사에 있어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며 고대와 근대를 연결하는 존재가 바로 칭기스 칸일 것이다. 당시에는 세계 최고의 문명을 자랑했던 중국, 이슬람, 그리고 유럽의 시각에서는 어느 초원에서 홀연히 나타나 수세기에 걸쳐 쌓아온 중국, 이슬람, 유럽의 도시와 문명을 철저히 파괴하고 위에 새로운 질서를 세운 불가사의한 존재로서 기억되고 있는 그는,  칭기스 이후의 세계는 다시 이전의 세계로 돌아 가지 못할 만큼 치명적인 변화를 불러 일으킨 마치 비약적인 진화를 가져온 생물학적 돌연변이와 같은 존재인 것이다.

칭기스 칸은 과거 수세기 동안 그의 행적을 제대로 기록한 역사서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다른 영웅들에 비해 저평가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지역적으로 넓은 땅을 정복하기는 하였지만 비문명적이고 비지성적인 야만의 무사정도로 느끼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19세기 중국에서 전설로만 떠돌던 몽골비사 사본이 발견되면서 칭기스 칸에 대한 세상의 오해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우선 가장 먼저 칭기스 칸이 이루었던 업적을 정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칭기스 칸은 그저 사람을 죽이고, 약탈하는 것을 인생의 즐거움으로 알았던 야만 전사가 아니었다. 칭기스 칸은 동서양을 막론한 중세 문명 전체에 어마어마한 충격을 주었던 존재이며, 특히 전쟁의 역사에 있어서는 혁신의 차원이 아닌 혁명의 차원에 해당하는 진화를 일으킨 존재로 평가 받을 있을 것이다.  칭기스 칸의 몽골군은 정복에 정복을 거듭하면서 전쟁을 수천 킬로미터를 가로 질러 펼쳐진 다수의 전선에서 벌이는 대륙간 사업으로 바꾸어놓았다.  적어도 칭기스 전에는 수천 킬로미터의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을 운영할 있는 군대는 없었다. 또한 칭기스 칸의 혁신적인 전투 기술은 중세 유럽의 중무장 기사를 역사의 뒤편으로 물러나게 했고, 전체에 통합된 단위를 이루어 움직이는 규율 잡힌 기병을  전쟁의 전면에 내세웠다.  칭기스 칸이 방어용 요새에 의존하는 대신 기습을 기발하게 활용하고 공성전을 완벽하게 다듬어 운용하자, 성벽을 두른 도시의 시대도 끝이 났다.
 
결과적으로 칭기스 칸은 25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로마군이 400 동안 정복한 것보다 많은 땅과 사람을 정복했다. 칭기스 칸은 아들, 손자들과 함께 13세기에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문명들을 정복했다. 그가 굴복시킨 사람들의 숫자로 보나, 합병한 나라들의 숫자로 보나, 정복한 땅의 면적으로 보나 칭기스 칸은 역사상 다른 어떤 정복자보다 이상을 정복했다. 

칭기스
칸은 어떻게 그렇게 있었을까? 칭기스 칸의 군대야 말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물리적 기술과 사회적 기술을 적절히 혼합하여 당시 TPO 맞는 최선의 전략을  창조할 있는 군대였기 때문이다. 칭기스 군대는 초원 전사의 전통적인 공격력과 기동력을 중국 최고 수준의 과학기술과 결합했다. 그는 지상에서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훈련된 기병대를 내세워 적의 보병을 물리쳤으며, 요새를 만나면 막강한 화력과 새로 등장한 파괴용 기계를 이용한 새로운 포격 기술로 성벽을 뚫고 수비군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는
또한 남들이 정해 놓은 규칙대로 경기를 하는 쪽에 승리가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거의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적에게 강제하는 쪽에 승리가 돌아갔으며 그러한 승리는 부분적인 것이 아니라 완전하고, 전면적이고, 부정할 없는 것이어야 했다. 이런 승리가 아니라면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칭기스 칸은 전투에서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잔혹한 학살을 통한 공포와 물리적인 측면에서는 속도를 앞세운 기습을 무제한 사용했던 것이다.

이러한
칭기스 칸의 능력은 40 이상에 걸친 없는 전쟁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이었다. 전쟁을 수행하는 천재적인 능력, 부하들로부터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수완, 세계적인 규모의 조직을 꾸려나가는 전례 없는 기술 등은 살다가 어느 순간에 갑자기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직관적인 깨달음이나 공식 교육에서 얻은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끝없이 되풀이되는 실용적 학습, 실험적 적용, 꾸준한 수정을 통해 얻은 것이었다. 물론 바탕에는 그의 독특하게 단련된 정신과 집중력이 돋보이는 의지가 있었다. 그는 싸울 때마다 뭔가 새로운 것을 배웠다. 접전이 벌어질 때마다 추종자와 더불어 전투 기술도 늘었다. 거꾸로 전투를 때마다 새로운 구상을 적용하여, 군사 전술, 전략, 무기를 끊임없이 바꾸어나갔다. 마치 손자병법을 꿰뚫고 있는 , 그는 번도 똑같은 방식으로 전쟁을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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