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한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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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은 시작되고>
실은 어제가 단식 첫날이었다.
예상치못하게 어제 오전, 숯가루가 도착한데다
미처 몰랐는데 책에 보니, 오후 5시부터 시작하라고 나오길래
얼결에 하루 빨리 시작하게 되었다.
오전은 책읽고,
오후는 단식 물품을 사러 다녔다.
관장기부터 포도, 레몬, 노트!
하나하나 신경써 고르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4시간)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니 7시다.
헉~부랴부랴 숯가루 한숟갈 먹고, 체중을 재고는 피곤해서 누워버렸다.
아침, 점심은 간단히 먹어주고 저녁 한끼 굶었을 뿐인데도
가장 절박한 것이 보이기 마련인가.
거리를 걸어다니는 동안 어찌나 온통 먹을 것만 보인다.
이렇게 먹을 게 많았던가 싶다.
옆을 봐도 앞을 봐도 온통 좌판과 음식점 뿐이요, 먹는 사람들이다.
'그래, 난 굶는 게 아니다. 단지 밥대신 숯가루와 포도를 먹을 뿐이지.'
속으로 위안했다. 위로는 되었지만 왠지....처량하다.
한편 저렇게 많은 먹거리들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그러면서도
살빼기를 강요하고...몸을 대상으로 한 상업주의에 사람들의 영혼만 피폐해지는게 아닌가 싶다. 내 생활방식을 바꾸려 하니, 사람들에게 자연히 관심이 간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한다. 저들은 무얼 하고, 무얼 먹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생각보다 배고픔이나 상실감이 크지 않다. 첫날이기도 하려니와 숯가루라도 먹어준다는게 생각보다 위안이 된다. 다만, 약간 구역질 난다는 거~(커억)
포도와 레몬과 숯가루를 쌓아두고 있는 나에게 언니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무슨 사이비에서 배워온 거냐고 웃는다. 내일은 레몬즙만들어서 북한산 갈거라고 하니, 아주 박장대소를 한다. 흥.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말로 하는 설명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빠르다. 몸에 긍정적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
먹지 않고도 살 수있다는 게 부끄럽다. 그동안 내가 참지 못하고, 혹은 별 생각없이 입으로 가져갔었던 수많은 '것'들. 그러면서 나는 얼마나 나의 행위에 대해 합리화를 했던가! 내 몸을 내 몸에 돌려주고 싶다. 나의 몸에 귀 기울일 것을 다짐해본다. 새로산 노트에 간만에 나의 느낌들을 적어가니 기분이 좋다.
보다 건강해지고, 보다 아름다워지고, 보다 여유로워지고, 보다 믿음스런 모습으로.... 호주에 이어 이번을 나의 제 2 변태기로 삼을 테다.
<오늘의 일상>
6시 기상
7시 108배..를 하려다 55배만 함 (30분 소요)
8시 아침식사; 밥2/3공기 +청어 반마리+ 김치
10시 복숭아 1개+ 바이오거트 1개
1시 우동 1그릇
3시~7시 쇼핑 (포도알 2알 시식)
7시 숯가루 한숟갈
8시 20분 숯가루
9시 30분 숯가루
10시30분 숯가루
11시30분 숯가루
12시 20분 취침
*애로 사항
1. 숯가루를 처음 먹을 땐 느낌이 좋았다. 그러다 한 숟갈 한숟갈 먹어갈 수록 먹기가 힘들어진다. 마지막엔 구역질이 나려 했다. 세상에 쉬운게 없다. ㅡ.ㅡ
2. 양치질을 맹물로만 하려니 느낌이 이상하다.
IP *.145.125.146
실은 어제가 단식 첫날이었다.
예상치못하게 어제 오전, 숯가루가 도착한데다
미처 몰랐는데 책에 보니, 오후 5시부터 시작하라고 나오길래
얼결에 하루 빨리 시작하게 되었다.
오전은 책읽고,
오후는 단식 물품을 사러 다녔다.
관장기부터 포도, 레몬, 노트!
하나하나 신경써 고르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4시간)
그렇게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오니 7시다.
헉~부랴부랴 숯가루 한숟갈 먹고, 체중을 재고는 피곤해서 누워버렸다.
아침, 점심은 간단히 먹어주고 저녁 한끼 굶었을 뿐인데도
가장 절박한 것이 보이기 마련인가.
거리를 걸어다니는 동안 어찌나 온통 먹을 것만 보인다.
이렇게 먹을 게 많았던가 싶다.
옆을 봐도 앞을 봐도 온통 좌판과 음식점 뿐이요, 먹는 사람들이다.
'그래, 난 굶는 게 아니다. 단지 밥대신 숯가루와 포도를 먹을 뿐이지.'
속으로 위안했다. 위로는 되었지만 왠지....처량하다.
한편 저렇게 많은 먹거리들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그러면서도
살빼기를 강요하고...몸을 대상으로 한 상업주의에 사람들의 영혼만 피폐해지는게 아닌가 싶다. 내 생활방식을 바꾸려 하니, 사람들에게 자연히 관심이 간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 하나하나 유심히 관찰한다. 저들은 무얼 하고, 무얼 먹고,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생각보다 배고픔이나 상실감이 크지 않다. 첫날이기도 하려니와 숯가루라도 먹어준다는게 생각보다 위안이 된다. 다만, 약간 구역질 난다는 거~(커억)
포도와 레몬과 숯가루를 쌓아두고 있는 나에게 언니들의 관심이 지대하다. 무슨 사이비에서 배워온 거냐고 웃는다. 내일은 레몬즙만들어서 북한산 갈거라고 하니, 아주 박장대소를 한다. 흥.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말로 하는 설명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빠르다. 몸에 긍정적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
먹지 않고도 살 수있다는 게 부끄럽다. 그동안 내가 참지 못하고, 혹은 별 생각없이 입으로 가져갔었던 수많은 '것'들. 그러면서 나는 얼마나 나의 행위에 대해 합리화를 했던가! 내 몸을 내 몸에 돌려주고 싶다. 나의 몸에 귀 기울일 것을 다짐해본다. 새로산 노트에 간만에 나의 느낌들을 적어가니 기분이 좋다.
보다 건강해지고, 보다 아름다워지고, 보다 여유로워지고, 보다 믿음스런 모습으로.... 호주에 이어 이번을 나의 제 2 변태기로 삼을 테다.
<오늘의 일상>
6시 기상
7시 108배..를 하려다 55배만 함 (30분 소요)
8시 아침식사; 밥2/3공기 +청어 반마리+ 김치
10시 복숭아 1개+ 바이오거트 1개
1시 우동 1그릇
3시~7시 쇼핑 (포도알 2알 시식)
7시 숯가루 한숟갈
8시 20분 숯가루
9시 30분 숯가루
10시30분 숯가루
11시30분 숯가루
12시 20분 취침
*애로 사항
1. 숯가루를 처음 먹을 땐 느낌이 좋았다. 그러다 한 숟갈 한숟갈 먹어갈 수록 먹기가 힘들어진다. 마지막엔 구역질이 나려 했다. 세상에 쉬운게 없다. ㅡ.ㅡ
2. 양치질을 맹물로만 하려니 느낌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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