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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30일 06시 18분 등록
헤밍웨이.jpg피터드러커 copy.jpg헤밍웨이와 피터드러커(종이에 연필)


프리 드로잉을 시작하다. 말그대로 연필가는 대로 그리는 그림이다. 지향하는 그림에 조금씩 접근중이다. 요즘 유행하는 일러스트 기법이기도 하다. 연필 가는대로 그리지만, 퀄리티는 그리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자유롭지만,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낙서 같은 그림이 되고만다. 

또 하나, 자유롭게 그리지만, 룰이 있다. 

'정성껏 그릴 것' 

정성이 들어간 선과, 생각없는 선은 구분 가능하다. 배려하는 사람과 배려하는 척 하는 행동을 구분할 수 있는 것과 같다. 직관적으로 안다. 디지털 시대로 진입한 이래로, 세상은 속도에 미쳤다. 속도와 정성은 반비례 관계다. 미친 질주에는 정성이 들어갈 수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늘어질 수는 없는 일이다. 상식선에서 시간도 벌고, 정성도 들어가야 옳다. 

속도는 생각해볼 일이다. 사업하는 지금도 그렇지만, 광적인 속도에 집착했다. 이런 성향은 과거 가이드 생활을 하고, 음식장사하면서 생겼다. 서비스업은 손님에게는 안락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그럴 수 없다. 밥도 빨리 먹어야 하고, 행동도 빨라야 한다. 손님이 느긋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자인 나는 빨라야 한다. 때문인지, 내 속도는 보통 사람이 따라오기 힘들다. 상대가 수저 들기도 전에 먼저 먹어치워버리고, 전체 과정을 살펴보기 보다는, 미리 결론을 속단한다. 복잡해 보이는 양식이나, 복잡해 보이는 일에는 분노가 생긴다. 

속도가 빠른 일은 쉽다. 복잡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며 속도가 늦을 수 밖에 없다. 정작 성과를 올리고, 나를 드높이는 일들은 한결같이 복잡하고 어려운 일들이다. 쉬운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은, 그 성과가 그리 크지 않으며 무엇보다, 나에게 남는 것이 없다. 정시 보다 10% 정도 일찍 해낸다면 그걸로 족하다. 강점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정성이 필요하다. 개론을 세웠다면, 각론으로 들어가야 하며, 각각을 채우는 일은 고단하고 지루한 일이다. 정성 없이 할 수 없다. 오랜 시간에 걸쳐서 완성한다면 큰 산을 이룰 수있다. 태산은 미친듯이 하룻밤에 쌓을 수 없다. 

지금까지는 속도가 전부였다면,  정성과 시간의 비율을 7 :3 으로 맞추는 것이 그나마 나를 구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은 오묘하다. 하나에 정성을 다하면, 생각보다 시간이 짧게 걸린다. 허나, 빠르게 해치우고자하면 오히려 한 없이 늘어진다. 그것도 그럴것이, 빠르게 하면 무엇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지식 기반 사회, 디지털 시대의 관건은 이야기의 출발점이 어디냐?를 물어야 한다. 나는 이야기 생산자인가? 이야기 유통자인가? 생산자는 누구인지 알지만, 유통자는 이름을 남기지 못한다. 나는 저작권을 생성하는가? 타인의 저작권을 이용만 하는가? 이야기, 저작권, 콘텐츠 제작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작업들이다. 

문장은 날림인지, 힘이 들어갔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선은 바로 안다. 그림 그리듯이 글을 쓴다. 그림 그리듯이 사업을 한다. 그림 그리듯이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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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곰
2010.09.30 18:54:28 *.184.19.94
좋은 글이네요..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고 하는데..결혼이나 직장등이 그런것 같습니다..
결국 노총각 노처녀 낮은 연봉과 환경, 직업과 적성에 맞지 않은 일을 다니는 많은 사람들은 변화를 위한 한계시간에 내몰리고 있는것 같습니다. 자신의 욕망과 기대치를 낮추거나 주어진 한계시간속에서 시간의 밀도를 높여서 도전하거나 일과 사랑에 대한 재해석과 성찰등으로 변화하는것 같아요.. 신포도 이론와 달콤한 레몬 같은 합리화로 스스로를 위안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헷갈리기도 하구요..결단을 내리는 사람은 아름다운것 같아요..
그리고 묵묵히 그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겐 신뢰도 생기구요. 그러고 보면 대학을 다닐때나 졸업할때나 한참 나이를 먹은 지금이나 항상 무언가에 쫒기며 살아오는것 같네요.. 걱정만 하면서 하지 말아야 할일을 여전히 하면서 가벼운 위안거리로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분명 내가 노력한 만큼 살아온 시간만큼의 댓가를 받고 있는 중일텐데..나는 무엇을 더 바라고 있는 것일까요? 생각해보니 나의 삶과 노력에 대해 정성이 없었네요.. 이루고자 하는 꿈도 명확히 없었으니..정성이 잃었을리 있었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명확한 목표..구체적이고 단계적인 실천..
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막연히 어떻게 되겠지 하면 정말 막연히  밖에 안되는것 같네요..
몇살까지는 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와 실천력이 필요한것 같아요 전에는 그 목표와 피드백의 효용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그래서 이것을 하면 확실한 피드백이 무엇인가에만 고민하고 조급하게 생각해서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이루지 못해도 또 그것을 이룬다해서 크게 달라질것이 없었으니.. 다른방향으로 생각하면 크게 실패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구여..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만만치 않게 지나가 버렸네요..당장의 결과와 피드백에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속도로 정성을 다해 이루어 나간 사람들은 어느새 그것들이 쌓여 시너지 효과를 내어 확실한 피드백으로 돌아가더군여..결국엔 목표를 이루게 되구요..
예전에 학원선생님이 태백산맥이나 토지등의 장편소설은 우리의 호흡을 길게 만들어 준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개인적으로 단편적인 자기개발서 10권보다..이런 장편소설 한세트가 우리의 독서와 호흡과 정서를 다듬어 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맑은님 글에서 시간과 정성이란 말을 들으니 문득 생각이 나네요. 
모든 가치있는 일에는 시간을 들여 정성을 기울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가 더 확실히 새겨지네요..시간도 들이지 않으면서 정성도 들이지 않으면서 무언가를 막연히 바라고 있던 마음.. 그것만이라도 없애야 겠습니다.  주어진 삶에 감사라도 할수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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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2010.10.01 10:00:56 *.30.254.21
인건아..그림 잘 모아두어라..
전시회 한번 하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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