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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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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14시 44분 등록
<2010년 3월 4일 - 100일 창작 5일째>

김수영의 시 ' 푸른하늘을' 읽다가 피냄새가 날만한 삶을 살고 싶어졌다.

요즘 무엇인가를 볼 때마다 격심한 질투를 느낀다. 그리고나서 파도처럼 곧이어 다른 감정들이 밀려온다. 자괴감,  한심함, 욕설 등은 그 혼란한 마음의 표현이다.

김수영의 시에 나온 자유는 혁명이며, 자신의 생명 그 자체였다.

푸른하늘을 나는 노고지리에게까지 질투는 느껴서, 그런 내가 한심에서 스르르 새어나오는 욕설을 막으려 이를 악물었다. 


20100304-1-자유_all4jh.jpg



<2010년 3월 6일 - 100일 창작 7일째>

20100306-2-아버지_all4jh.jpg

아버지 어머니 나 셋이 들어도 무거운 찬장을 아버지께선 한쪽 무릎으로 받쳐두고선 벽에 못질을 하셨다.
낡은 찬장 뒷벽의 베니어판이 말썽이었다. 드릴로 시멘트에 구멍을 뚫어 찬장을 다시 달았다. 5분이 안되어 그것은 다시 기울었다. 베니어판이 뜯기었다. 판을 덧대느라 찬장은 아버지 무릎위에 오래 있었다. 톱질을 하고, 다시 드릴, 망치질. 5분이면 된다면 작업은 1시간이나 이어졌다.

작업을 마치고 다리에 묻은 검뎅과 얼룩을 지울 때, 아버지 다리의 빨간 줄을 보았다.
무릎 바로 위 허벅지에 빨간 줄이 몇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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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식사만 하시고 주무시진 않고 내려가셨다.
지하철까지 배웅하고 돌아오며 나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프리북페어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고 있을 이들이 생각났다. 폴더를 열였다가 오래동안 만지작거리다가 닫았다.
'부모님께서 오셔서...'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괜찮은 핑계다.
아버지께서는 들어가서 잘 쉬라며 터미널까지 나오지 말라셨다. 그래 잘 쉬면 된다. 거기다 아침부터 그림도구들을 창고에 감추느라 부산을 떨어서 서있기도 벅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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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이~ 허리는 오지게 아프고, 씨이~ 씨이.
내일 일하신다고 내려가시는 아버지께는 내가 백수라고 아직은 말 못한다. 씨이~. 변변한 의지할 놈 하나 없어 싱크대를 손보다가 다리가 멍든 아버지께는 말 못한다.
자신은 일하시면서도 나보고는 이제는 회사 그만다니며 놀라고 하시는 아버지께는 백수라고 그림그리며 사는 삶을 찾고 싶다고 말 못한다. 
오지게 아프네. 왜 허리는 아프고 지랄이야. 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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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서는 발디딜 곳 없는 삭막한 칼지옥에서 나를 구원하셨다.
안자고 뭐하냐고 얼른 자라고 온몸의 근육들이 욕을 해대는데 못자겠다. 
IP *.95.13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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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10.03.09 09:32:25 *.209.229.83
노고지리에게 질투를 느끼는 것이 한심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 아님미?^^
뭐가 나오려고 그러는지 정화씨 내부가 마구 출렁대는 것이 느껴지네요.

첫 그림이 좋아서 컴백홈 공지하는 데 갖다 썼네요.
괜찮쥬?^^
프로필 이미지
한정화
2010.03.15 23:34:12 *.72.153.59
명석님도 노고지리에게 질투심이 이나요? 하하하.

그림 가져다 쓰시는 거, 영광입니다. 캄사, 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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