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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13일 22시 12분 등록
먼저 책을 읽기전에.
소설가 김영하가 운영하는 ‘파드 캐스트’가 있다. 요즘 유행하는 ‘나꼼수’같은 방송이다. 녹음을 하면, 아이팟이나 아이폰으로 다운을 받아서 듣는 방식이다. 컴퓨터만 있으면 혼자서 개인 방송을 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방송이 의외로 인기가 있다. 작가의 생생하고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리라. 아마도 ‘나꼼수’가 광고를 유치한다면, 몇백 만원 써버비용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을 것이다. 기존 매체의 힘은 점점 약해지고, 콘텐츠의 힘이 강해진다.

소설가 김영하의 파드 캐스트는 단순하다. 작가가 선정한 책을, 그냥 읽는다. 몇십분이고 읽는다. 단편 소설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는다. 책을 다 읽으면 작가가 이야기한다. 본래 작가의 말은 모두 빼고, 책만 읽을 생각이었다고 한다. 듣는 이도 읽는 이도 즐겁다.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참 부담스럽다. 책을 읽으면 무언가 결과물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에 오히려 책을 읽지 않는다. 책이라는 것이 그렇게 대단한걸까? 그냥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적어놓자. 그걸로 족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잠깐 적어놓는다. 타치바나 타카시 식 책읽기가 정답은 아니지만, 책읽기에 너무 큰 의미를 두면 책을 읽지 못한다.

잡스 자서전, 근 한달간 책상에 펴놓고 틈틈히 읽다. 몇가지 결심도 하고, 깨달았다. ‘맹렬한 추진력, 집중, 단순함’등이다. 홍콩 침사추이 공항에서 계속 걸어다니며 생각하다. (난 걸어다니면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또 술자리를 피하기 위해서 마땅히 갈곳이 없었다) 앞으로 어떻게 사업을 할 것인가?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미아리에서 닭한마리 팔때, 난 왜 그깟 1,2만원 때문에 눈을 뒤집었는가? 그렇게 해서 1,2만원 벌었다면, 그 1,2만원은 지금 어디간걸까? ‘돈은 남지 않는다’ 혹은 ‘돈을 위해서 사업하면 안된다’라는 말은 잘 알지만, 바로 옆에서 눈에 불을 켜고 돈버는 모습을 보면 흔들린다. 내게 남은 것은, 미아리에서 닭한마리를 팔았다는 사실뿐이다. 경험이 남았다. 그 경험을 밑천삼아 또 일을 한다.

일이라는 것이, 작업의 다발이듯이, 사업은 업무의 다발이다. 마켓팅, 영업, 상품기획, 개발, 총무등의 여러 부서가 있다. 여러 업무중에 사장 본인의 성향과 맞는 일이 있다. 그 업무가 회사의 방향성이 되는 것이 옳으며, 대체로 그런식으로 나아간다. 주의해야할 점은, 영업이나 마켓팅이 중요하다고 해서, 잘 알지도 못하며, 적성도 맞지 않은 일에 애써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초점을 맞추어야 할 업무는 티셔츠처럼 사장의 적성과 성향과 맞아야 한다.

잡스가 상품개발과 프리젠테이션에 열정을 발휘하고, 훌륭한 성과를 올린 것은, 그 일이 그에게 맞았기 때문이다. 돈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돈 주면서까지 하고싶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대신, 협상이나 관리력에서는 평균 이하였다. 그렇다고 자신의 약점에 힘들어하거나 주눅들지 않았다.

잡스 자서전은 우선, 잡스 본인이 책작업에 참여했다. 수백명 인터뷰를 통해서 보다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인물상을 만들었다. 마치 홀로그래피로 입체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잡스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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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완벽에 대한 열정과 맹렬한 추진력으로 여섯 개 산업 부문에 혁명을 일으킨 창의적인 기업가의 롤러코스터 인생과 그의 불같이 격렬한 성격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2

단식에 들어가서 일주일이 지나면 정말 황홀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잡스의 말이다. ‘소화시킬 게 아무것도 없는데서 비롯되는 엄청난 활력을 얻을 수 있단 얘깁니다. 몸 상태도 안팎으로 최상에 이르지요. 당시 저는 어느 때건 벌떡 일어나 샌프란시스코까지 걸어갈 수도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72

그는 절대로 돈을 벌겠다는 목표로 회사를 차려서는 안 된다고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자신의 신념을 쏟아부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 오래도록 생명력을 지닐 회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했지요. 136

넥스트의 정육면체 컴퓨터는 ‘기능은 형태를 따라간다’라는 잡스식 관점이 담긴 대표적인 사례였다. 바우하우스와 여러 기능주의적 디자이너들의 관점인 ‘형태는 기능을 따라간다’와 반대반대였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직사각형 모양인 회로 기판은 정사각형에 맞추기 위해 다시 틀을 설정해야만 했다. 362

그는 자아 욕구와 개인적인 동기들로 인해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낼 만한 유산을 창출함으로써 만족을 얻으려고 했다 .사실 그는 두 가지 유산을 남기고 싶어했다. 혁신과 변혁을 선도하는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것, 그리고 영구히 지속될 수 있는 회사를 구축하는 것, 이렇게 두 가지였다. 485

잡스는 마음만 먹으면 사람들을 꾀고 매혹할 수 있었으며, 그러기를 즐겼다. 아멜리오와 스컬리 같은 인물들은 잡스가 자신들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이유가 자신들을 좋아하고 존중하기 때문이라고 쉽게 믿어 버렸다. 잡스는 종종 아부에 굶주린 사람들에게 마음에도 없는 아부 한마디를 갑자기 던짐으로써 상대바이 그러한 착각을 하도록 만들었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모욕적인 해동을 가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는 싫어하는 사람들 앞에서도 자연스럽게 매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아멜리오는 그 점을 간파하지 못했다. 그 역시 스컬리와 마찬가지로 잡스의 애정을 너무도 갈구했기 때문이다. 495

우리는 정말로 본질적이지 않은 것은 전부 없애길 원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와 제품 개발자, 엔지니어, 제도 팀 간에 총체적인 협력이 필요했어요. 우리는 끊임없이 처음으로 돌아갔죠. 이 부품이 필요할까? 이걸 사용해서 다른 부품 네 개가 수행하는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을까? 543

‘저는 뭔가의 포장을 벗기는 걸 매우 좋아합니다. 포장 벗기기를 하나의 의식이 되도록 설계하면 제품을 한층 특별하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죠. 포장은 한 편의 연극이 될 수도 있어요.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단 얘깁니다. 548

잡스가 그처럼 애쓴 것은 스스로 그런 행사의 기획자 역할을 즐기기 때문이기도 했다. 훌륭한 쇼를 보이는 것은 휼륭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열정을 자극했다. 559

잡스는 세세한 부분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적 자세로 직무에 매진했다. 이 세계의 규칙에 얽매이지 않는 잡스의 몽사가적 기질에 익숙했던 이들은 그런 그의 모습에 깜짝 놀랐다. ‘그는 경영자나 선지자가 아닌, 관리자가 되었어요. 기쁘고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잡스를 설득하여 애플로 복귀시킨 에드 울러드 이사회 의장의 말이다.

잡스의경영 좌우명은 ‘집중’이었다. 그는 지나치게 많은 제품 라인을 정리하고 애플이 개발 중이던 새로운 운영체제에서 필요 없는 기능을 제거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품을 꼭 자사 공장에서 제조해야 한다는 과도한 통제 욕구를 버리고 회로 기판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사 과정을 외부업체에 위탁했다. 그러고는 공급 업체들에 엄격한 규정을 적용했다. 그가 애플의 경영권을 넘겨받을 당시, 창고에는 2개월분 이상의 재고가 보관되어 있었는데 이는 업계의 회사들 가운데 가장 많은 양이었다. 달걀이나 우유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역시 유통기한이 짧은 제품이다. 따라서 이 재고가 수익에 미치는 타격은 최소 5억 달러에 달했다. 1998년 초, 잡스는 재고를 절반으로 줄여 1개월분만 보유했다. 565

잡스는 낙담에 빠져 로비에 앉아 있던 지원자와 마주쳤다. 그는 잡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한번 봐 달라고 청했고, 잡스는 어도비 디렉터로 제작된 짤막한 데모를 보았다. 매킨토시의 화면 하단 독dock에 더 많은 아이콘을 집어넣는 방법을 보여주는 데모였다. 그가 독 안에 빽빽하게 들어찬 아이콘 위로 커서를 옮기자, 커서가 확대경처럼 변하며 하나하나의 아이콘을 크게 부풀렸다. ‘저도 모르게 ‘이런, 세상에!’라는 말이 나오더군요. 그 자리에서 그를 채용했습니다.’잡스의 회상이다. 이 기능은 맥 OS X의 매력적인 일부가 되었고, 그날 채용된 디자이너는 이후 멀티터치 스크린용 관성 스크롤(화면에 손가락을 뗀 다음에도 잠시 동안 스크롤이 계속되는 재미있는 기능)등을 고안했다.572

첫째, 늘 그랬듯 그는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 서 있었다. 그는 음악, 그림, 영상을 사랑했다. 그러면서 컴퓨터도 사랑했다. 디지털 허브의 본질은 창조적 예술 작품에 대한 감상을 훌륭한 엔지니어링과 결합하는 데 있다. 언젠가부터 잡스는 제품 프레젠테이션 말미에 간단한 슬라이드 한 장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슬라이드에 담긴 것은 ‘인문학’과 ‘과학기술’이라는 이름의 거리가 만나는 교차로를 표시한 도로 표지판이었다. 그곳이 바로 그가 머무는 곳이었다. 또한 그것이 바로 그가 일찌감치 디지털 허브라는 개념을 떠올릴 수 있었던 이유다.

둘째, 완벽주의자인 잡스는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 콘텐트,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모든 측면을 통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데스크톱 컴퓨터 영역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다른 회사들에 개방하는 마이크로소프트나 IBM의 접근법을 이길 수 없었다. 하지만 디지털 허브 영역에서는 컴퓨터와 기기, 소프트웨어를 통합해서 통일성을부여한 애플 같은 회사가 그들보다 유리했다. 즉 애플의 경우, 동일 계열의 컴퓨터로 모바일 기기에 담긴 콘텐츠를 막힘없이 매끄럽게 제어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의미였다.

셋째, 그에게는 단순미를 추구하는 본능이 있었다. 2001년 이전에도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나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제품들이 존재했다. 하지만 기존의 다른 회사 제품들은 모두 복잡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익히는 것이 집에 있는 VCR을 다루는 것보다 더 어려웠다. 그 제품들은 아이팟이나 아이튠스가 아니었다.

넷째, 그는 큰 리스크를 감수하고 새로운 비전에 모든 것을 걸, 그가 즐겨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농장이라도 걸’ 의지가 충만했다. 닷컴 붕괴로 말미암아 업계 내의 다른 회사들은 신제품 개발에 투자를 줄였다. ‘다른 모든 이들이 투자를 줄일 때 우리는 투자를 통해 침체기를 돌파하기로 했지요. 우리는 연구 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많은 것을 고안해 내기로 결정했어요. 침체기가 끝났을 때 경쟁자들보다 한참 앞서 나가기 위해서였지요. ‘그의 회상이다. 덕분에 애플은 오늘날의 그 어떤 기업이 이룬 것보다 위대한 지속적 혁신의 10년을 맞이할 수 있었다. 601

그처럼 통합된 접근법을 취하기에 유리한 회사가 오직 애플 한 곳뿐이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 소프트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었고, 델과 컴펙은 하드웨어를 만들었고 소니는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생산했고 어도비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전부 다루는 회사는 애플밖에 없었다. 잡스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운영체제 등 모든 걸 다 갖추고 있는 회사는 우리뿐입니다. 우리는 사용자 경험을 온전히 책임질 수 있습니다. 다른 회사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지요’ 604

나이가 들수록 동기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합니다. 준이 시시한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 사람들이 음악이나 예술을 우리처럼 진저으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승리한 이유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음악을 사랑해서입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 아이팟을 만들었습니다. 당신이 스스로를 위해, 또는 절친한 친구나 가족을 위해 뭔가를 한다면 결코 게으름을 피우며 대충대충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누구든 진정으로 좋아하지 않는 뭔가를 할 때는 특별히 더 노력하거나, 주말에 일을 더 하거나, 현재 상태에 과감히 도전하려 애쓰지 않겠지요. 643

쿡은 잡스가 없는 동안 회사를 훌륭하게 운영했다. 그는 애플의 개성 강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훌륭한 성과를 내도록 도우면서 자신은 각광받는 것을 피했다. 잡스는 어는 정도는 강한 성격의 사람을 좋아했지만 결코 진정으로 대리인에게 권한을 위임하거나 누군가와 무대를 공유하지 않았다. 그의 대역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빛을 발해도 욕을 먹고 그러지 않아도 욕을 먹었다. 그러나 쿡은 이런 함정들을 적절히 피해 가는 데 성공했다. 지휘할 때는 차분하고 단호한 태도를 취하되 결코 주목받거나 칭찬받으려들지 않았다. 쿡은 말한다. ‘스티브가 공로를 전부 가져간다고 분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느건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제 이름이 신문에 나가는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722

늘 그랬듯이 잡스는 되도록 가장 순수한 단순함을 요구했다. 그러려면 해당 기기의 핵심이 무엇인지 정해야 했다. 그 답은 디스플레이 스크린이었다. 따라서 모든 것이 스크린을 따르게 한다는 것을 주요 원칙으로 삼았다. ‘어떻게 하면 디스플레이를 방해하는 기능들과 버튼들을 피할 수 있을까요?’ 아이브가 물었다. 매 단계마다 잡스는 제거와 단순화를 요구했다.

어느 순간 잡스는 모델을 보면서 어딘지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꼈다. 자연스럽게 집어 올려 획 가져갈 만큼 편안하고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아이브가 지적한 문제도 결국 그것이었다. 충동적으로 한 손에 집어 들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 점. 조심해서 들어 올리지 않고 편안하게 휙 집어 올리려면 가장자리의 밑면이 약간 둥글어야 했다. 그러려면 엔지니어링 부문은 필수적인 연결 포트와 버튼 들을, 밑면이 부드럽게 감춰질 정도로 충분히 얇은 하나의 단순한 테두리 안에 설계해야 했다. 774

그들은 미래용 아이폰용 칩을 개발하는 이 대단한 합동 프로젝트를 하고 싶어했지요. 하지만 우리는 두 가지 이유에서 그들과 함께할 수 없었어요. 하나는 그들이 정말 느리다는 겁니다. 무슨 증기선 같아요. 유동성이 떨어져요. 우린 빨리 나아가는 데 익숙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그들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고 싶지 않다는 점이에요. 그렇게 다 가르쳐 주고 나면 그들이 우리 경쟁자들에게 그것을 팔아먹을 수도 있잖아요. 776

우리는 ‘집중’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어요. 사람을 뽑는 이렝 대해서도 얘기했지요.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어떻게 파악하는지, 믿을 만한 참모진을 어떻게 구축하는지 등등. 나는 회사가 늘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또는 B급 직원들로 채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어떤 블로킹과 태클 동작들을 취해야 하는지 설명해 주었지요. 내가 가장 강조한 것은 집중이었습니다. 구글이 어떤 회사로 성장하길 바라는지 파악해라, 구글은 이제 전 세계 어디에든 존재한다. 당신이 가장 집중하고 싶은 다섯 가지 제품은 무엇인가? 나머지는 모두 제거해라. 그렇지 않으면 구글은 쇠야해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되고 말 것이다. 적당할 뿐 훌륭하지는 않은 제품들을 생산하게 될 것이다. …..나는 도움을 주려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계속해서 마크 주커버그 같은 사람들에게도 이런 조언을 해 줄 겁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의 일부는 그렇게 사용할 겁니다. 나는 다음 세대가 위대한 기업들의 혈통과, 그 전통을 이어 나가는 방법을 기억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시리콘밸리는 나를 많이 지원해 주었지요. 최선을 다해 그걸 갚아야 합니다. 861

‘오바마한테 실망했습니다. 그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이나 화를 내는 일을 주저해요. 그래서 적절하게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요’ 그러고는 내 생각을 읽은 듯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시인했다. ‘그래요. 난 그런 문제가 없었죠’ 866

그들은 사업적인 측면에 매우 강했다. 하지만 제품과 관련해서는 마땅히 가져야 할 야망을 품지 않았다. 빌은 제품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스스로를 묘사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는 사업가이다. 그에게는 사업에서 승리하는 것이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했다. 그는 결국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으니, 그것이 그의 목표였다면 분명 목표를 이룬 세밍디ㅏ. 하지만 그것은 결코 나의 목표는 아니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의 목표이긴 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나는 그러한 기업을(정말 멋진 기업이다.) 세운 그를 존경하며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그는 똑똑한 사람이고 실제로 유머 감각도 뛰어나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DNA에는 인간애와 인문학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은 맥을 보고도 그것을제대로 모방하지도 못했다. 그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나는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업들이 쇠퇴하는 이유에 대해 나 나름의 이론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업은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해 혁신을 꾀하고 독점 기업 또는 그에 가까운 기업이 되는데, 그러고 나면 제품의 질을 경시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훌륭한 세일즈맨들에게 가치를 두기 시작한다. 수익의 바늘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제품 엔지니어나 디자이너가 이나라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결국에는 세일즈맨들이 회사를 운영하게 되는 것이다. IBM의 존 에이커스는 똑똑하고 언변이 뛰어난 환상적인 세일즈맨이었지만 제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다. 제록스에서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세일즈맨들이 회사를 운영하면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다소 경시되기 시작하고 그렇게 되면 그중 상당수가 흥미를 잃는다. 나의 실수로 스컬리가 영입되었을때 애플에도 그런 일이 일어났고 발머가 마이크로소프트를 맡았을 때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애플은 운이 좋아서 재기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발머가 운영하는 한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884

내게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창의적인 사람들은 이전의 다른 사람들이 이룩해 놓은 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고마움을 표한다. 나는 지금 사용하는 언어나 수학을 고안하지 않았다. 내가 먹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도 거의 없으며 내가 입는 옷도 직접 만들지 않는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노고와 우리가 올라설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 준 사람들의 성과에 의존한다.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사람들 역시 인류에게 무언가 기여하기를, 그러한 흐름에 무언가 추가하기를 바란다. 이것의 본질은 우리가 각자 알고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우리는 밥 딜런의 노래를 쓰거나 톰 스토파드의 희곡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사용해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이전 시대에 이뤄진 모든 기여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 흐름에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나를 이끌어준 원동력이다. 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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