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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신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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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7일 01시 15분 등록
나름대로 뜻한 바가 있어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몇 개의 글을 연재하려 한다.
예나 지금이나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맘고생을 하고 방황을 하는 듯 하다. 나 역시 그랬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다.
그래도 오랜 시간 나름대로 공을 들여서인지 이제는 많이 안정감을 찾은 느낌이다. 적어도 '내가 누구인가'라는 물음 때문에 방황하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때로는 도구(MBTI, 에니어그램 등)의 도움을 받았고, 때로는 다른 사람의 견해를 참고 했고, 때로는 나 스스로 나를 돌아봄으로써 '나'라는 사람은 점점 뚜렷하게 내게 다가왔다.
도구는 나라는 사람이 대략 어떤 사람인지 방향을 잡아 주었고 나를 돌아보는 행동은 내면의 나와 깊은 대화를 나눔으로써 내가 간과했던 여러 가지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보게 했으며 다른 사람의 견해는 좀 더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러다 보니 나의 모습 한 가지, 한 가지 모두를 인정할 수 있었다. 전에는 조금만 스스로에게 헛점을 보이면 가차 없이 자신을 채찍질 하곤 했다. 스스로 가치 없는 인간,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여기기가 부지기수였다.
아직도 스스로에게 인색한 편이기는 하지만 많이 관대해진 것도 사실이다.
이를테면, 나 자신이 투정을 부릴 때 무작정 그것을 억누르던 것을, 이제는 스스로와의 대화로 풀어간다.
(글 쓰면서 가만 드는 생각이 참 자의식이 강한 사람인가보다)

....................................


나를 나답게 해주는 것. 다른 사람들과 나를 구분해주는 것이다.
'구분'이라는 단어가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몇 가지가 떠올랐고 그 중 하나가 '음식'이다.
(이 시점에서 웃는 사람들 몇몇 있을 것 같다)

그렇다. 우선 잘 먹는다.
물론 'TV 특종 놀라운 세상'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나보다 훨씬 잚먹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고, 난 TV에 나올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그래도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는 언제나 잘 먹는 사람으로 인식되곤 했다.

어릴 적에는 음식 때문에 어머니께 무척 맞았던 기억이다. 유년시절에도 지금만큼인지는 몰라도 먹성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맞은 상황을 유추해보면 어린 아이기에 시도 때도 없이, 거기에 눈치도 없이 먹는 것을 밝혔을 것이고, 체면을 무척 중요시 하시는 어머님께서 그걸 그냥 지나치지 못하셨던 것 같다.

어찌 보면 가계 생활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던 모습들이었지만 나이가 들어 가면서 긍정적인 모습으로도 표출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어머님께서 외출을 하시거나 할 때 스스로 밥을 차려 먹었기에 어머님의 부담을 많이 덜어 드렸다(어머님께서 동의 하실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어머님께서 음식을 만드실 때 자주 내게 간을 봐달라고 주문 하셨다.난 싫다고 해도 개의치 않으셨는데 내가 보는 간이 정확하다고 지금도 그러신다.

그렇게 음식이라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스스로 만들어 보고픈 욕구가 생겨났다. 어릴 적부터 나중에 어른이 되어 독립하면 어머님께서 해주시는 음식을 입에 대지 못할텐데라는 걱정도 있었고 그 걱정도 내가 음식을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점점 행동으로 옮기게 해주었다. 하지만 어머님과 함께 지내다보니 내게 그런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았고 굳이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 덧 결혼과 더불어 분가를 하게 되고.... 어차피 두 사람 모두 음식에는 초보이고 조금 잘못해도 아내에게 덜 미안할 것 같았다. 그리고 요즘에는 남자도 가사일을 분담하는 추세인데 난 청소는 그다지 잘 하는 편이 못되니 차라리 음식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는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주방에서 칼자루를 잡고 여러가지 음식 재료를 썰어 댔다.

그에 대한 결과는 음식을 맛본 당사자에게 직접 들어 보는 것이 훨씬 좋을 듯 하다.

주방일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저런 음식 만드는 일에 도전 하는 것도 보통 피곤한 일은 아니었다. 일일이 요리책을 들여다 보는 것도 그렇거니와 두 사람이 먹기에 적당한 양을 만드는 것도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종종 아까운 재료를 낭비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물론 음식이 항상 맛나게 요리되는 것도 아니고, 내 입맛에 맞더라도 다른 사람 입맛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도 그 과정이 재미 있었다. 그리고 아내가 항상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도 덜어 주었고 더 나아가 이젠 가끔 부모님이나 동생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도 직접 음식을 만들곤 한다.
그러다보니 어쩌다가 음식점에서 맛난 반찬을 접하게 되면 '이 음식에는 어떤 재료가 들어갔을까? 어떤 식으로 조리했을까?' 하며 궁금해질 정도다.

그렇지만 아직 단체 손님은 부담이다. 만일 어느 날 갑자기 여러 사람이 집으로 쳐들어와서 음식 만들어 오라고 하면.....
난감하다..
아직은 가족들에게 나의 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래도 언젠가는 여러 사람들에게 정성스레 음식 대접하고픈 욕심도 버리지는 않으련다.
IP *.142.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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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탄
2006.12.07 07:34:34 *.81.16.197
'나물이'라는 아이디로 인기행진 중인 사람이 있는데, 아는지요?
중앙대 한국화과인지 나와서 사진을 취미로 하는데, 취직하기 싫어서 오랜 자취경험을 토대로, 사이트에 요리해서 올리기 시작했지요.

지금은 단행본도 히트쳐서 베스트셀러작가이고, 자기식대로 살아가는 신지식인으로 꼽히지요.

기회는 언제나 있었어요. 그걸 내 것으로 하는 것은 역시 내 삶에 대한 열정이 아닌가 싶어요.

소장님 말씀대로 연구소에서 가지치는 사이트 관리도 구체성있는 일이지요. 전에 한 번 홈피제작의 난감함에 대해 썼었지요?

제작부터 관리까지 서비스화하면, 재택근무의 프리랜서가 가능할 것 같은데요, 꾸준히 본인을 차별화해가면, 우리모두 재동씨의 고객이지요. 두 분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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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6.12.07 10:02:22 *.102.144.44
저도재동오빠 고객할래요~~
컴퓨터배우고, 사진배우고, 거기에 요리까지 더해지면
완전 풀서비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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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박
2006.12.07 12:25:20 *.218.202.249
형 일단 쪼금만 웃어도 될까요? (풋.)

쪼코렛 케익 만드는 것도 한번 도전해 보심이? 그럼 누이좋고 매부좋고. 제띠좋고 옹박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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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6.12.07 12:57:16 *.140.145.118
난 이미 나물이로부터 몇가지 중요한 음식사사를 받았음.
나물이의 밥상이라는 책이 도움이 많이 되더군.. 언제 한번
꿈벗들에게 둘이 힘을 모아서 세상에서 한번도 맛보지 못한
새로운 음식을 한번 대접해 보자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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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동
2006.12.07 23:32:35 *.142.145.9
귀자가 글로 쓰고자 하는 주제를 다 열거해 주었네 ^-^
그리고 나물이의 밥상이라는 책 저도 꼭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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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6.12.14 09:30:57 *.217.147.199
새신랑 요리가르쳐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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