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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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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2월 3일 03시 40분 등록

박원순변호사는 소셜디자이너다. 살맛나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 그의 1호 작품은 ‘아름다운 가게’였다. 안 쓰는 물건들을 기부받아 팔아서 자선사업에 쓴다는 단순한 컨셉이 나눔과 순환의 새로운 물결을 만들어냈다. 요즘 그는 ‘희망제작소’에 올인한다. 마지못해 떠밀려 가거나 있는 힘을 다 해 버티는 것이 아니라, 재미와 활기와 주도성이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총대를 멨다. 그는 곳곳에 숨어있는 지역개발사례와 ‘조금 다른’ 기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상상력 갖기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청년들에게는 빤한 직업에 목매느라 과다경쟁에 시달리지 말고 새로운 직업을 창시하자고 부추기는가 하면, 시니어의 전문성을 사회에 공헌하는 루트를 개발해 놓았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먼저 보고 실행해 나가는 그는 소셜디자이너의 자격이 있다.


고미숙 씨는 지식인코뮨의 맹주이다. 지식과 생활을 합쳐 놓은 ‘수유너머’같은 공동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한다. 그녀를 비롯한 핵심연구원들은 연구소에서 밥을 지어 먹고, 수시로 나눔장터를 열며, 연구소 주변 공동주택에 거주한다. 4,50만원이면 한 달 생활이 해결된다. 이로써 그들은 잘 살기 위한 무한경쟁궤도에서 이탈했고 넉넉하게 확보된 시간에 공부를 한다. 삶의 토대 자체가 공부를 중심으로 집약되어 있어서인지 연구성과도 좋다. 고졸자도 함께 공부한 지 1,2년이면 자기 책을 낸다고 한다. 최근에 ‘수유너머’는 대여섯군데로 나뉘었다. 연구소의 몸통만 키우느니 사방팔방으로 찢어져서 생활일선으로 파고드는 것을 택한 것이다. 대다수가 힘들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끼여 있는 자본주의의 톱니바퀴를 저지하고 대안을 만들어낸 그녀의 뚝심에 경외심이 생긴다.


이렇게 대단한 분들만 가치를 창조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전에 없던 길을 걸어감으로써  삶의 지도에 샛길을 만들어 다양한 삶의 방식과 희망을 보여줄 수 있다. 그것은 커피 하나로도 가능하다. 서울 충정로에 있는 남루한 커피점 ‘가베나루’가 그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 작은 커피점에 자유와 평화와 소통과 휴식이 다 있다. 운영진 네 명은 1년에 한 번 문을 닫고 여행을 간다. 여행을 가면 주로 걸어다니고 명상도 한다. 커피는 무한리필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늘 열려있고 초심을 잃지 않아서일까, 이곳을 자신의 공간으로 생각하는 방문객이 늘어만 갔다. 단골들이 자기 사진이나 그림을 갖고 와 카페를 장식하는가하면 전시도 한다.  외국인 노동자센터에서 로스팅을 가르치고, 그 수익금으로 네팔의 장애인 공동체를 후원하는 운영지기의 얼굴이 편안하다. 조금은 호사스러운 취향으로 여겨온 커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 향기롭기 그지없다.


이런 사례들을 접하면 가슴이 뛴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일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신명을 바칠 수 있고, 나의 열정이 자연스레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되어 작아도 문화적인 파급력이 있는 일, 습관이나 체념 속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매순간 결단하고 성장하는 일, 그리하여 세상에 없던 소롯길 하나 내며 걸어가는 삶을 꿈꾸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찾았다. 


요즘은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40대 초반이면 자기다운 삶에 대한 질문이 최고로 고조되는 것 같다. 그래서 멀쩡하게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도 하고, 절실한 마음으로 여기저기 프로그램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멋모르고 혹은 사회적인 분위기에 이끌려 선택했던 1막의 직업이 끝나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전인적인 목표가 필요해지는 시점이다. 이 과정에서 글쓰기가 막강한 도구가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본다. 글쓰기는 진정한 나를 찾아 바로 세워주는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언어는 의식 그 자체이며 자아상의 뼈대이니, 언어가 달라지면 삶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책쓰기에 도전한다면 수많은 기회와 도약을 맞이할 수 있다.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 내가 오리진origin이 될 수 있는 소중한 틈새이다.


있는 힘을 다 해 수강생들을 도와주고 싶다.  그들을 가르치며 더 많이 배우는 것은 나 자신이다. 수업준비를 할수록 강의안이 촘촘해지고 새로운 국면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은 나를 키워주는 촉진제요, 내가 무언가 만들어낼 수 있게 해 주는 촉매제이니 어찌 최선을 다 하지 않으랴.  자기다운 삶을 찾아 부심하는 그들에게 속삭이고 싶다. 오리진이 되시게. 이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기쁨을 누리시게. 아주 작은 실개천이라도 나로부터 비롯되는 이 잔잔한 희열을 느껴보시게.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 카페  http://cafe.naver.com/writingsu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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