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gina
  • 조회 수 3648
  • 댓글 수 9
  • 추천 수 0
2007년 11월 18일 18시 05분 등록
서른 여섯번째 날

아침: 현미밥, 새송이구이1개, 비지(배추와 느타리버섯), 무두부국, 물김치(맨드라미로 보라색 물이 예쁘다), 상추, 방울토마토 3알, 캐쉬넛
점심: 스파게티(생토마토, 감자, 당근, 양파, 느타리, 표고, 콩, 월계수, 로즈마리, 메밀국수), 열무김치, 호도
저녁: 와플(통밀, 콩, 건포도, 감)3, 홍시1알, 단감1쪽, 미역국(두부, 느타리), 들깨, 쌀강냉이

엄마가 오셨다. 오늘이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저녁예배시간엔 엄마를 위한 특별 건강강의가 이어졌다. 고혈압약, 여성호르몬제, 골다공증약을 달고 사시는 엄마를 위한 원인규명과 처방까지 ‘김동춘의 성경의학’ 강의는 훌륭했다. 문제는 엄마의 감흥일 것이다.

‘김동춘의 성경의학’을 잠깐 정리해 보면, 고혈압의 원인은 크게 세가지로 볼 수 있는데, 음식물과 스트레스로 인한 신경성,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본태성이 그것이다. 가장 보편적인 음식물로 인한 고혈압의 원인은 첫째, 포화성지방(동물성), 트랜스지방, 오메가6지방(고열을 가한 식물성지방, 마가린, 버터 등)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지방의 과다섭취와 삼백음식(흰쌀밥, 흰밀가루, 흰설탕에 화학조미료를 더하셨다) 섭취, 염분의 과다섭취다. 자연은 혈압을 조절할 수 있는 자연식을 제공하는데 대표적인 혈압조절음식은 현미와 습기를 제거한 볶은곡식, 해초류, 견과류, 깨종류, 근채류, 콩류 등이다. 특히 현미나 볶은곡식은 저작활동을 통해 ‘파로틴’이라는 호르몬이 귀밑샘에서 생성되고, 침의 분비를 활발히 하여 소화를 촉진한다. 모든 병의 근원을 알면 치유가 쉬운데, 그 원리라고 한다면 체질의 산성화 방지다. 고기나 삼백음식 섭취로 인해 체질이 산성화 되면 칼슘과 비타민B1 등이 부족해 지므로 피가 탁해지고, 우울증을 유발하므로 알칼리 음식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는 매우 심각한 현대병이기도 하지만 생활습관과 음식물의 올바른 섭취로 가장 쉽게 치유될 수 있는 병이기도 하다.

호르몬에 대해서는 어려울 수 있는 호르몬 얘기를 알기 쉽게 설명해 주셨다. 모든 호르몬의 모체와 같은 역할을 하는 호르몬이 바로 멜라토닌호르몬인데, 이것의 전구물질이 세로토닌호르몬이다. 이 세로토닌을 만드는 주 단백질인 트립토판은 콩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또한 통곡류와 현미 등에 많은 비타민 B6와 함께 가시광선을 쬐어주어야 생성이 된다. 즉 낮에 햇빛을 쬐어야만 세로토닌이 만들어진다. 햇빛이 부족하게 되면 우울증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로토닌은 N아세틸전이효소로 바뀌고 밤이 되길 기다려 멜라토닌호르몬으로 변화하는데, 특히 밤 10시부터 1시 사이에 가장 많은 멜라토닌 생성이 이루어진다. 이 때는 꼭 잠을 자야지 드라마를 보거나 야참을 먹어서도, 길거리를 방황하며 한 잔을 해서는 절대 안 되는 시간인 것이다. 호르몬 생성이 되지 않으면 몸 안의 전기에너지가 생성 될 수가 없으므로 당연히 몸이 비실비실, 원기생성이 되지 않는 것이다. 흔히 한의사들이 원기부족 판정을 하고 보약을 권하는 상태가 바로 이러한 호르몬 부족상태라 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신진대사와 관련해 설명했는데, 글리코겐이 포도당으로 되고, 포도당은 피루브산으로 다시 활성초산으로 변화해 신진대사회로가 돌고 우리 몸은 물과 탄산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이때 각 단계별 필요 요소가 부족하게 되면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간단히 얘기해 고기와 삼백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 우리 몸은 뼈의 영양분인 칼슘과 뇌의 영양분인 비타민B1을 뼈와 혈액에서 빼내게 되고, 그 결과 골다공증이 일어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동이다. 칼슘의 섭취는 반드시 운동을 병행해야 흡수가 되는데, 현대인의 운동부족은 칼슘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을 일으키게 된다. 원활한 신진대사를 위해 지켜야 할 5대 원칙은 첫째, 이온칼슘을 많이 먹고(해초류 즉, 미역, 파래, 다시마, 톳, 모자반 등에 많이 있다), 둘째 현미, 통곡류에 많은 비타민 B1 섭취를 자연식에서 하고 셋째, 구연산, 비타민A와 C가 많은 과일을 많이 먹어 유기산을 섭취하고 넷째, 산소가 풍부한 공기 좋은 곳에 살아야 하고(시골을 적극 추천하시는데, 도시인으로서 난감하긴 하다), 다섯째 끓인 물 같은 죽은 물 대신 미네랄수를 마실 것. 도시에서는 수돗물을 하루 정도 숯을 넣은 항아리에 두고 중금속과 노폐물을 가라앉혀 마시도록 권하신다. 먹는 숯은 적송, 야자수, 유칼립투스 숯 등 좋은 것으로 골라야 하지만, 물에 넣는 숯은 굳이 따지지 않아도 괜찮다 하신다. 메모를 꼼꼼히 해가며 들어서인지 내 머릿속에는 차곡차곡 정리가 되어 넉넉한 서랍에 차곡 들어가는 느낌이다. 엄마는 간간히 질문을 하면서도 내심 비현실적이라는 듯한 표정을 내비치기도 하고, 처음 강의를 들었을 때의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내 표정을 닮은 듯도 하다.

나는 얼마나 많은 변화된 생활을 할 수 있을는지 아직 자신은 할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 이 곳이 나를 살려준 고마운 곳이고, 그 안의 고마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도와준 곳이고, 내가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도록 날개를 보듬어 쉴 수 있게 해 준 곳이다. 나의 의지로는 너무나 힘들었던 희망 만들기가 어느새 자연스레 이루어진 곳이다. 두 달 만에 엄마를 만난 덕산 장터에서 나는 이런 얘기를 했다. 이제는 살고 싶다고, 행복해 졌노라고. 이 곳은 나를 살려준 고마운 곳이라고…….
2007-11-14

IP *.5.38.246

프로필 이미지
gina
2007.11.18 19:18:47 *.5.38.246
'지리산에서의 한달'을 마치고 세상에서의 첫발을 시작한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2'와 '10대 풍광'을 아직도 그리고 있다. 행복한 나와 마주하고 있는 지금이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프로필 이미지
부지깽이
2007.11.18 20:07:11 *.128.229.81
이제 서울로 오는가 ? 와서 첫 번째 할 일은 비키니를 구입하는 것이다. 겨울이라 세일도 할 텐데. 나는 처음 먹었던 야채맛을 잊지 못한다. 밥이 그리 경건할 수가 없었다. 이걸 마음대로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에 감동했었다. 이렇게 적게 먹어도 살 수 있는 데, 밥 때문에 무엇을 못한다는 것이 아주 우습게 여겨졌다. 그렇게 그리운 밥은 돈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축하한다. 그대의 두 번 째 삶. 두 번 째 목숨, 두 번 째 시작.
프로필 이미지
gina
2007.11.19 10:29:46 *.50.246.140
네. 비키니 장만하러 오늘 장에 가보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양재우
2007.11.19 11:11:19 *.122.143.72
방금 완독했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

먼저 축하드립니다.
한달을 넘는 짧지않은 단식의 시간들이 지연님을 더욱 성숙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주는 시간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단식일기를 읽으면서 지연님에 대해서 꿈벗프로그램 시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네요. 지금은 서울이시죠? 조만간 환영식 한번 해야죠. 밝은 표정보며 좋은 얘기 많이 듣고 싶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귀자
2007.11.19 15:44:38 *.167.208.253
한달 하고도 여섯날이 흘렀네요.
세월 참 빠르네요..물론 거기 계셨던 언니에겐 아니겠지만..ㅎ
전부 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글 재밌게 잘 읽었어요.

두번째 삶, 기대되는데요~
비키니는 더욱 기대되고요.^^

아, 저도 한번 더 가야할까봐요.
이런 말 하면 한대 쥐어박히기 딱 좋지만..
사는게 재미가 없어요, 흥미도 없고, 취미도 없고.
왜 사는지 모르겠네요, 오늘같은 날에는 특히나.

재우님, 언니.
우리 14기 번개 한번 하죠?
프로필 이미지
그냥 줌마
2007.11.20 09:26:18 *.233.240.194
지리산에서의 36일이 지나씨가 지내온 36년만큼이나 값지고 소중한 날들이 되었을테고, 다시 사는 삶 더욱 멋지게 빛나게 살아가길 기원할게요. 인생에 그런 쉼을 가질 수 있다는거 참 부러운 일이예요.

고생 많았어.. 울남편이 집에 놀러 오래... 똥집 사준다고..ㅋㅋ
12월에 함 시간 내줘요..
프로필 이미지
김주영
2007.11.20 10:08:10 *.76.121.46
이제 지연님이 속세로 나오셨군요.
난 아직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데, 10대풍광중 하나를 벌써 이루셨군요. ㅊㅋㅊㅋ
변화된 풍광도 궁금하고, 비키니 몸매도 기대 됩니다.
언제 고기반찬 먹을 수 있는 지 알려주세요. 바로 번개 날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gina
2007.11.21 17:39:55 *.50.246.140
앗~ 비키니 몸매가 꼭 이쁠 것이라는 상상은 금물이죠~ 전 자신 있는데, 제 남친이 아직은 큰 실례라네요. '먹고싶어환장병'이 어느 정도 치유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주일동안 보식보단 병치료에 매진했네요. 다시 적절히 붓기 빼고 벙개 초대에 응하겠습니다. 12월 초엔 꼭 날 잡겠습니다. '나를 찾아가는 여행2' 업그레이드도 완성해 숙제 검사도 받겠습니다. ㅎㅎ '그냥줌마' 남편님의 초대도 꼭... 모두들 반겨 주셔서 넘 감사합니다. 귀자님! 지리산 정기를 담뿍 드리지요. 전화상담 환영이요~ㅎㅎ
프로필 이미지
다시 부지깽이
2007.11.21 21:53:40 *.128.229.81
깜박 잊었다. 인사동 쪽으로 조계사 큰 길건너 맞은 편에 중앙교회라고 있다. 인사동 아지오와 마주 보고 있는 이 교회가 안식교회인데 거기서 월-금까지 점심에만 부폐를 한다. 보식하기 십상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것 같으니 슬슬 걸어서 점심 먹고 가면 좋을 것이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6 <라라55호> 내 취미는 공저 한명석 2010.12.06 2414
195 보다 나은 가치.. 봄날의곰 2010.12.08 2318
194 [3] 재능이 없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귀를 기울이면> file [1] 박승오 2010.12.09 3314
193 아이패드를 사지 않는 이유. [3] 맑은 김인건 2010.12.11 2814
192 [Love Virus] 모순....그래서 사랑 file 한정화 2010.12.18 2858
191 [비채2] 외대 일본어 600시간 수강 푸른산(류제연) 2010.12.18 2680
190 [먼별3-1] < 12월과 코엘료의 "11minutes" > [2] 수희향 2010.12.19 2602
189 <라라56호> 단순한 열정 [5] 한명석 2010.12.22 2575
188 [Love Virus]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겠습니다 file [2] [24] 한정화 2010.12.24 3840
187 [먼별3-5] <서구 르네상스를 꽃피운 이슬람철학자 "이븐 루... [2] 수희향 2010.12.24 2734
186 <라라57호> 두려워하지 말고 나를 드러내라 한명석 2010.12.28 2642
185 <라라58호> 에브리맨 한명석 2011.01.05 2413
184 <라라59호> 필름클럽-절대 놓치고 싶지않은 욕망 [3] 한명석 2011.01.07 2741
183 [Love Virus] 꿈을 묻는 게 두렵습니다 file 한정화 2011.01.09 2927
182 <라라60호> 삶에서 터져 나오는 글 [5] 한명석 2011.01.13 2577
181 [Love Virus] "저는 큰 개와 함께 살고 싶어요" file [3] 한정화 2011.01.19 3017
180 <라라61호> 문체의 발견<1> 김진규, 달을 먹다 한명석 2011.01.25 2738
179 밥벌이와 철학 [8] 맑은 김인건 2011.01.31 2676
178 재미있는 전략이야기 46- 사고의 혁명 [2] crepio 2011.02.09 2300
177 [Love Virus 5] 디자이너는 이걸 짐작했을까요? file 한정화 2011.02.13 2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