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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3월 20일 11시 21분 등록

"남들 다 올릴 때 우리는 내린다"

밀가루 값이 급등하면서 피자 값이 1,000원~2,000원, 짜장면 값이 500원, 칼국수 값이 1,000원, 급기야는 1,000원 짜리 김밥마져 500원이 올랐다.
새 정부들어 언론에서는 서민생활의 피부에 느끼는 이와 같은 현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기에 이르렀고 외식업계에는 짙은 그림자가 짙누르고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당연히 식당들은 매출이 떨어지고 식재료를 공급하는 업체들까지도 울상이다.
IMF 보다도 더 어렵다는 지금, 우리 외식업계의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묘수는 무엇일까?

내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퓨전한정식 마실 www.masilfood.com)은 3월 들어 점심특선을 30%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고객수는 눈에 뛰에 줄어드는 것이 보이는데 이대로 가만히 앉아 있다간 한 방에 나가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연말 특수의 호경기가 가시기도 전 2008년 2월의 매상은 작년의 그것에 비교하면 엄청나게 차이가 났다. 비록 전체 매출은 5% 밖에 줄지 않았지만(이벤트행사로 인해) 실제 체감고객방문지수는 훨씬 나빴다.
작년에는 구정이 2월의 중간에 있어 졸업식이 2월 내내 열려 우리는 무척 바빴는데 올해는 월 초에 있어 졸업식 시즌이 불과 3일만에 끝나버렸던 것이다.

직원들과 점심가격인하를 상의해 봤는데 열에 아홉은 반대하였다.
손님이야 더 오겠지만 다들 못 올려서 야단인데 왜 우리만 내려서 고생하느냐? 또는 원가는 더 들어갈 것이고 이익이 줄면 상황이 나빠지면 어떡할 것인가? 힘만 더 들고 이미지만 안 좋게 나면 그것은 또 어떡하느냐? 등등 반대하는 말만 논의하는 일주일 내내 나왔다.
제안을 했다. 일주일만 테스트해 보기로. 그래서 반응이 좋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2월 마지막 주 한 주일을 평일 점심가격을 13,000원에서 9,900원으로 내려서 팔기로 했다.

그동안 모아놨던 고객데이터로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난 그날부터 일주일 내내 손님으로 미어터졌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손님폭탄을 맞았다.
이렇게 많이 오리라곤 생각지도 않았던 우리 식당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특히 주방직원들은 입술이 부르터고 몸살이 나고 지쳐버렸다.
연이은 3월 1일과 2일은 토, 일요일인데 원래 주말에는 가족손님이 많이 오는 날이었는데 이날 따라 손님들이 와도 와도 끝이 없이 왔다.
덕분에 3월 1일은 개업이래 최고 매상을 기록했고, 주말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갱신해 버릴 정도였다. 주말은 할인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어렵고 힘들었던 2월이 마지막 주의 이벤트 행사에 힘입어 선전하고 3월 첫 주말을 기분좋게 시작한 나는 직원들을 설득하였다.
"해보자. 손님이 없어 텅빈 가게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낫다."
"힘들면 사람을 더 쓰면 된다. 더 많이 팔아 보너스를 더 가져가자."
우리 식당은 월간 매출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1인당 보너스를 지급하는 관례가 있다. 연말이나 5월달 같이 대목에서나 가능한 얘기인데 이렇게 하면 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려고 하였다.

3월이 20일을 지난 지금 가격인하 이벤트는 대 성공이다.
아마도 그대로 장사했다면 매상이 30% 이상 줄어들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점심장사가 거의 40% 이상 많아진 것이다. 점심때 2회전은 기본이 되었다.
가벼운 음식이 아닌 퓨전한정식, 요리가 14가지, 밥반찬이 열가지가 되는 하드한 점심장사가 손님들한테 대박이 난 것이다.

"정말 좋아요. 맛도 맛이지만 가격이 너무 좋아요."
어느 여성손님이 한 말이다.
포인트는 이것이다. 외식마케팅은 바로 이러한 어떤 하나에 집중해서 맞춰야 한다.
9,900원은 인근해 있는 할인점인 홈에버의 애슐리의 점심가격을 직접 경쟁상대로 보고 잡은 것이다. 애슐리로 젊은 주부고객이 몰리는 것을 보고 같은 가격에 그보다 더 나은 음식과 환경을 제공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고 그대로 적중했다.
역발상 전략인 셈이다.

'거꾸로 마케팅'은 고물가 시대엔 "싸게 싸게" 파는 역발상의 아이디어가 먹힌다는 것을 입증하는 마케팅 이론이다.
3월 20일 조선일보 기사를 보면 TGI 프라이데이는 풀코스 메뉴를 14,000원에 내놨다고 한다. 점심 한정 세트가 아니라 하루 종일 판매한다. 카드할인과 포인트할인을 그대로 적립하고 추가 할인까지 받으면 11,200원에도 즐길 수 있다. 신규고객층을 잡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워낙 반응이 좋아 효과는 충분하다고 한다.
롯데마트의 '미니매장' 홈플러스의 '거꾸로 가격' 오므토토맡토의 '리틀 오므토토토' 호아빈의 '리틀 호아빈' 등의 가격 거꾸로 마케팅전략은 오를 때 내려 더 많은 고객층을 창출하고 매출상승의 효과로 원가를 잡는 전형적인 다다익선형의 방법을 통해 어려운 고물가 시대를 극복하고 있다.

현대의 마케팅전략은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욕구를 발견하여 이를 충족시켜 주어야 된다.
이것을 마케팅컨셉(the marketing concept)이라고 부른다.
이것이 음식지향적인 맛집에서 마케팅지향적인 식당으로 바뀌어가는 반증일 것이다.
물론 맛은 기본이 되어야 한다. 기본이 안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은 불문가지다.
IP *.145.2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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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2008.03.20 13:00:12 *.206.243.29
생생한 현장 사례로 보입니다.

[비쌀 때 팔되 시세 보다 싸게 팔고, 쌀 때 사되 시세 보다 비싸게 산다. 즉 이익을 챙기되 야박하지 않다.
‘어진 상술’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면, 좋은 시기에 적절한 값에 상대방을 만족시키기까지 하면서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아무도 내게 직업을 주지 않는다 내가 직업이다 - 백규의 투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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