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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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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7월 27일 17시 45분 등록
9. 노력은 행운과 친하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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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은 행운을 부른다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코치인 존 우든(John Wooden)은 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 초까지 UCLA 브루인즈 야구팀을 12년 동안 10차례나 NCAA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61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어 냈다. 사람들은 존 우든이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64년 NCAA에서 첫 우승을 거두기 전까지 우든이 몇 년 동안 브루인스에 몸을 담았는지 안다면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장장 15년이다. 사람들은 1948년에서 1963년까지 무명의 우든 코치가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모른다. 그것이 핵심인데 말이다.

'과학혁명의 구조'(20세기 최고의 명저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책)의 저자이자 '패러다임'(paradigm)이라는 용어를 창안해낸 토마스 쿤(Thomas S. Kuhn)은 하버드 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 한 천재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1962년 쿤은 '과학혁명의 구조'에서 과학적 지식의 변천 및 발전이 혁명(과학 혁명 : scientific revolution)에 의해 진행된다고 주장하여 귀납주의적 과학관(과학의 진보가 축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과학관)이 지배하던 당시의 과학계를 뿌리째 흔들어 놓았다. 과학자들은 '느닷없이' 등장한 '쿤의 과학관' 때문에 엄청난 혼란을 겪어야만 했다. 쿤의 패러다임론은 혁명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만들어진 과정은 그다지 혁명적이지 않다. 쿤의 뛰어난 지능 때문에 '패러다임'이라는 혁신적인 개념이 순식간에 탄생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과학혁명의 구조'는 15년이라는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창조성이나 혁신은 '끈질긴 노력'과 '극적인 과정'을 거쳐 표출된다. 독일의 심리학자 아서 쾨스틀러(Atrhur Koestler)는 이를 이연연상(Biso-ciation)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종종 기존의 방법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정을 갖고 노력해보지만 해결되지 않을 경우가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문제 해결이 여의치 않아 지적 좌절과 정신적 피곤에 빠져 방황과 고민을 거듭한 경험을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서 쾨스틀러에 따르면 이런 과정 속에서 어떤 순간, 그 때까지는 서로 관계가 없었던 어느 경험과 자신의 목표의식과 노력이 돌연 관계를 맺게 된다고 한다. 이런 관련성을 쾨스틀러는 이연연상이라고 불렀다. 이연연상으로 인하여 그 동안 모호했던 생각이 명확한 형태로 창조자의 머리 속에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최장수 과자는 아마도 농심의 '새우깡'일 것이다. 그 이름의 독특함과 쉬운 발음이 지금의 새우깡에 큰 공헌을 했다. '새우깡'이라는 브랜드 역시 많은 노력과 고민의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농심은 1970년대 초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의 새우깡을 개발했지만 적당한 상품명을 짓지 못해 시판을 늦추고 있었다. 적당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고민하고 있던 어느 날 신춘호 사장은 3살된 어린 딸이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서 노는데, '아리랑'을 '아리깡'이라고 발음하는 것을 보게 된다. 신사장은 세 살 배기도 쉽게 발음할 수 있는 '깡'이라는 음을 상품명에 이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게 됐고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새우깡'이었다. 새로운 상품명과 어린 딸의 발음은 아무 상관이 없다. 그 둘이 연결(이연연상)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노력과 열정 때문이다.

나는 어느 날 짠하고 나타나는 스타들의 과거가 끈질긴 노력과 열정으로 가득 차있음을 알고 있다. 성공시대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는 '나는 운이 좋았다'는 말이다. 남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과정을 겪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말은 아니다. 그들이 겸손해서 일까? 아니면 오만해서일까?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는 순간을 본 적이 있는가? 밖에서 보면 그것은 '극적인 등장'이지만, 병아리는 긴 시간을 안에서 껍질을 깨고 있었다. 행운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에 집중하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 아닐까?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이들이 생각하는 운은 바로 이런 행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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