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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1일 19시 25분 등록
변화 - 강요당하기 전에 스스로 시작하라
IBM, 9월, 2005

익숙한 것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 인간의 천성일 것이다. 그러므로 변화는 두려운 것이다. 개혁(改革) 이란 원래의 의미가 ‘가죽을 바꾸는 것’이다. 가죽을 벗겨내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는 혁신(革新), 즉 새로운 가죽을 입을 수 없다. 이것이 첫 번 째 이미지다.

그러나 변화는 또한 즐거운 것이다. 답답한 현실의 벗어나 훨훨 날아 오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이 두 번 째 이미지다. 변화는 알에 갇혀 있던 모습에서 어느 날 그 알을 깨고 나와 젖은 날개를 말리고 햇빛 속을 날아오르는 것이다. 즐겁지 않을 수 없다.

변화는 그래서 이 두 가지 이미지가 늘 중첩된 형태로 우리를 찾아온다. 두려움은 우리를 변화에 저항하게 만들고, 자유로운 활공은 우리로 하여금 날아오르라고 주문한다. 우리는 대체로 이 가운데 쯤 있다. 그리고 그 중간에서 방황하게 만든다. 이것이 변화에 대한 진실이다. 우리는 여기서 변화에 대한 가장 중요한 원칙 하나를 도출해 낼 수 있다. 변화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강요당하기 전에 스스로 시작하라’는 계명을 기억해야한다. 강요된 변화는 반드시 당신의 껍질을 벗길 것이고 피를 흘리게 할 것이다. 고통스러울 것이고 모욕을 당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시작하면 완전히 다른 세상 속으로 들어 갈 수 있다. ‘알에서 벗어난 새’ 이것이 자발적 변화의 상징이다. 이 두 개의 상반된 이미지를 기억하는 것이 바로 변화를 시작할 때의 마음가짐이다. 두려움에 져 뒷줄에 서 있다가 끌려가거나 아니면 스스로 시작하여 활공하거나 두 개의 길이 있다. 당신은 선택해야한다.

스스로 시작한 변화의 길을 갈 때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요령을 터득할 필요가 있다.

* 무엇이 되고 싶은 지 먼저 정하라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불행하다. 그러나 꿈조차 없는 사람들은 불쌍하다. 그들은 자신의 불행조차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치명적 약점은 ‘왜’와 ‘무엇’에 대한 의문과 갈증이 없다는 점이다. 왜 나는 아침마다 회사로 달려 나갈까 ? 왜 그럼에도 나는 내가 바라는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을까 ? 내가 바라는 삶은 무엇일까 ?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나의 직업은 무엇일까 ? 이런 질문들에 취약한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이런 기업은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지금의 나와 내가 바라는 나, 지금 우리 회사와 우리가 바라는 우리 회사 사이의 간격을 채우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오랫동안 변화경영 분야에서 일해 오는 동안 깨달은 점은 지금의 자신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없는 사람이나 기업은 변화와 혁신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변화는 절박한 자들, 미래의 두려움을 지금의 아젠다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자들, 그리고 미래를 쟁취하고 싶은 자들의 주제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변화를 위한 에너지들이고, 변화는 에너지 집약적 노력이다. 자신의 갈 길을 정하라. 여기가 출발점이다. 만일 아직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면 주위로부터 아주 많은 정보를 모아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의 이유와 대안을 모색해야한다.

* 떠도는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숙성시켜라.

아이디어는 많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도 있고 다른 사람의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아이디어를 일단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누군가의 생각과 이야기를 비판하고 비평하도록 교육받아왔기 때문이다. 훌륭한 비판이 훌륭한 교육의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우리는 지적인 사람이 되긴 했지만 편협하고 선입견에 갇힌 사람으로 만들어 졌을 가능성이 많다. 스스로의 변화는 안팎에서 생겨난 아이디어를 일단 모두 받아들이는 자세로부터 시작한다. 다음과 같은 사례들을 생각해 보자.

1876년 알레산더 그레이엄 벨이 전선을 통해 사람의 음성을 전송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당시 세계 최고의 통신회사는 웨스턴 유니언이었다. 이 회사는 벨의 발명품을 장난감이라고 불렀다. “ 이 전화기는 단점이 너무 많아 통신 수단으로 고려할 가치가 없다. 즉 우리에게 아무 소용도 없는 물건이다” 이것이 벨이 개발한 전화기에 대한 웨스턴 유니온의 메모였다.

1962년 데카 레코드는 비틀즈의 음반을 취입하는 것을 거부했다. “음향도 그렇고 기타치는 소리도 그렇고 도대체 마음에 드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것이 그들의 거부 이유였다.

어쩌면 바보상자 텔레비전도 세상에 나오지 못했지도 모른다. 허버드 대학의 체스터 도즈 교수는 텔레비전의 기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두컴컴한 실내에서 계속 보아야 하기 때문에 텔레비전은 결코 대중들 사이로 파고들지 못할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워즈니악과 공동 개발한 PC를 가지고 아타리사와 휴렛 팩카드사의 관심을 끌어 보려 했지만 그들은 거들떠 보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애플사를 창업하게 되었다. 샘 월튼은 할인 소매점의 가맹화라는 아이디어를 팔아 보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리고 월마트를 창업했다. 체스터 칼슨은 20여개의 회사에 복사 기술을 팔아 보려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리고 제록스를 창립했다. 당신 주변에 얼마나 낳은 위대한 생각과 기술의 원형이 돌아다니고 있는 지 모른다. 깨달아야할 정말 중요한 사실은 창조성이 모자라 좋은 아이디어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말 부족한 것은 이미 널려 있는 창조성을 수용하지 못하는 닫힌 마음이다. 이미 존재하는 좋은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일들을 해 보자.

전직원에게 외부에 떠다니고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낚아 오게 하자. 직원들이 관심있어 하는 사람이나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는 강연, 세미나, 기술 산업 박람회, 그룹 활동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지원하자. 잡지와 서적을 구입하자. 대출이 자유로운 도서관을 만들자. 그리고 외부 아이디어를 회사차원의 지식창고에 저장하고 모든 직원이 이를 보고 생각하게 하자. 그리고 어떤 아이디어로부터 촉발된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생겨나게 하자. 이를 아이디어 인큐베이션이라고 부르자. 좋은 아이디어가 생겨나면 이 아이디어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지원하자. 이 사업 모델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위해 약간의 사내 벤처 자금을 마련해 두고 매년 조금씩 적립해 두자.

* 자신이 먼저 스스로 고객이 되라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고객의 입장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어떻게 PC를 개발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 그건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서였지요. 컴퓨터를 살 여유가 없어서 PC를 만들게 되었지요.. 말하자면 우리가 최초의 시장이었던 셈이지요. 두 번째 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이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두 좋아 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흥분했습니다. 우리는 ‘10년 후 모든 사람들이 다 PC를 사용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 라고 확신하지 않았어요. 시장은 그렇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건 점진적으로 형성되는 것입니다. ”

자신이 최초의 고객이 된다는 것, 이것이 바로 스스로 고객 되기의 첫 번째 요령이다. 두 번째 요령은 자신이 아닌 몇몇 고객들과 함께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면밀히 관찰하고 직접 만지고 느끼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다. 이것을 나는 제비 신드럼이라고 부른다. 한 마리의 제비가 봄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봄의 조짐이다. 몇 사람의 고객이 빅 히트를 만들지는 않지만 그들의 반응과 느낌을 담아내 개선하면 승률이 높아진다. 종종 과학에 대한 맹신을 할 때가 있다. 몇몇 고객을 만나 그들이 직접 그 제품을 사용할 때의 만족과 불만족에 대한 피드백을 듣거나 직접 사용할 때 옆에서 함께 보고 그 현장을 느끼는 일이 대대적인 시장 조사 보다 덜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몇몇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한 피이드백은 시장조사 보다 훨씬 싸고 더 깊은 통찰력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몇 사람의 고객이 느끼는 불편은 아마 시장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고객이 느끼는 불편일 가능성이 높다. 하나의 불평은 표현되지 않은 수많은 불평을 대변하는 것이다. 한 마리의 제비는 아직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곧 당도할 제비 떼들의 척후이기도 한 것이다.

* 실험하라

날마다 실험하고 노력하라. 이것이 어쩌면 혁신과 관련하여 해야할 말의 전부 인지도 모른다. 실험은 언제나 실패를 가정한다. 실패란 에디슨의 정의에 따르면 성공으로 가는 배움이다. 그의 사전에는 실패란 없다. 다만 또 하나의 배움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실제로 실패로부터 돈과 명예 심지어 자존심 까지 치명적 상처를 받아 다시 시도할 기력까지 잃지 않기 위해서는 요령을 터득할 필요가 있다. 첫 번 째 팁은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한다’는 원칙이다. 거창하게 시작하지마라. 소박하게 시작해서 가능성에 따라 프로젝트를 키워나가라.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누벨루스 시스템즈 Novellus Systems 는 제품의 설계 초기 단계에는 핵심 엔지니어 3-4 명만 투입한다. 그들이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실험한다. 그러나 결과물이 확실해져 가면 이 때 추가적 인력을 투입하여 몰입한다.

두 번째 팁은 계발 사이클로부터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사일이 목표물로 날아갈 때, 표적을 향해 제대로 날아가고 있는 지 실시간으로 신호를 보낸다. 만일 제대로 날아가고 있지 않으면 미사일의 방향을 조금씩 수정해 준다.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여러 번의 조정과정을 통해 결국은 목표를 맞추게 되는 이미지를 상상하라. 그리고 그런 식으로 계발 과정의 결정적 순간들에 고객과 관련자들로부터 피이드백을 받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게 되면 실패를 줄일 수 있다.

*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과 동조 세력을 구축하라

변화와 관련하여 가장 많은 질문 중의 하나는 이것이다. “나는 우리 회사가 변화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구도 변화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들을 설득해야합니까 ? ” 아마 가장 많은 경영자들의 고민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대답은 간단하고 분명하다. 함께 같은 길을 갈 사람들을 설득하여 변화의 동조 세력으로 만들어 내야한다. 진심으로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을 기용하고 승진시킴으로써 힘을 만들어 내야한다. 일단 힘을 구축하는 한편 변화에 장애가 되는 사람들은 제거 해내야한다. 이것이 가장 아픈 지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거 자체가 확실한 메시지라는 점이다. 분명한 신호를 조직 전체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최고 경영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관리자나 팀장에게도 중요하다. 가장 뼈아픈 점은 변화에 동의하지 않는 재능있는 사람의 반대다. 꽤 괜찮은 사람과 헤어지거나 안 좋은 관계로 끝을 내는 것은 정말 싫은 일이다. 그의 탑승을 먼저 제안하라. 그러나 거절한다면 그를 정류장에 남겨 두고 떠나는 수 밖에 없다. 어느 개혁도 이런 사람들을 그대로 놔두고 성공한 사례는 없다. 조직은 함께 가는 사람들의 것이며 리더십은 한 곳으로 모두를 이끌고 가는 힘이다. 변화는 힘든 작업이고, 홀로 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앞에서 이를 끌어가는 수뇌부의 결집이 가장 중요하다.

IBM의 토마스 왓슨 주니어는 기업 성공의 요소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어떤 기업이든지 살아남아 성공 하려면 기업의 모든 정책과 활동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건강한 믿음이 있어야한다. 이 믿음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가는 것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또 하나. 이 믿음 외에는 모든 것을 다 바꾸고 변화시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 지켜야 할 것은 믿음이고, 바꿔야 할 것은 그 믿음을 제외한 모든 것들이다. 이것이 변화와 관련하여 개인이나 기업 모두에 통용되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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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석
2005.10.05 23:41:32 *.140.188.229
제 블로그에 옮겼습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하게 생각하고 곱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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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정명윤
2005.10.06 10:33:07 *.253.200.254
하루를 바꿔보았습니다. 작은 것이 었습니다. 일상이 즐거움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이것도 작은변화 인지요? 그것이 모여 큰 변화가 된다는 것을 믿어도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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