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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23일 06시 06분 등록
우리 가게(찜닭)는 식사하러 오시는 손님이 많다. 술 손님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술안주도 구상중이다. 얼마전 창업박람회에 갔을 때, 맛있는 골뱅이를 찾았다.
 
 DSC09091.JPG

깡통에 들어있는 상품과는 달리, 진공포장이었고, 씹히는 맛이 있었다. 게다가 골뱅이를 크림소스에 찍어먹으니 별미다.  이것을 미아리에서 팔면 괜찮겠다 싶었다.

인터넷에서 골뱅이 요리를 찾았다. 보통 골뱅이는 소면과 같이 먹는데, 라면과 먹어도 맛있어 보였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레시피대로 만들었다. 부연하자면, 이번 요리가 태어나서 두번째다.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보면, 그녀가 디자인과 요리의 핵심을 꿰뜷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좋은 디자인은 디자인하지 않은 디자인이다. 그녀는 조리를 오래하지 않는다. 집적 수확한 채소를 날로 먹거나, 살짝 드레싱해서 먹는 게 전부다.

디자인, 요리, 편집, 구성, 가공.......이런 것들이 다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작업에 시간과 손이 많이 간다면, 결과물이 좋지 않다. 디자이너나, 요리사는 길을 터주는 사람일뿐, 얼른 길만 터주고 빠져야 한다.  

아이를 둔 엄마는 최고의 디자이너다. 아이의 속성을 파악해서, 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길을 터줄 뿐이지, 대상에 자기의 의도가 들어간다면, 결과물이 좋지 않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훌륭한 재료를 준비했다면, 그걸로 요리 끝이다. 얼마나 양질의 1차 소스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지식도 그렇지 않은가? 다리 건너고, 건너면 정보의 가치는 떨어진다.

DSC09094.JPG

성격이 조급한데, 요리와 궁합이 맞는 것 같다. 배가 고파서일지도 모르겠지만, 놀랍게도 또 맛있었다. 아내도 다 먹어주었다. 기뻤다. 자존감이 높아지는 느낌이다. 가게 가서, 직원들에게도 만들어 주어야 겠다.
IP *.201.20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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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꿈
2009.02.23 10:23:59 *.106.96.134
맑은님. 안녕하세요? ^^
요즘 식욕이 사라져서 고민이었는데, 사진을 보니 집나간 식욕이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매일. 즐겁게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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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2.24 01:18:23 *.129.207.121
찜닭도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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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찬
2009.02.26 01:42:14 *.91.97.141
언제나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계시는 맑은님때문에 기분이 좋습니다.. 예전에 여의도 근처에 평범해 보이는 식당에서 라면사리를 곁들인 낙지볶음을 먹어보고는 너무 만족했던 기억이 납니다.. 골뱅이하고도 당연히 궁합이 맞을꺼 같군요.. 메인디쉬가 맛있어야 하는건 필수지만 경쟁력을 더 키워주는 것은 플러스 알파겠지요.. 웬지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해줄 것 같군요.. 한번 맛보러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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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26 15:17:14 *.96.12.130
'골뱅이를 크림소스' <-- 오우!~ 요거, 정확하게 상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색다를거 같은데요. ㅎㅎ 점심 먹은지 얼마나 됐다고 배가 또 살살 고프다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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