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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7일 15시 44분 등록
가맹점을 대상으로 본사에서 간담회 한다. 호텔에서 좋은 음식 먹고, 선물도 받는다.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데, 매출별로 사람을 대한다. 매출이 안좋으면, 아는 척도 안한다. 내가 투자 해서, 물건을 팔아줌에도 고자세다. 알아서 꺽고 들어가는 사장도 있다. 매출은 가맹점에서 생기는데, 본사 사람들에게 굽신거린다. 손님이 물건을 사주면서도, 파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 애쓰는 격이다. '이쪽 분위기가 원래 이런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넘긴다.

화장품만 아니라 사회 분위기가 똑같다. 업무차 퇴사한 회사에 찾아갔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은, 내가 퇴사한지 모르는 사람들뿐이다. 나머지는 피하거나, 못본척한다. 형제 같던 동료도 퇴사하면 남남이다. 사회는 이해관계에 따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의 대비가 심하다. 이런 태도에 상처 받고, 나도 그렇게 변한다.

스티븐잡스 영면하다. 선사들은 '무無'라는 글자를 자나깨나 머리위에 그리고 산다고 한다. 잡스는 '죽음'이라는 단어를 잊지 않고 살았다. 그리고 오늘 정말 죽었다. 스티븐 잡스는 캠밸과 상통한다. 천복은 죽음을 생각할때, 드러난다. 우리를 두렵게 만드는 사람으로부터의 무시, 관계, 눈치, 두려움, 해고, 왕따는 '죽음'앞에서 가라앉는다. 개인의 존재 이유만이 떠오른다. 그것이 천복이다.

내가 진로에 마구 고민할때, 어떤이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천복을 찾는 것도 어렵지만, 찾아도 그것을 이루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천복은 본디 자신의 것이고, 소명이기는 하다. 천복을 떠올릴때,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을 받는다. 마치,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면 어떻게든 좋은 미래가 있을 것이란 기대 말이다. '천복을 따른다는 것은'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모든 관계들로부터 오는 두려움에 맞서 내 인생을 살것인가?

천복은 나이들면 드러난다. 살아보면 바보가 아닌 이상,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대충 안다. 옆에서도 이야기해준다. 정확하다. 문제는, 용기를 내서 천복을 따를 것인가? 아닌가?다.

내가 죽을때, 내 매출을 보고 나에게 아부를 떨거나, 혹은 사람취급도 하지 않는 사람들, '오기나 할까?' 그런데, 나는 왜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애쓰는가? 그들의 기호에 맞추고자, 왜 내 천복을 버리는가?죽음을 떠오르면,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이것저것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사람들과의 관계, 갈등보다도, 내가 해야할 '과업'이 더 중요해진다.

요즘 한분야에서 몇십년간 일해온 사람들을 추적해본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간단히 알 수 있다. 디자이너도 있고, 배우도 있고, 소설가도 있다. 그들을 보면 느끼는 것은 두가지다. 젊음은 잠깐이다. 한창때가 엊그제인데, 벌써 중년을 넘기고 백발이 성성하다. 두번째는, 한 분야를 간다는 것은 내 영혼의 목소리를 따르는 것과는 다르다. 고집이 필요하고, 다른 길을 가지않으려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천복을 따른다는 것은, 주어진 소명을 따르는 것이다. 그것은 절대자와 나와의 관계에서 그렇다. 하지만, 그 소명을 사회에서 지켜내는 것은 따르는 것이 아니라, '고집스럽게 가는 것'이다. 즐겁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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