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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승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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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13일 15시 23분 등록
* '나만의 고전 목록'에 대한 몇 가지 실용적인 충고


(1) 이미 독서를 즐기고 있다면 '나만의 고전 목록'을 만들어보라.
그저 과거의 기억에 의존하지 말고, 전에 좋았던 책들은 시간을 갖고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이 좋다. 처음 읽었을 때의 그대와 지금의 그대는 같지 않다. 다시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은 예상보다 적어도 두 배는 짧을 것이다. 아무리 오랜 전에 읽은 책이더라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처음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다시 읽지 않고 고전 목록을 작성한다면 목록은 그저 목록으로 남고 갖고 있는 좋은 책조차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독서에 마음은 가지만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그대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그대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를 선택해라. 어떤 분야든 그 분야에는 내공이 깊은 대가(大家)들이 있게 마련이고 고전이라 불릴만한 기본서가 세 권은 있다. 그대가 절박하다면 필요한 책을 찾을 수 있다. 좋은 책을 발견하는 것을 지혜라고 한 이유는 그것이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평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참고하되 반드시 직접 서점에 가서 보고 골라야 한다. 선택은 그대가 하는 것이지만 '자신이 보기에 편한 구성'을 선택기준의 하나로 활용하길 바란다. 시작이 중요하다. 그대의 독서역사와 그 이상이 처음에 읽는 몇 권의 책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일부러 나의 고전 목록을 밝히지 않았다. 첫째 이유는 우리는 서로 가는 방향이 틀리기 때문이고, 둘째는 그대의 선택의 여지를 미리 막아버릴까 염려스러웠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 경험으로는 누군가 추천해준 책을 읽고 추천인에게 고마워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단 한 사람만 제외하고.) 결국 책과의 만남은 자기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대가 진정 좋아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대는 분명히 좋은 책을 만날 수 있다. 부족해서 걱정하기 보다는 아마 너무 많아서 울고 싶을 것이다. 그대가 나의 고전목록을 보기를 원한다면 메일을 보내주기 바란다. 숨김없이 다 보여주겠다.

다시 한번 말하겠다. 처음에 어떤 책을 읽는가가 중요하다. 내 경우 초기에 좋은 책을 몇 권 읽을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변화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운이 좋아서 그런 책을 발견한 것이 아니라 절박했기 때문에 보였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하다. 몇 권을 말해보면, 히로나타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 제임스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의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 구본형의 '낯선 곳에서의 아침'이다. 세 권 모두 '나만의 고전 목록'의 맨 위에 자리 잡고 있다.


(2) 기록하는 습관을 기른다.
사실 읽은 책을 모두 기록하는 것은 어렵다. 읽기와 쓰기를 우습게 본 적이 있었다. 둘 다 기본기에 해당하지만 만만히 볼 것이 아니다. 단기간에 향상될 것도 아니다. 읽고 쓰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에 우선을 두어야 한다. 읽기를 위해서는 책 이외에 하루에 신문 하나를 보는 것도 좋고, 관심 분야의 주관지 하나를 정기 구독하는 것도 좋다. 매일은 아니어도 1주일에 서너 번 정도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온라인상에서 글을 자유롭게 써보는 것도 괜찮지만, 통신용어의 남발은 그대의 언어감각을 죽일 수도 있으니 그 점은 조심하기 바란다.

써본다는 것의 가장 결정적인 힘은 '기억'이 아니라 '이해'에 있다. 책을 읽을 때는 명쾌하지 않았던 부분이 글로 쓰는 도중에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머리 속에 정리되는 경험을 종종하게 된다. 말로는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니 직접 경험해보아야 한다.

가장 권하고 싶은 방법은 자신이 읽은 책의 서평을 써보는 것이다. 글쓰기가 낯선 이들에게는 아마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처음이 어렵지 한번 시작하면 곧 익숙해진다. 읽은 책 전부는 못쓸지라도 '고전 목록'에 들어갈 만한 책만은 꼭 써보길 권한다. 다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좋은 책이라고 그 책의 전체 내용을 담으려고 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시작하면 제풀에 지치게 된다. 내가 그랬다. 한 가지 방법은 간단한 규칙을 정해 지키는 것이다. 서평의 분량은 '3페이지를 넘기지 않는다'든가 '가장 좋았던 것 세 가지에 집중한다'같은 것이다. 그대의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만들면 된다.

(3) 기록의 데이터베이스 : 나만의 화두(話頭)를 가져라.
기록은 기본적인 것이고 중요한 것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하지만 기록이 기록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기록을 모으고 분류하여 그대만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라. 데이터베이스는 그저 자료의 묶음이 되어서는 안된다. 하나나 두 개 정도의 주제 안에서 자료를 모으는 것이 좋다. 주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한다. 설사 지금은 못하고 있는 것일지라도 준비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준비를 통해 미래의 비전을 향해 가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상상해보자.

그대는 정보통신 업체에서 근무하는 20대 후반의 직장 3년차로 대리이다. 그리고 현재 '정보시스템 구축'과 관련된 사내의 중요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팀의 구성원이다. 그대는 1주일 후 최고경영자 비롯한 중역진 앞에서 최종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해야 한다. 프리젠테이션의 결과에 이제까지 공들인 프로젝트의 실행여부가 달려있다.

그대는 대학시절 역사학을 전공했다. 대학시절부터 혁명과 전쟁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 자료를 모아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관해왔다. 취업을 하고 회사의 상황에 맞춰'경영정보시스템'으로 경영대학원 석사 학위를 받았지만 지금도 틈틈이 역사책을 읽고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동안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발표 주제인 '정보시스템'과 내가 갖고 있는 자료를 결합하면 어떨까? 역사 속의 전쟁에서도 한결같이 정확한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니, 해볼만 하지 않을까? 그대는 딱딱한 경영용어를 벗어나 정보가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전쟁 사례를 집어넣는다. 자료의 끝에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의 시계편(始計篇)의 명언을 첨가한다. 정보시스템과 전쟁이 연결되는 순간이다.

위 이야기는 허구가 아니다.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이고 그대의 주변에도 있을 수 있다.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연결되지 않는 것을 멋지게 연결해내는 것이다. 기록하라. 그리고 모아라. 단, 그것은 한 가지 화두를 갖고 있어야 흩어지지 않는다.

(4) '얻은 것'이 '준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을 읽고 그대가 얻은 것과 저자가 주려고 했던 것이 다를 수 있다. 일치하는 경우보다 어긋나는 경우가 더 많다. 작가가 좋아하는 부분이 있고 그대가 좋아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글쓴이의 의도와 목적을 무시해서는 안되겠지만 그것에 치중할 필요도 없다. 그대가 얻은 것, 납득한 것, 좋았던 것에 집중해라. 이 글도 예외일 수 없다.

(5) 자신만의 놀이터를 창조하라.
그대도 좋아하는 장소가 있을 것이다. 그곳은 혼자만의 은밀한 곳일 수도 있고 여러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일 수도 있다. 상관없다. 하지만 그곳이 그저 시간을 보내는 곳이서는 곤란하다. 꿈은 꿈을 먹고 자란다. 그곳은 꿈이라는 연료의 공급원이 되어야 한다. 현실 속에서 미래를 만들어가는 그런 공간이어야 한다.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대의 손에 달려있다. 시간은 흐르고 결국 미래는 올 것이다. 오는 미래를 그냥 받아들인 것인가, 그대 손으로 만들어 낼 것인가. 그대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 멋지지 않은가.

(6) 내 이야기를 하다보니, 이번 장은 온통 책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내 이야기는 책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그대의 이야기에는 다른 것이 채워져야 할 것이다. 나처럼 책이어도 상관없지만, 중요한 것은 그대의 것으로 채워져야 한다는 점이다.

만화, 그림, 게임, 모형, 음식, 영화... 그것이 어떤 것이든 그것은 그대의 것이어야 한다. 그대가 너무 좋아해서 시간과 마음과 에너지를 모두 쏟아 붓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지금은 어떻든 그대에게는 현재와 미래의 그대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진행 중이다. 그 이야기 속에 조금씩 자신의 본모습을 담아나갈 때, 그대의 꿈은 밤이 아니라 낮으로 내려올 것이고 미래의 모습이 아닌 현재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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