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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4일 17시 28분 등록
이런 질문을 해보자. '만약 손님이 나를 지속적으로 찾아온다면, 그것은 무엇때문일까? 혹은, 회사는 수익을 내기 위해 존재하고, 나는 그 조직의 구성요소다. 그렇다면 내가 올리는 성과란 무엇인가?' '그 무엇'이 그 사람의 밥줄이다. 왜 밥줄, 돈이 중요하냐면 이익야말로 혁신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여기 두가지 예를 들자.

얼마전에 예전 근무했던 회사를 찾아가다. 디자인 관련 교육학원이었다. 난 그곳에서 교육기획일을 했다.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왔길래 겸사겸사 갔다. 우연히 당시 부장님을 만나다. 대표이사가 되었다. 6년이 넘었는데 형편이 좋아지지 않아 보인다. 우리 나라 학원사업은 두가지로 나눈다. 영업을 하는 학원과 하지 않는 학원. 시중에 영어, 컴퓨터 학원은 모두 영업을 한다. 이들 회사에는 작은 공간이 있는데, 이곳에는 영업사원들이 십수명 모여서 영업을 한다. 기본급이 없다. 학생을 수강하게 만들면 수수료를 받는다. 광고비로 상당부분 돈이 나가기 때문에, 학생 수강료의 대부분이 광고비인 셈이다. 교육의 핵심인 수업의 질은 당연 떨어진다. 

내가 근무했던 곳은 이런 영업을 일체하지 않았다. 광고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질 높은 선생님을 초빙해서 고객인 학생의 만족도를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그 결과 6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영업을 하는 쪽은 이미 공룡이 되어서, 충분한 자본으로 교육의 질이 높아졌다고 한다. 흔히 '콘텐츠만 좋으면, 자연스럽게 영업이 된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싶어한다. 마치 이 말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돈은 따라온다'라는 말과 비슷해보인다. 앞서 예도 그렇고, 내가 일하는 현장에서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그 다음 더 좋은 상품을 내놓을 수가 없다. 우리 나라 소설가를 보자. 투자 시간 대비 대가가 턱없이 모자른데,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도 양질의 콘텐츠를 입력해야 한다. 비싼 책도 읽어야 하고, 여행도 많이 다녀야 하고, 충분한 시간도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좋은 내용을 쓰고 싶어도 여건이 되지 않는다. 작가가 글을 쓰는 것도 사업이다. 충분한 자금과 시간을 일단 만들어 놓고, 오로지 글쓰기에만 몰입한다면 훨씬 좋은 콘텐츠가 나올 것이다. 충분한 자금력은 어떤 일을 하든 필수불가결하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는 자신의 사업계획을 젊어서 이렇게 세웠다. 

'30대는 자금, 40대는 승부, 50대는 성취.' 

현재 태양에너지 사업을 진행중이다. 그는 여러가지 사업을 한다. 자본력이 있기에, 꿈꾸는 것을 실현할 수 있다. '맥주 만들기', '달에 로보트 안착시키기', '우주지도 만들기'.....구글 역시 자본력으로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몇년전만 해도 구글이 핸드폰 사업에 뛰어든다는 말에 갸우뚱했지만, 지금은 구글이 통신사업의 거대산맥으로 자리잡았다. 

스티븐 잡스는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이야기했다. 그 결과는 잡스의 인생이 증명한다. 하지만, 그 역시 수익과 숫자에 문외한이었던 것은 아니다. 또 한명 예를 들자. 일본 만화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는 독특한 그림과 이야기로 애니메이션의 거장이 되었다. 알려지지 않은 그의 주특기가 있다. 장면과 씬에 따라서, 그림을 적게 혹은 많게 집어넣는 감각이 발달했다. 스티븐잡스는 존레논의 '이미지'라는 노래를 좋아하고, 미야자키 하야오는 자연과 일본신을 모티브로 이야기를 만드는 이상주의자다. 이 둘은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들 작품은 '경제성'이라는 발판에 굳건히 딛고서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정말 돈이 따라올까? 여기서 말하는 돈은 부富가 아니다. 혁신에 필요한 재료다. 경제적인 여건을 만들어놓고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더 상식적이지 않을까? 일이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기는 하지만, 왜 일과 인생을 일치시켜야만 하는가? 일을 즐겁게 살기위한 수단으로 보는 것이, 잘못된 생각인가? 

아무튼, 좋아하는 일을 하건, 울며겨자먹기로 하건,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이 일이 다음 혁신에 필요한 재료, 즉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다. 수익이 없으면, 혁신도 할 수없다. 망하면, 꿈조차 꿀수 없다. 직장인이 성과를 창출하는 업무에, 자기개발 초점을 맞추는 것은 바람직하다. '자기개발'이라고 하면, 영어나 혹은 평상시 자신이 관심있던 분야를 공부한다. 현실적으로 하루 1시간 공부해서, 외국어를 써먹을 수 없다. 이런 어정쩡한 자기개발은 오히려 사람을 무능력하게 만든다. 

나의 경우는, 직접적으로 성과를 올리는 부분은 손님 입점이다. 화장품과 식당 모두, 손님이 입점하고 상품을 구매해야 수익이 올라간다. 그렇다면, 자기개발의 초점은 손님이 많이 오게끔 하기다.'마켓팅과 영업, 홍보, 여러 미디어 활용'하는 것들이 구체적인 자기개발 과목이 된다. 이렇게 말하면, 관념적이고 애매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어떻게 손님을 더 끌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초점을 맞출수록, 자기개발은 탄력 받는다. 자본이 많아질수록,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꿈도 커진다. 나는 일러스트 화가, 내지는 디자이너가 꿈이다. 헌데, 사업체를 만드는 것 자체가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업체를 만드느 것이, 혼자서 그림 그리는 것보다 더 큰 일이고, 도전적이다. 또는 글을 쓰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경험 없이 글을 쓴다면 어떻게 사람 마음을 흔들 수 있겠는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면, 제대로 해야할 것 아닌가? 혹은 지금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결국 자신의 일이 된다. '좋아하는 일을 찾겠다고 방황하는 것은 어리석다.' 이런 방황은 이제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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