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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 crep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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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일 10시 39분 등록
2월입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애들을 학교에 보냈습니다. 개학이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개학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마치 가석방을 받아 자유로운 세상을 노닐던 사람이 다시 감옥으로 돌아 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비슷한 느낌을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때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묶어 놓고 공부하라면 정말 하기 싫었는데 그 때 미룬 공부를 지금 제대로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정말로 공부를 하려면 정약용 선생이 강진으로 귀향가서 그 수십년의 절대고독 속에서 복숭아 뼈가 다 닳을 만큼 집중했다던 그 '참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모두 죽기 전에 그런 '참공부'를 한번은 해보아야 하겠지요...^^
그럼 전편에 이어서 면후심흑에 대해 계속 알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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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쭝우는 중국 역사에서 厚黑이 가장 균형적으로 발달했던 전략가로 관중과 유방을 들었다. 특히 한고조 유방의 뻔뻔함과 음흉함은 다른 사람보다 탁월했다. 그에 비해 그의 적수였던 항우는 부인지인, 필부지용 (婦人之仁 匹夫之勇)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부인지인(婦人之仁)이란 아녀자들이 지닌 인자함이라는 뜻으로 소소한 不仁을 참지 못하여 결심한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주저하는 것으로 心黑과 반대되는 개념이고, 필부지용(匹夫之勇) 평범한 사람의 용기라는 의미로 작은 수모도 참지 못하고 분노와 같은 감정을 쉽게 얼굴에 나타내며 발끈거리는 것이니 面厚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항후는
알려진 대로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가진 당대의 영웅이었다. 항우의 가문은 진시황과 아들에 걸친 폭정에 대항해 진나라를 상대로 반역을 일으킨 주체이기도 하거니와 전쟁을 때마다 연전연승을 데다 힘과 재능, 출신 배경 어느 하나 당시의 영웅들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없었다. 하물며 시정잡배 출신의 유방과 비교해서는 말할 나위가 없었다. 그러나 유방은 面厚心黑을 완벽하게 갖춘 반면 항우는 그것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국은 천하의 일인자가 되지 못하고 해하의 싸움에서 유방에게 결정적으로 패배하고 자결을 선택할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항우의
婦人之仁은 홍문의 연회에서 결정적으로 드러났다. 홍문의 연회 유방의 세력이 아직 미약할 항우의 책사였던 범증이 유방을 지금 죽이지 않으면 훗날 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그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홍문이라는 곳에서 베푼 연회를 말한다. 당시 범증은 신하로 하여금 칼춤을 추게 적당한 시점에서 유방을 죽일 생각이었으나 유방에 대한 의형제로서의 의리와 세상 사람들의 비판을 우려한 항우가 끝내 결심을 하지 못하여 실행에 옮기지 못하였다. 사건으로 범증은 항우가 결국 천하의 주인이 없음을 직감하고 항우의 곁을 떠나게 된다.

匹夫之勇은 유방과 최후의 결전을 벌였던 해하전투에서 있다. 항우는 싸움에서 패배를 당하고 겨우 적의 포위를  뚫고 가까스로 오강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참모들이 오강의 건너 강동에 가서 전력을 만회할 것으로 권유하였으나 나는 강동의 자제 8 명과 함께 강을 건너 서쪽으로 왔으나 지금 사람도 돌아오지 못했으니 설사 강동의 부형들이 나를 가련히 여겨 용서해준다 한들 무슨 면목으로 그들을 보겠는가라며 거절을 하고 자결을 선택하였다. 항우의 입장에서는 자결이 훨씬 마음 편한 선택이었겠으나 천하를 다투는 경쟁이라는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항우는 비록 강동의 부형들을 면목이 없다 하더라도 뻔뻔하게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여야 했으며 이를 통해 다음 기회를 만들어야 했던 것이다. 이는 항우의 입장에서는 유방의 상대가 되지 못할 정도로 얼굴이 얇았기 때문에 없었던 일이었을 것이다. 

자결
직전에 항우는 이는 하늘이 나를 멸망시킨 것이지, 내가 결코 싸움에 약했기 때문이 아니다 하며 하늘을 원망한다. 결국 패배자는 세상이 나를 알아 주지 않는다라는 불평을 항상 달고 다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태도 때문에 패배를 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다. 반면 승리자는 내가 세상을 버려도, 세상이 나를 버리게 하지는 못하리라라는 태도를 가지고 있다. 언제나 자신의 인생에 대한 주도권을 자신이 쥐고 있음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반면, 항우의 최대 라이벌이었던 유방의 面厚心黑은 매우 화려하다.  항우가 유방의 부친을 체포하여 도마 위에 올려 놓고 항복하지 않으면 너의 아비를 삶아 먹겠다 협박을 했을 유방은 태연히 웃으며 우리는 의형제를 맺은 사이이니 나의 아비는 그대의 아비이기도 하오. 그대가 아비를 삶아 국물을 마시겠다면 나에게도 한잔을 나누어 주시오라며 面厚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밖에도  초창기에는 매번 전투에서 패배를 거듭한 유방이었기에 적군에 쫓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번은 초나라 기병들에게 추격을 받아 도망을 가던 수레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많아 수레가 빨리 달리지 못하자 자신의 친자식인 효혜왕자와 노원 공주를 수레 밖으로 밀어 내는 心黑의 극치를 보여 주기도 했다.
 
 항우를 패배시키고 천하를 거머쥔 뒤에 유방의 面厚心黑은 더욱 강화되었다. 혁명으로 권력을 빼앗았을 경우, 첫닭이 울기 전에 공신들을 죽여야 한다 말이 있는데 유방이 바로 경우였다. 유명한 토사구팽(兎死狗烹) 실재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항우와 전쟁을 벌이고 있을 자신의 핵심 무장들로 혁혁한 전공을 세웠던 한신과 팽월을 모반죄로 몰아 3족을 멸했던 것이다. 물론 한신이나 팽월 역시 한나라의 개국공신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었고 권력으로 한나라 초기 유방의 왕권이 안정되지 않았을 유방을 불안하게 측면도 없지는 않다. 다른 참모들인 장량이나 소하처럼 자신의 처신을 옳게 하였다면 유방에게 그토록 처참하게 토사구팽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의 몸처럼 아끼던 공신 중에 공신을 칼에 처형하고 그것도 모자라 자손을 모두 멸했던 유방은 가히 面厚心黑의 관점에서는 하늘이 내린 성인의 경지라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신은 어떠한가? 알다시피 한신은 배수의 이라는 천재적 전략 등을 통해 유방이 한나라를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이렇게 대단한 전략가가 어째서 자신뿐만 아니라 3족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처지가 되었을까? 한신은 面厚는 출중했던 반면 心黑이 상대적으로 유방보다 약했기 때문에 유방에게 당할 밖에 없었다. 한신은 고사를 통해 있듯이 젊은 시절 저잣거리에서 자신을 위협하던 불량배의 가랑이 사이를 스스럼 없이 지나갈 만큼 面厚한 인물이었다. 그러나 항우를 멸한 결정적인 시기에 유방을 배신하고 자신만의 나라를 세웠어야 때에 유방에게 입은 은혜를 생각하며 우유부단한 모습을 취한 결과 유방에게 멸문지화를 당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이미 유방에게 두려운 존재로 부각된 이상 사생결단을 내야 했었으나 心黑이 충분치 않아 기회를 놓치고 말았던 것이다.

이렇게
역사를 통해 분석을 보면 面厚心黑이 균형적으로 발달하고 경지가 높은 인물일 수록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사례가 많다는 것을 있다.  厚黑의 경지가 높은 사람들은 남들의 비판과 냉소와 협박을 흘려버릴 있는 능력을 갖춘 동시에 자신이 합당하다고 여기는 의무를 단호하면서도 꾸준히 수행할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승리할 있는 가능성이 높았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面厚心黑이야말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략가들이 갖추어야 필수적인 심적 태도이자 조건이라 아니할 없는 것이다.
 
IP *.133.9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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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10.02.01 22:37:32 *.94.31.26
  ^^
정의로운 자가 천하의 패권을 쥐는가,
힘있는 자가 천하의 패권을 쥐는가,
힘은 천의 얼굴을 가졌고, 정의는 하나의 얼굴을 가졌으니
늘 힘이 정의를 이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힘에게 정의를 주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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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pio
2010.02.02 12:15:31 *.133.97.90
글 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가만히 댓글을 보니 백산님도 전쟁, 정의, 전략 뭐 이런 쪽에 관심이 많으신 부류(?)이신 것 같네요...
저는 힘이나 전략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정의'까지는 닿지 못했습니다. 

정의를 다루게 되면 가치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13세기 중반 칭기스 칸에 의해 무자비하게 짓밟힌 무슬림들에게 칭기스 칸은 악의 화신이지만
수백년 오합지졸로 떠돌던 몽골인들에게 칭기스 칸은 신과 같은 존재일테니까요...

저는 다만, 칭기스 칸이 썼던 전략을 연구합니다.
그 사람은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서 스승에게 배운 적도 없던 그 신출기묘한 전략을 어떻게 창조했을까?
그 창조의 원천은 어디일까? 등등...

앞으로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활발하게 토론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펜싱을 하시니까, 일대 일로 싸운 일본의 미야모토 무사시나
중국 춘추시대 유명한 검객 연리(燕離) 등과 같은 사람들의 결투 전략 등도
함께 나누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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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친구
2010.02.02 23:47:38 *.180.96.4
오늘도 꾸준히 글을 올리시는 구구이삼 회장님.
벌써 스무번쨰 글을 올리시는군요. 칭찬해드려야겠어요. ^^.
저도 3개월째 하루 3시간씩 온라인 강의를 듣느라 꽤 고생이지만 그 꾸준함은 칭찬받아 마땅하답니다. ㅋㅋ
그러느라고 회장님 글을 차분하게 읽을 시간이 없어요. 아직 회장님 글들은 저에게 좀 어려워서 집중하고 열심히 읽어야 하거든요. 나중에 한번에 모아서 꼭 읽을께요. ^^
건강히 잘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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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건친구
2010.02.04 07:32:43 *.120.80.243
인생의 ROI론에 동의합니다. ^^
저는 또한 얼마전 구선생님이 우리 회사에 오셔서 강의하신 말대로 살려고 노력합니다.
평생을 살 것처럼 계획하고, 내일 죽을 것 처럼 행동하라!
작년 꿈벗 여행 이후 저는 조금씩 느리게나마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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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pio
2010.02.03 13:30:17 *.133.97.90

오! 동건 친구, 얼굴 본 지 오래 되었습니다. 언제나처럼 열심히 열심히 살고 계시겠지요.
저는 오늘도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전략에 대한 글을 쓰고, 7시에는 애들을 깨워 새벽 공부 시키고 학교 준비를 시켰습니다. 아내가 애들을 학교에 바래다 주러 나가면 저는 샤워를 하고 출근 준비를 합니다. 출근은 바로 안방을 개조해서 만든 나의 서재로 합니다.

오전 9, 벌써 고전이   엘비스 프레슬리의 히트곡을 크게 틀어 놓고, 진한 아메리카노 뽑아서 메일을 open합니다. 이로서 나의 출근은 완료!
간단하지요…^^

Free Agent
되고 나면 균형적인 삶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10 조직에 전적으로 의존해 오던 삶에서 탈피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지만 떠나오고 나면 많은 것들이 보입니다. 떠나기 전에 보이지 않던 인생에 있어 정말 소중한 것들이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소중한지 아닌지는 당장 수는 없습니다. 경우도 Free Agent 짠밥이 4 이상 되니까 치우진 삶보다 균형 잡힌 삶이 훨씬 행복하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있는 같습니다.

조직에
있을 때는 주말이면 직장 상사나 주요 고객과 골프를 치고 오면서 매우 뿌듯해 했습니다. 비록 골프를 치지도 못하고 좋아 하지도 않지만 언젠가 나를 이끌어 사람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기 때문에 이것도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런 행위들에 가치를 두었지요. 물론 그것도 훌륭한 투자이지만 현명한 투자가로서 ROI 생각한다면 시간에 훨씬 수익성이 뛰어난 투자상품이 많다는 것을 FA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의
ROI에서 R return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을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공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다 저희 집의 가훈이기도 하지요. 그러면 ROI I, Investment 무엇일까요?  이것이 중요한 물음인 같습니다. 인생의 ROI에서 I 찾아 내는 말입니다.
기업이 가진 많은 자원을 조합하여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듯이 개인도 자신이 가진 수많은 자원을 조합하여 많은 행복을 창출하는 방법을 찾아야 것입니다.

그러한
자원 가장 중요한 것이 시간이라고 지금, 저는 생각합니다. 인간이 가진 유한한 자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ROI HOT라고 표현할 있을 같아요. Happiness on Time, 시간을 가치 있는 곳에 투자하고 포트폴리오를 최적으로 조합하여 순간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항상 동건 친구를 보면 그렇게 살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뜨겁게, 뜨겁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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