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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2월 17일 20시 33분 등록

4주 동안의 변화 ④ - 드디어 밥이다

과일 식이요법 17일째부터 보식을 시작하였다. 며칠 더 하고 싶었지만 집안에 일이 생겨 어쩔 수 없이 중단해야 했다. 16일째 몸무게가 66.5kg이었다. 15일 동안의 식이요법으로 8.5kg을 뺐다. 단지 과일만 먹는 것으로 이정도 살을 뺄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예정대로라면 15일 만에 10kg가 빠져야 하는데 더 이상 빠지지 않아서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다. 어쨌던 식이요법은 여기에서 멈추기로 하고 야채전골을 중심으로 한 보식을 시작하니 몸의 반응이 얼마나 열광적인지 ······.

보식 이틀째까지는 별 탈 없이 잘 지나갔다. 문제는 사흘 째 되는 수요일 사단이 벌어졌다. 그날은 마실에서 다시 메뉴를 조정하는 날이었고, 꿈 벗 광곤이의 부산까지 가는 도보여행이 천안에 도착하는 날이기도 했다. 마침 포항에서 주문한 과메기가 도착해 낮부터 시식하느라 조금 먹었고 저녁에는 허회장님과 함께 역시 낮에 먹었던 과메기를 또 먹었다. 배가 조금 부른 느낌은 들었지만 식사도 거의 하지 않았고 술은 한 잔도 하지 않았으니 얼마나 늘었으랴 하고 저울에 올라가 보니 아뿔사, 하루 동안에 3kg나 늘어나 있었다. 아니 이런!!!

그동안 육즙이 빠져버려 허한 몸뚱아리가 기름기가 들어오자 하마 물먹듯이 몸속 가득 기름기를 채워버린 것이었다. 보식을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살이 다시 찔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되돌아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에 충격이 더 했다. 이틀 동안 몸을 단도리하고 단속해서 다시 2kg는 감량하였지만 단식을 마감했을 당시의 몸은 아니었다. 한번 기름기를 맛본 내 몸은 끈질기게 기름기를 요구하였다. 그렇다고 다시 들어줄 만큼 내 마음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어떻게 뺀 살인데······.

보식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운동도 시작하였다. 마라톤 같이 힘이 드는 운동은 가급적 자제하고 러닝머신에서 걷기를 주로 하였다. 처음에는 30분도 힘들었다. 하루 이틀 하면서 조금씩 시간과 강도를 높여나갔다. 이제 책을 읽는 것은 거의 운동하면서 읽는 편이다. 마땅히 달리 시간을 내기도 어렵기도 할뿐더러 운동하는 동안은 다른 것에 신경 쓰지를 못하니 오히려 더 편하게 느껴진다. 일주일이 지날 무렵부터는 예전의 수준으로 강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역시 나는 움직여야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금, 토요일 대학원을 다녀오고 나서 서서히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달 25일 식이요법을 시작하였으니 일수로 24일째이다. 물론 12월 말까지는 식이요법에 따른 보식은 계속할 것이다. 식사량을 반으로 줄일 것, 야채를 많이 먹을 것,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을 것, 야식을 먹지 말 것, 가급적 술을 피할 것 등이 보식의 규칙이자 생활의 습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타고난 성격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지라 과연 뜻대로 될지 모르겠으나 작심삼일도 어기면 다시 하고 또 다시 하면 하지 않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과일만 먹는 식이요법만으로도 10kg을 감량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고, 그러한 결심을 하고 실제 그렇게 실천한 모습이 솔직히 대견스럽다. 다시 5kg 정도는 늘 것이지만 그래도 언제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내년 이맘 때 쯤에는 정상적인 식사를 하면서도 65kg를 유지하고 있는 자로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내 몸이 변한 모습을 알몸 그대로 본 꿈 벗은 승완이다. 서울역 부근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같이 보낼 때 보았다. 나는 자랑스러워했고 그는 많이 놀랐다. 그는 이번 식이요법의 생생한 증거가 되어 줄 것이다.

이렇게 또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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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6.12.17 23:51:29 *.70.72.121
대단해요~ 과메기 정말 맛있는 건데... 쩝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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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2006.12.19 09:55:45 *.242.222.126
나도 과메기 무지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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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2006.12.28 20:32:07 *.75.166.98
항상 ,, 그 몸매를 유지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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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자식
2007.01.09 20:27:36 *.102.143.14
아...과메기...맛있겠다..
서울역에서 뵌 자로님의 쏙빠진 얼굴이 생각나네요.
과메기와 오버랩돼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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