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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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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25일 05시 12분 등록
단식중인가 싶을 정도로 활기찬 하루를 보냈다. 선생님 책에는 이틀째 북한산을 오르라고 되어 있지만, 내가 원했던 것 산행보다는 독서였기 때문에 요가를 마치고 바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보다 더 좋아하는 건 공원이다. 공원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누워 책을 펴든다. 날씨가 꾸리꾸리한 게 넘 아쉽다. 밝고 화창한 날이었으면 더 신났을 텐데…

과천 공원 잔디밭에 나처럼 혼자 자리깔고 누워 책보는 사람은 없다. 그런 내가 스스로 좀 어색했나 보다. 책에는 눈이 안가고 자꾸 지나다니는 사람을 의식하게 된다. 마침 책도 좀 어렵다. 다음에 남장친구랑 다시 와서 해봐야지 생각하고 벤치로 자리를 옮겼다. 그런데 벤치에서도 책이 안 읽히기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책이라도 보면 좋으련만 레몬즙 무게 때무에 책을 한권밖에 들고 오질 못해 다른 선택권이 없다. 억지로 책에 눈을 붙이고 있으니 슬슬 지루함이 몰려온다.

그래서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집에 돌아와 동영상을 보았다. 그리고 요가, 관장, 다시 요가. 하루를 돌아보니 활기찬 건 좋지만 좀 부산하진 않았나 싶다. 의식이 한군데 집중되지 않고 자꾸 의도하지 않은 것에 쏠렸다. 그래서 애꿎은 남자친구를 좀 괴롭혔다.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니 옆에 사람이 만족시켜주길 바랬나 보다. 다행히 남자친구는 내 요구에 응해줬고 마음은 훨씬 편해졌다. 그래, 나 지금 잘하고 있는 거다. 하루종일 음식생각도 안하고 5리터에 달하는 레몬즙 마신 것만도 대단하지 않은가? 참나찾기는 억지로 해서 될 게 아니다. 조금 더 기다려보자.


<< 일과 >>


4시 15분 기상, 레몬즙 만들기
6시 코칭 전화수업 참석
8시 동영상 감상 (거침없이 하이킥)
8시 40분 방청소
9시 글쓰기
10시 요가
12시 독서 (과천도서관 앞 공원, 무경계)
3시 30분 귀가 및 동영상 감상 (SBS 다큐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
5시 요가
6시 20분 관장
7시 30분 센터링
8시 요가
9시 30분 남자친구와 데이트
11시 취침

*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는 건 왜일까 궁금하다. 단식을 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잠이 준다고 하긴 하는데..이제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벌써? 라는 생각이 든다. 뭐, 그럴수도 있지. 오후에 중간중간 졸렸으나 레몬즙 마셔야 한다는 강박관념 (!) 때문에 잠들진 못했다.

* 레몬즙 만드는 건 생각보다 복잡하고 오래걸렸다. 꼬박 1시간 반이 걸렸고 방은 난장판이 되었다. 하지만 직접 만들어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물과 신 것 두개다 좋아하는 나에게 레몬즙 마시기는 별로 어렵지 않았다. 다만 30분마다 마시는 건 상당히 날 지치게 했다. 시계알람을 매번 맞춰놓긴 했지만, 자꾸 불안해서 시계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화장실 정말 많이 갔다 오늘.

* 관장 또한 별로 어렵지 않았다. 참고한 책에 쓰여진 대로 하니 생각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다만 선생님 책에는 관장액 삽입후 3~5분을 기다리라고 되어 있는데 2분 30초만에 화장실로 달려가 버리고 말았다. 내일은 좀더 버텨봐야지. 어쨌든 가벼워진 느낌이 아주 좋다.

* 하루종일 물밖에 안 먹었지만 배고픔은 전혀 없다. 오히려 계속해서 포만감이 느껴졌다. 대신 일어날 때 조금 현기증이 일긴 한다. 길을 걷거나 집에서 가족들이 식사를 해도 음식에 대한 욕구는 생기지 않는다. 물론 뭔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찰나적으로 일어난 때도 있었지만 무슨 음식인지 기억도 안 날만큼 짧은 순간이었다. 좋은 시작이다.

* 몸을 완전히 비우고 요가에 임하니 훨씬 잘 이완되는 느낌이다. 하루에 3시간 이상 요가를 하다니 대단하다…확연한 변화는 아직 없지만, 1주일만 이렇게 하면 나의 요가수준이 확 올라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 요가를 마치고 건물을 나오는데 음식냄새가 확 풍겨왔다. 내가 좋아하는 김치찌개 냄새다. 다행히 먹고싶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지 않고, 내 후각이 예민해졌나 보다 생각하게 되었다. 그걸 의식하다 보니 그 뒤론 별별 냄새가 다 난다. 여자향수냄새가 그렇게 독할 줄이야….
IP *.187.2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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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훈
2007.05.25 12:51:36 *.126.46.122
요즐들어 매끼마다 먹는 식사 시간이 그리 즐겁지 않습니다.
살아 남기 위해 어쩔수 없이 먹고 있다는 생각에 살짝 기분이 이상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지혜님의 단식일기가 색다르게 읽혀지나 봅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단식을 통한 참나찾기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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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05.25 22:25:38 *.187.228.73
명훈님, 몸이 마르신 편인데,
맛난 음식 맛나게 드셔야 살이 좀 붙죠!
하긴 봄엔 입맛이 좀 떨어진다고도 하죠.

전 선생님 책 따라 하고 있으니 건강은 크게 걱정 안합니다.
오늘은 너무 팔팔해서..내가 지금 단식을 하고 잇는 건가 싶을 정도 ^^;
어쨌든 다음 써포터즈 모임에서
보다 건강하고 밝은 얼굴로 인사드릴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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