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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6월 23일 18시 30분 등록
나는 늘 나에게 제 1 의 연구 대상이다. 삼성 월드, 2006년 6월

나는 나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그래서 내게 늘 주술을 걸어둔다. 나는 늘 나에게 제 1 의 연구 대상이다. 지난 40 대 10 년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면서 그 책의 제목을 ‘ 나 - 구본형의 변화 이야기’라고 불렀다. 마흔 살 10년을 기록하면서 나는 비로소 나에 대한 기록을 가지게 되었고 기록과 함께 최근 10년 동안의 개인의 역사가 존재하게 되었다. 더욱이 쓰기 전에는 전혀 예기치 못했던 엄청난 소득을 하나 얻게 되었다. 과거를 기록하는 것은 미래를 계획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과거를 기록하다가 다행스럽게 여기고 감사해야할 일들로 가득 찬 일상과 만나게 되었지만 그 속에는 또한 후회와 회한이 흰빨래 속의 얼룩처럼 박혀 있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었다. 순간 벼락처럼 내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것, 지난 10년 동안 후회로 남아 있는 것들을 만회하고 다시 한 번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있다는 사실이 너무도 고맙게 다가왔다. 나에게 시간이 있다. 나에게 내가 좋아하는 삶을 획책할 기회가 아직 있다. 이 깨달음은 아주 커다란 선물이었다. 그리하여 나는 50대 10년에 대한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단순한 미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박진감있고 생생한 10년의 풍광을 영화처럼 보고 싶었다. 나는 ‘미래의 회고’라는 시간 도착적 관계를 설정했다. 2006년부터 2015까지의 10년은 2015년의 시선에서 회고된다. 2015년의 나 - 이것이 현재다. 이것은 이미 이루어진 현실이다. 2006년 ‘지금’은 바로 2015년의 현실을 위해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는 출발점이다.

명함에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소장 구본형’ 이라고 새겨져 있다. 말이 소장이지 나는 혼자 일한다. 집이 사무실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있는 곳’이 바로 부가 가치가 창출되는 사무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모바일 오피스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내 비즈니스 모델은 아주 간단하다. 매출에서 세금을 빼면 곧 수익이다. 나에게는 비용이라는 개념이 전혀 없다. 나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 1인 기업에서는 내가 쓰는 모든 것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다. 먹고 마시고 입고 책사고 책쓰고 여행하고 연구원들과 노는 것은 모두 투자다. 이것이야말로 내 창조력과 차별성의 근원이다. 투자를 통해 나는 매순간 배운다. 그러므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심심하면 수시로 나에 대한 주요 정보들을 업데이트시킨다. 해가 바뀌거나 일 년이 중반을 흘러가고 있거나 어떤 감흥이 발현되면 나는 내 삶을 펼쳐놓고 여기저기 손을 봐둔다. 나를 가지고 노는 것은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나처럼 내향적인 사람에게는 자신은 언제나 가장 훌륭한 놀이의 대상이다. 그리고 삶은 고혹적인 계획이다. 그것은 아름다운 건축이며, 바람을 타고 휘날리는 깃발이며, 희미한 주점의 대화이며, 그리움이며, 치열한 전투며, 나팔소리며, 흥건한 땀이며, 기분 좋은 신음 소리며, 휴식이다.

내 직업은 변화경영전문가인데, 그건 ‘어제 보다 아름다운 사람을 돕는 일’이다. 영어로는 ‘We are helping people be a better person than ever before' 라고 쓰여 있다. 이것이 나의 work vision 이다.

눈을 감고 있으면 이 비전이 생생하게 살아서 그려내는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조금만 따라가 보자. 나는 평범한 한 사람이 조금 다른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녀는 주부였는데 한숨의 공간이었던 부엌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고, 그것을 부엌이야기라고 불러 출간하였다. 그녀는 소설가가 되었다. 또 다른 젊은이는 소심하여 늘 목소리가 떨렸는데, 그녀는 늘 조금 사람들로부터 떨어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외로워했다. 그러나 그녀의 가슴에 있는 따뜻함은 그녀를 선생으로 만들었고, 자신의 고독은 고독한 아이들의 등불이 되었다. 그는 식당의 주인이었고 매일 어울려 술을 퍼마시며 밤을 보냈지만 어느 날 한없이 되풀이 되는 하루와 똑같은 이야기들에 싫증이 났다. 그래서 공부를 하게 되었고, 유능한 레스토랑 컨설턴트가 되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각자 자기다운 삶을 찾아 즐겁게 사는 것을 보는 것이 내 기쁨이며, 나는 이 위대한 전환과 자기개혁의 우연한 한 불꽃이었다. 누군가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그 문제를 풀고 나옴으로써 자신의 운명의 길을 걷도록 도와주는 우연한 불꽃, 나는 이 불꽃을 'unexpected sparkle toward destiny'라고 불렀다. 이것이 내 직업의 상징성이다.

누군가에게 우연한 불꽃이 되려면, 스스로 운명의 길을 걸어가는 데 성공해야한다. 먼저 자신을 실험하지 않으면 안된다. 스스로 불이 되는 것, 이것이 불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조건이다. 스스로 변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 스스로 사례가 되는 것, 스스로 자신의 이론의 증거가 되는 것이 바로 훌륭한 변화경연전문가가 되는 초석이다. 2015년이 되어 나를 돌아보고 내 인생의 가장 풍요롭고 아름다운 지난 10년의 장면들을 펼쳐본다. 나에 대한 주술처럼 몇 개만 소개해 보자.

* 장면 1
나는 하루 경영에 성공했다. 내 하루는 매일 새로운 선물이었다. 하얀 24시간의 백지는 내 마음대로 기획되었다. 나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냈고 새로운 놀이를 실험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매일 기록했다. 해마다 책을 냈고, 책은 내 실험의 결과물이었다. 나는 언제나 내 책에 대하여 책임을 졌다. 태작은 없다. 모든 책은 다 성실한 모색이었다. 나는 언제나 내 책의 가장 중요한 독자였다.

* 장면 2
나는 내 시간의 꽤 많은 부분을 사람들에게 투자했다. 몇 백명의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자신의 꿈을 찾았다. 그들은 한때 평범한 직장인이었고, 품삯에 매어있었고, 다른 사람들처럼 아파트에 몰려 살았고, 자기 시간의 대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지 못하는 머슴이었다. 지금은 1인 기업가들이고, 일을 즐겨 보람을 찾고, 아침에 눈을 뜨는 특별한 공간의 소중함을 중히 여기고, 자기 시간을 확보한 자유인으로 살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기획할 수 있는 자신만의 하루를 가지고 있다.

* 장면 3
나는 매년 내가 가고 싶은 곳으로 여행했다. 일 년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에 그곳을 찾아 갔다. 소설과 영화 속에만 존재하던 공간들은 만져졌고 냄새 맡아졌고 내 손 안에서 바스락 거렸다. 나는 그 속에 있었고, 그 길을 거닐었고, 그 공기를 숨쉬었다. 그 사람들을 만났고, 이야기 했고, 눈을 마주쳐 웃었다. 그곳이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다.

10년의 기록과 10년의 기획을 통해 내가 알아낸 것은 삶이 이야기라는 점이다. 자신의 삶을 흥미진진한 어드벤처로 만들어 가는 것, 그리하여 누군가가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는 훌륭한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것, 나는 이것이 좋은 삶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 내가 내 손 안에 가지고 있는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들에 대하여 열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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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즐짱
2006.06.24 23:58:25 *.47.85.166
구소장님은 진정한 블루오션의 삶을 살아가시네요. 너무 멋져요! 삶의 마디마디가 창조적이고 차별화 되어 있음이 확연히 눈에 띄어요. 저도 좀 더 저를 가지고 놀아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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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효점
2006.08.06 23:13:44 *.164.134.114
The only one!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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