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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8월 19일 22시 41분 등록

이번 여행중에는 아주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평소 나는 사진 찍기를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좋은 장면은 사진이 아니라 가슴에 담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축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아내와 같이 여행을 가게 되어 디지털 카메라를 별도로 하나 새로 장만했습니다. 아내를 위해 사진을 좀 찍어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은 즉석복권처럼 찍자마자 결과를 금방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필름 걱정없이 얼른 셔터를 눌러 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찍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장 무르면 되니까요. 그래서 아주 많이 아무 곳에서나 아무 장면에서나 그저 괜찮아 보이면 아주 쉽게 사진을 찍어 댔지요. 그런데 정작 정말 멋진 것은 찍지 못한 것이 많습니다.

버스를 타고 프라하를 떠나 체스키 크롬로프로 가는 길 어딘가 작은 민가 앞을 지나다 꽃이 많이도 핀 집의 하얀 벽 창문이 열리면서 긴 치마를 입고 하얀 부라우스를 입은 소녀 하나가 창문 밖으로 모습을 드러 냈습니다. 그 모습이 예뻐서 버스 안에서 내가 손을 흔들어 주었지요. 그 소녀가 나를 보았어요. 그리고 소리를 지르며 양손을 모두 흔들어 주었습니다. 얼굴이 온통 웃음이었요. 우리는 그저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나는 그 소녀의 사진을 찢지 못했습니다.
나는 빨리 움직이는 버스라는 세계 속에 있었고 그 소녀는 움직이지 못하는 집이라는 시간이 머문 세상 속에 서 있었으니까요. 카메라는 그 순간을 찍지 못했어요. 나는 그녀를 두 번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고 우리는 서로가 누군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렇게 신나는 웃음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 순간은 다만 나의 마음의 뷰 파인더에 남아 있을 뿐입니다.

웃음은 신의 선물인데, 쓰고 써도 남는 것인데, 우린 그렇게 꽃처럼 많이 웃지 못하는 군요.

집에 돌아 오면 아래 메모를 남겨 두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대가 기억하는 빛나는 마음 사진 한장을 이곳에 남겨 두세요. "

IP *.116.3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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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빈
2006.08.19 23:00:07 *.29.236.27
오셨군요! 사부님^^ 많이 즐기셨는지요? 오래 기다렸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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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그녀
2006.08.20 12:43:28 *.239.80.137
사부님~건강히 잘 다녀오셨는지요? 9월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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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당팔
2006.08.21 10:29:31 *.224.156.12
소장님!
빛나는 강연, 멋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오셨군요.
그 동안 술도 안드시고 몸을 만드는 이유가 있었네요.
이제 그 무덥던 여름도 꼬리를 내릴 때가 되었습니다.
올 가을도 여름만큼 뜨겁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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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모아
2006.09.11 21:02:37 *.51.121.42
박사님의 강의를 두번들었던 팬 입니다
보내주시는 산소같은 글 덕분에 산소같이 살고 있습니다.ㅎ
박사님.
이번에 딸 의 졸업식덕분에 스위스여행을 하게됩니다.
유럽쪽은 첫여행지라 목적보단 여행에대한 설레임이 더 큽니다.
약 일주일정도 계획하고 2-3나라정도 투어를 하려하는데 어느곳을 가야할지 모르겠네요.
가고픈곳은 많고.ㅋㅋ
실속있고. 분수맞는 여행이 될수있도록 도와주심 고맙겠습니다.ㅎ
건강하시고 ... 안녕히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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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sook
2006.09.15 19:31:07 *.170.12.168
어느날 저는 안경 집을 잃어버리고 담을것이 마땅지않아 휴지에 말아서 이틀을 가지고 다니며 끼었다 놓고있을때 제옆에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신사분이 제옆에 않드군요 딱히 정해진 자리는없지만 왠지 느낌이 나쁘지 않았지요 하도 보기에 편해보여서 서툰말로 스폐어 안경집이있느냐고 물으니 가방속에 서 새것을 꺼내어 주시면서 제 손을 꼭 잡아 주셨어요 저는 왠지 좋았답니다 남자가 손을 잡아서인것 같아요 그분과 저는 얼굴만 한두차례보았을뿐 모르는 사인데도 그뒤 저는 그분을 보면 꼭 인사를 하고 지나칩니다. 관심을 가지고 상대를 보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느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은 참멋있다 하면 왜그렇게 기분이 좋을까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좋은 글을 읽고나면 왠지 내가 그 주인공이 되는느낌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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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2006.09.21 09:16:53 *.244.218.8
아.. 저두, 내일 프라하, 체스키크롬노프를 향해 떠납니다. . 그 덕에 고급 카메라도 하나 마련했어요.. 근데,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그 순간을 완벽하게 담을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그 행위를 위해, 그 실체는 놓칠 수 밖에 없다는 간단한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네요. 사진과 현실.. 잘 판단해 가며, 나중에 다른사람들과도 함께 나눌 사진도 .. 잘 판단해 가며 찍고 와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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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길문
2006.10.02 15:51:28 *.151.31.249
선생님의 팬입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을때마다 가슴이 뭉클뭉클함을 느끼는 영원한 팬
말입니다.
선생님의 저서는 거의 다 읽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그대스스로를 고용하라"책을 읽고 또 읽고 형광펜으로
도배를 그렸습니다.
많이 접기도 하고 틈만나면 읽어보고 항상 머리곁에두고 실천을 하
기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노트에 다 적어보았고 기회가 되어서 선생님이 진행하는 온라인 강좌도 들었습니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3개년 혁명프로젝트이 밑그림을 그릴수 있었서..
앞으로 더욱 멋진 비젼을 품을수 있는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수 있어
서 ....... 무엇보다도 바쁘신 와중에 전화를 받아 주시니 선생님은
진정 위대한 대한민국의 존경받는 리더라는 강한 확신을 해봅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꼭 만나뵙고 싶습니다.
책을 통해서 테이프를 통해서 온라인을 통해서 만나뵙고는 있지만
직접 대면하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즐거운 중추절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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