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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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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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4일 17시 41분 등록
1.그대 인생 중에서 가장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한가지만 골라 집중 성토하라. 그대가 마치 남인 것처럼. : 미루는 습관

보통 미루는 습관은 그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적당주의라는 것이 세트로 따라오는 성질의 못된 악습이다. 먼저 이 악습이 내 인생을 어떻게 지배하고 악영향들을 끼쳐 왔고 여전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내가 살아온 짧다면 짧은 인생 30년을 돌아봤을 때 인생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시기인 인생의 두 토막들 <즉 대학교 입학과 취직>이 나의 미루는 습관을 통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성토해 보고자 한다.
먼저 대학교 입학과 관련해 살펴보면, 나의 공부 스타일은 벼락치기 스타일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학년이 올라갈수록 꾸준히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은 이런 나의 습관과는 이율배반 적인 관계였다. 이처럼 학습에 있어서의 ‘미루는 습관’과 ’적당주의’ (학습에서의 적당주의란 그래 이 정도만 공부하면, 왠만한건 풀어..라는 마음) 이라는 악습은 나를 노예로 만들어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성적은 더욱 떨어지고, 급기야 원대한 꿈은 접고, 점수와 현실에 맞는 적당한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나마 수능시험 체제였기 망정이지, 기존의 학력고사 스타일이었다면 더더욱 대학 입학은 힘들었을 것이다. 더불어 앞에 언급한 미루는 습관과 세트로 따라오는 적당주의는 전공선택에도 바로 영향을 미쳐, 쪽 팔리지 않을 정도의 전공과 그 시기 터진 IMF의 영향으로 각광받을 직업으로 꼽힌 프로그래머를 단순~하게 고려해 생각 없이 지원,입학하게 되었다. 철저한 자기 파악 및 소질,적성,관심에 대한 파악만 있었더라도 대학 후의 방황과 취업 후 원하는 쪽으로 직무를 변경하기 위한 인내와 노력은 불필요 했을지 모른다.

두 번째, 직장 구하기
내가 취직할 때 쯤에는 누구나 토익 점수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대략 900점이 넘는 점수를 맞아야 어느 정도 맘에 맞는 직장에 취직할 수 있었는데, 나는 토익 공부를 하긴 했지만 대충대충, 적당 적당하다 보니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2개월 뒤에 원하는 점수를 획득하게 되었다. 졸업하고 난 이후이니 취직에도 더욱 조바심이 났다. 그래서 직장을 들어갈 때에도 일단 처음 서류 합격이 된 곳에 면접을 보고 바로 취직하게 되었다. 아마 조금 더 일찍 재학 중에 원하는 점수를 얻고 그 점수를 활용해 다양한 곳들을 지원하면서, 골라 보았다면 또 내 직장생활의 첫 단추가 더욱 훌륭하게 끼워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것은 전화위복이 되어 되려 나의 경력에 +가 된 경험이었다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 살아온 인생인 짦다면 짧기에 인생의 방향이 바뀔 시기인 두 변곡점을 지내온 동안에 악습이 나를 지배해온 모습들에 대해 적어보았다.
더불어 이 악습은 현재도 나를 지배하고 있다. 여전히 수많은 시간과 정력,자원을 낭비 하게 만들고 있다. 미루는 습관으로 인해 교통카드는 아직 신용카드 교통카드로 바꾸지 못해 매번 충전을 하기 위해 돈을 뽑고, 충전소를 찾아 다녀야 하며(한 푼도 현금이 없어 은행만 찾느라 30분 걸린 적도 다수 있습니다.)/ 장본 요리를 다음에 해먹지 머, 하며 미루다가 버리는 경우 자주!! 발생 / 병원 가기를 미루며 불안함에 떨기 / 웨딩 촬영도 대충 미루다 적당히 예식장 협력 업체를 골랐다가 지금 집에 걸린 웨딩 액자에는 내가 봐도 낯설은 중국처녀가 남편 최지환씨와 나란히 앉아있다. 또 자아비판이지만, 변경연 숙제도 미루고,미루며, 적당하게 하다 보니 매번 제출하고 나서 후회와 눈물,자책 뿐이다. 차분히 해내간다면 1년 뒤 100만큼 얻어갈 수 있는 이런 기회들을 조금씩 조금씩 놓쳐 채 50도 얻지 못할까 싶다. 어제도 익산으로 못 가게 되었을 때 부모님께 바로 전화를 드렸어야 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다 보니, 이미 수업에 들고 오시려고 맥주와 안주를 사두셔서 죄송함에 몸 둘 바를 몰랐다.

이처럼 이 미루는 습관은 나의 청소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끊임없이 나를 지배해 오고 있다. 인생의 방향을 바꿔버릴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 것도 같고, 또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사건을 일으키며 다양한 자원을 과소비하게 만든다. 이제 이 “미루는 습관”이라는 악습과 세트로 따라오는 “적당주의”를 벗어버리고 싶다. 아우~

2.그대 인생 중에서 가장 멋진 것은 무엇인가? 한가지만 골라 마음껏 칭찬해 줘라. : 책임감

나는 책임감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이 책임감은 직장 생활에서만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살펴 보았을 때 나는 어떤 데드라인과 명확한 주위 사람들의 평가가 있을 경우에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다시말해, 스스로가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달성하는 면에서는 “미루는 습관”과 세트인 “적당 주의”가 판을 망쳐놓지만, 명확한 목표 시간이 있고 내가 책임을 지고 달성을 해야 하는 업무에 있어서 그 세트들은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즉, 나는 나에게 어떤 직무가 정해지고 요구되는 성과가 명확히 있을 경우엔 최고의 책임감을 발휘한다. 더불어 책임감으로 인해 직장 생활에 있어서는 득이 참 많았던 것 같다.

평소 프로젝트를 잡고 있을 떈 근무 외 시간에, 자다가 잠깐 깼을때도 그 생각들을 주로 하게 되는데, 그때는 이전 회사에서 오케이 캐쉬백과 관련된 잡지를 만들 때였다. 집에서 곰곰히 생각하다 보니 광고 한 개가 뒤바뀐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잡지는 인쇄에 들어가면 끝인 일이기 때문에 더더욱 확인해 봐야겠다는 찝찝함이 극에 달했다. (사실, 광고는 격달로 돌아가면서 나가기 때문에 격달 뒤에 나가도 큰 상관은 없다.) 결국 저녁 12시에 택시를 잡아타고 회사로 급하게 향했다. 회사에서 확인해 보니 정상적으로 넘어간 것을 확인. 비로소 안심이었다. 그땐 무엇보다 직장 생활에 있어서의 책임감이라는 것은 정말 무겁고 또 무겁다는 것을 먼저 깨닫게 되었다. 그때는 아무도 알아주진 못했지만 매사에 주어진 업무를 책임감을 가지고 달성하려고 노력했던 그러한 나의 모습들은 나를 알차게 하나하나 채워나가는 것 같아 나에게는 아주 자랑스럽다. 무엇보다 일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중요하고 어렵게 여기며 지켜내려는 나의 모습들이 무엇보다 내가 모르던 나의 한 모습의 발견이었고, 그 이후에도 나는 내 이름으로 맡겨진 업무에 대해서는 모든 책임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

또, 이런일도 있었다. SK주유소에서 캐쉬백과 연계한 공연 홍보 및 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홍보 날짜는 월요일인데, 해당 물품과 현수막등이 각 주유소로 월요일 오후쯤에나 배송된다는 것이 아닌가? 나와 같은 팀 대리가 맡은 일이었기에 고민하고 협의한 끝에 함께 1박2일, 서울/경기 주유소를 직접 돌며 배달을 마쳐 업무를 달성한 경험이 있다. 대략 50여개의 주유소를 돌고 이벤트를 설명해야 했는데 2일 내로 가능할까 싶었던 일이 책임감 하나로 뛰어들어 일요일 저녁, 깔끔하게 완료되는 순간의 희열과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인정, 플러스로 따라오는 회사 이사님의 인정과 칭찬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뿌듯함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는 25년 평생 모르던 나의 장점(물론 적용되는 분야가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을 하나 발견한 셈이고, 그 장점은 현재까지 내가 집 이외에 생활하는 주요 활동 공간인 직장에서 요긴하고,중요하게 발휘되고 있다.
이 점은 나이가 먹고, 경험이 쌓이며, 유연해 질때에도 언제까지 나에게 남아 있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다.

3.그대에게 신 같은 힘이 있다면 1번과 2번을 바탕으로 그대 인생의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는가?

1,2번을 통해 나의 악습을 살펴보고 그와 반대로 칭찬해 주고 싶은 점들을 면멸히 살펴보니, 무엇보다 현재 나에게는 내 스스로가 살아내야 하는, 내 삶에 대한 주인의식, 책임감이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체적으로 나 답게 살기 말이다.
그래서 항상 그렇게 내 인생을 돌아봤을 때 뭐하고 뭐 안 닦은 듯 찜찜하고, 모자란듯 했나 보다.
또 “ 가치관, 원칙, 나만의 철학” 이라는 단어들을 볼때마다 제대로 살고 있지 못한 듯한 기분이 들면서 그 단어들이 투영된 내 삶을 진심으로 가지길 원하고 또 원했었나 보다.

즉, 내가 이처럼 내가 살아내야 할 것은 직장생활 만이 아닌 책임감을 가지고 그것을 포괄한 인생 전체라는 것이다.
회사처럼 누구의 강요에 의해서 설정된 목표가 아니라 나 스스로가 나의 인생을 설계하고, 목표를 세우고, 달성해 가도록 노력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나의 악습들은 나의 인생 전체를 망쳐 놓기 가장 좋은 것들이 아닐까 싶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강력한 책임감이라는 요소가 내가 가진 특성의 일부로 녹아있다는 점이다.
이 일부 분야에서 강하게 발휘되는 책임감이 내 인생 전체를 아우르면서 힘들 발휘할 수 있도록 바꿔보고 싶다.

만약, 과거 내 인생에서 미루는 습관과 , 적당주의가 없이 내게 주어진 것들을 즉각,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노력했고 인생 전체에 대해서 조금 더 책임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지 모른다.
즉, 나의 과거 학창시절은 공부로 더더욱 치열했을 것이고 보기 좋은 성과를 발했을 것이다. 내 인생을 결정할 수도 있을 학과 선택에 있어서도 책임감 있게 나를 철저히 파고들었다면 나에게 쏙 맞는 학과를 선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빽투더퓨처와 같이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 나는 현재와 향후 미래에 비로소 나의 이런 악습이 제거된채 내 인생 전반의 책임감을 발휘해 봐야 할 것이다.
만약 뜻하는대로 악습과 나의 칭찬하고 싶은 점인 책임감이 강력하게 발휘될 수 있다면 내 인생은 어떻게 될까?
가장 먼저는 앞에서 소소히 언급했던 시간과 정력,자원낭비들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아직까지도 갈피를 정확히 못잡겠고 방황하던 내 삶의 목표와 방향에 대한 적극적 탐색이 일어날 것이다.

“ 가치관, 원칙, 나만의 철학”
이라는 단어앞에 고개숙였던, 텅비고 빈 것처럼만 느껴졌던 내 삶은 많은 활력을 찾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그러한 악습이 사라지고 인생 전반의 책임감이 생겨났다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거나 하진 않을수도 있겠다.
즉 양적으로는 지금보다 모자랄 수 있을 것이나, 질적으로 내 삶은 이처럼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 질 것이다. 내가 가는 방향을 알고 주체적으로 이끌고 가는 것과, 그동안 100m정도의 거리만 보고 열심히 걷기만한 내 삶의 질과 만족도는 분명 다를 테니까.. 더불어 현재 여기 변경연에 발을 담그게 되면서,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기회들을 의식적으로 좀 더 자주 접하고 수 많은 다양한 책들, 주위 동료들 또한 내게 자극이 되어주고 있으니 악습을 잡고 책임감을 더 넓게 발휘한다면 내 삶에도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이라는 컨셉의 내가 바라는 삶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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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8.08.26 10:03:29 *.36.210.31
애썼네요. 꾸준한 자기 성찰이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모처럼 만의 한가하고 의미 있는 시간을 갖은 것 같군요. 엄마로서 아내로서 한 사람의 여인이요 인생으로서의 전반적인 모색과 함께 원하는 삶의 방향성과 성취를 위한 일상을 도모함이 참신해 보입니다. 지금처럼 하나하나 잘 가꾸어 나가다보면 그대 인생의 좋은 날들이 많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아가도 엄마의 속삭임과 함께 흐뭇한 미소를 보내고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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