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연구원

연구원

  • 소은
  • 조회 수 4875
  • 댓글 수 4
  • 추천 수 0
2008년 9월 18일 04시 59분 등록



연구원 4기 보충수업

 

장소: 마루

때와 시간: 2008년 9월 6 토요일 오후 1 ?

참가자(도착순)- 정화/-한숙-지혜/지환-사부님/해언/은미-재우-홍스- 지희-현정-거암

발표순서: ? 지혜 ? 거암 - 지희 

 


DSCN0396.JPG


 

개인사

남들과 비교해 내 인생이 힘들다 생각했으나 쓰다 보니 그렇지도 않더라. 기대와는 달리 자신에 대해 크게 발견한 것 없다. 오히려 자신을 분석하는 일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러나 기록으로 족하지 않고 뒤를 돌아봄으로 앞을 어떻게 꾸려갈지에 대해 찾아내길 바랬으나 그렇게 성공했다고 할 수 없다.

 

나의 첫 책

랜디 포시의 말로는 벽이 우리 앞에 있는 것은 우리가 그걸 얼마나 원하는지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지난 한 달 동안 내 앞의 벽이 크다고 느꼈다. 책 한 권 쓰는 게 뭐 그다지 중요하랴. 그러나 그 일이 한 사람의 미래가 얹혀진, 일대 전환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참으로 부담되는 일이다. 그런 부담이 내게 있었다. 지환에게 코치 받고 3-4주 지나는 동안 주제와 소재를 대충 잡았지만 다시 난관에 빠진 기분이다. 이게 책이 될까 회의가 생긴다. 생각을 정리해보면;

1)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고 기질에도 잘 부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면

-> 시사, 다큐(사회비평), 역사와 관련된 책이 될 것이다.

2) 사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내 삶 뿐 아니라 남의 삶이 궁금하다.

-> 사람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
3) 미디어에 관한 이야기

 

가장 고민은 미래의 비즈니스와의 연결 부분이다. 3 + 1, 그 교집합은? 위의 어느 것이든 일단 시작하면 어느 선에서 교집합으로 모든 것이 만나지리라 생각은 한다.

(갑자기-)내 별명은 봉창이다. 유봉창,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잘해서.(모두 웃음)


 

책제목: 이상한 대한민국

박노자의 <당신들의 대한민국>에서 아이디어 얻었다. 박노자 글 완전 빨갛다. 시선 무척 다르다. 그러나 공감이 많이 간다. 문화적 폭력, 거대 사회 담론의 폭넓은 터치, 나는 아직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 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그들의 시선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글(사회비평)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답답함에 대해 한 마디 하는 글. 내가 사는 사회를 한 구퉁이라도 고쳐볼 수 있는 글...<대한민국 보고서>란 책도 비슷한 내용을 다루지만 재미없다. 내 책도 공감을 얼마나 얻는냐가 숙제다.

 

그 외에 생각해 보는 책들: <역사 속의 미디어-황후들의 스캔들?> <**** 때려잡기>

철학적 깊이도 있고, 밥도 해결해주는 책 ? 이것이 문제다!!!


DSCN0397.JPG

 

코멘트


재우
: 어느 시대의 사건을 잡아 완전히 새로운 (사회비평적 시각에서)
역사 신문을 만들어보면 어떨까(그의 아이디어에 모두 '와우' 감탄, 그가 '최코치'에 이어 '책코치'로 등극하는 순간이다)

DSCN0417.JPG


DSCN0401.JPG

사부님
: 왜 창이가 말랐는지 알겠지? (한나 아렌트가 정의한 예루살렘 아이히만의 
순전히 생각없음 sheer thoughtlessness)  1962년 예루살렘에서 2차세계대전 중의 학살 책임에 대한 전범 재판이 있었다. 이 재판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한 것과는 달리 유독 아이히만만 칸트까지 인용하며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한다. 당시 유럽의 2천만 유대인 중 6백만을 학살한 주역인 그는 상부의 명령대로 직무를 이행했을 뿐인데 무슨 죄가 있는 거냐고 되물었다. 생각없음! 이 아이히만 사건은 관료주의의 맹점을 이야기할 때 자주 거론되는 사건이다.

권위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이 얼마나 많은 피해를 가져다 주는지-그런 것에 대한 비평, 그게 창이 하고 싶은 이야기겠다. 그게 왜 그리 의미있는 작업인지, 내 삶에 녹아나는 이야기로 만들어야.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새롭게 제기해주는 책이라면 더 의미있을 거다. 어떤 이슈로 어떻게 사회적 공감을 얻어내는냐가 관건인데 이는 어떤 양식(차별적 구성)으로 글을 쓰느냐가 핵심이다.

그대가 말한대로 왜 가난한 사람들을 한국사람들은 그렇게 푸대접 할까에 대해 쓴다고 하자. 일단 그 이야기를 꺼내줄 사례 하나를 가져와 시작한다. 그러면 사회적, 역사적 배경까지 추적하는 깊이있는 비평이 가능해진다. 


DSCN0415.JPG

지혜


개인사

개인사는 사건중심으로 썼다. 지원서 쓸 때 책 쓰고 싶단 생각으로 잡은 아이디어가 <자연으로 돌아간 사람들>이야기다. 인터뷰로 완성할 책이다. 나는 항상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다. 때문에 인터뷰이를 잘 찾아내는 것이 책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이다. 주제는 넓게 잡았다. 남을 위한 책이기 이전에 나를 위한 책이다. 미래에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을 미리 간접 경험해보는 기회도 된다. 젊은 부부 위주로 취재하고, 다른 삶의 방식도 존재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책 제목: <이보다 좋을 순 없다>

1:나의 이야기, 2:그들의 이야기, 3: 당신이 만드는 시골이야기(마음의 숙박업:소금 힐링타운(?))

 

코멘트

 

소은: 주제가 너무 브로드하다. 조금 좁히고 특정 주제를 공략하라. 어떤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할건지(질문지 중심(잘 구조화된 질문 필요) 혹은 몇 차례에 걸친 인터뷰(대답을 끌어내는 질문의 기술 필요) 정하라.

사부님: 원순, 그는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가 이런 말을 했다. 농촌이야말로 벤처다. 기회의 땅이다. 지혜 책은 이런 생각을 전달하는 책이면 좋겠다. 젊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스타일에 있어 대안을 주는 책 

 

(지혜씨, 내가 이렇게 정리해서 올리리란 생각을 안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록하지 못했어요. 누락된 건 본인이 댓글로 보충해주세요-소은)


거암

개인사


지금까지의 세일즈 경험에 포커스를 맞추어 썼다. 그 역사를 정리하니까 나름 추억에 잠기게 되고 개인적으로 이전 일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나의 첫 책 <내 안의 영웅찾기>
첫 책은 나 개인에게 의미있는 책이지만 연구원으로서도 족적을 남기는 책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연구원 리뷰 책들의 플로우가 이미 멋진 변화의 주제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리뷰한 책들의 플로우를 차용하여 '변화'에 대한 내용을 쓸 것이다.(이것 저것 가져다가 잘 버무리는 소위 비빔밥 전략이라고나 할까)

책의 목표: 인생에 대한 정확한 해답이 어디있으랴. 정해져있겠냐만 다만,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이구나'하고 독자가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

책의 구성

1장:우리가 처한 경제-미시/거시적 관점
(43살에 다시 시작하다에서 그림 형제 우화 무척 마음에 든다. 알랜치넨의 중년 우화들 역시! 이것들을 잘 응용하여 인트로를 멋지게 장식하려 한다)
2장:출사-인간 '욕망'에 대한 분해
(욕망이 변화로 진화하는데 있어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 변화 1법칙(불만족*질문*비전), 이런 식으로 제2법칙, 3법칙을 만든다-사부님 글 많이 인용하게 될 거다(사부님을 향해, '그래도 되지요?', 사부님 '암, 그럼!', 우리 모두 '그래, 잘 버무려봐라')
3장: 입문-세일즈 관련해서 꿈, 시크릿, 양자역학(말이 끝나기도 전에 모두들 '또 버무리냐?', 거암, '당근 잘 버무려야지')을 잘 정리한다. 장애물, 조력자(폴 세잔느-에밀 졸라/ 이중섭-김광림..),비즈니스와 영웅(안철수,피터드러커,잭웰치..), 새로운 여행-통찰, 죽음, 행복(틱낫한,달라이라마..) 내 안의 영웅찾기(강점 혁명,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까..), 천복을 찾아라(사부님 책들, 찰스 핸디, 조셉캠벨..'또 버무리는 거죠'ㅎㅎ)

DSCN0403.JPG

<내 안의 영웅찾기>란 제목의 책 아직 없다. 변화라는 키워드로 쓴 '영웅', 주인공은 '나'다.

참고문헌 약 100권 예정-읽은 책은 최대한 (버무리기에) 활용한다.

처음에 보험설계사를 위한 실용서를 쓰려고 했다. 그러나 보험설계사들 내 돈 주고 책 안산다.(웃음)
그러나 <영웅> 책을 쓰면 자연스럽게 위의 보험설계에 관계된 내용이 녹아들 것이다.

9-10월에 데이타 장전-자료 집중적으로 모으고 분류, 올 해 안으로 초고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코멘트

정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좋았다. 인용문만 모아서, 나는 베낀 사람이다, 그 나름의 구성이 매력있다. 멋진 짜집기도 기술이다. 버무림, 좋다.




지희: 재테크에 관계된 책이 아무리 많아도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특별한 책에 끌린다.
<왕비의 재테크> 혹은 <5천만으로 50억 벌었다> 이런 책 있다면 산다.

사부님: <아줌마를 뿅가게 하는 말들> 이런 제목 어떠냐. 부제로는 '네 안의 영웅을 깨워주는 주술' 정도로 하면 좋지 않겠냐. 어차피 변화이고 네가 주인공이면 네 직업이 글에 들어갈 것이고, 이왕 버무릴 거면 누군가를 충동질하고 불싸지르는 근거있는 인용문집을 만들면 어떻겠냐. 세일즈라는 큰 틀 안에서 매 순간마다 필요한 주술을 꺼내쓸 수 있도록 말이다. 어쩌면 이미 그런 포맷의 책은 많을 거다. 그러나 '인용문의 정수들'을 끄집어내서 케이스별로 보험업계의 현장을 공략하는 것이라면 해볼 만 하다.(와우, 기록하던 내가 숨을 몰아쉰다. 사부님의 틈새 찾아내기 센스는 과연 천재적이다!)


지희



개인사

개인사를 쓰기 위해 주변의 20명 정도와 인터뷰하듯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아는 것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아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정리해 보니 나에게 4개의 큰 사건이 있었다. 두 번은 내가 제어할 수 있는 것이었고, 두 번은 그렇지 않은 것이었다. 제어할 수 있었던 사건들이 내겐 숙제로 다가왔다. 여전히 달라지지 않은 것, 개선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들, 원인이 저 밑에 그대로 있는 것들...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연민 때문에 눈물을 비쳤다. 
고쳐야할 것을  5가지 정도로 정리하니 이제 갈 길이 보인다.변화의 가능성을 자신에게서 찾아냈다는 것, 40대, 내 인생의 두번째 20대,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는것이 개인사 쓰기의 가장 큰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1995년부터 리더십에 꽂혀있다. 사람들을 추동시켜 실행케 하는 것, 그런 안내자가 되는 것, 그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이다. 내 첫 책은 내가 쓰고 싶은 책, 뭔가 출구가 되는 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첫 책

1안) 심리학 공부하면서 '동기-실행 지수'에 맘을 많이 뺏겼다. 대단한 결과물을 가진 건 아니지만 아이와의 실험을 바탕으로 그 과정을 그려나가면 될 것이다. 당신 아이의 동기지수는? 가정을 경영하는 CEO인 주부들이 아이를 향해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지와 연결하면? - 뻔할 수도 있는 이야기지만 내 경험을 사례로 가지고 와 심리학적 이론을 근거로 전개하면 되지 않을까.
2안)그 동안의 인터뷰 경험을 살려서 책을 하나 내는 것-제목은 <나는 어떻게 시련을 극복했는가>. 유명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을 두 챕터로 나누어서 싣는다.
3안)왜 젊고 유능한 사람들이 결혼을 못하나. 잘 들여다보면 문화라는 지수가 개입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연애지수와 문화지수를 심리학적인 근거에서 풀어나간다. 


코멘트
(다른 사람 코멘트 기록 못함)

사부님: 인터뷰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전문적인 인터뷰어(interviewer)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좋은 인터뷰이(interviewee)'도 중요하다. <타인의 삶>이란 영화가 있다. 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 후배에게 고문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이 놈 하는 말이 왜 거짓인지 아느냐'라고 묻는 것이 이 영화의 첫 장면이다. 답은 '처음부터 끝까지 쉼표 하나 안틀리고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거짓말임을 알 수있다'는 것이다. 진실은 매번 다르게 대답된다. 전문 인터뷰어는 '어떻게 질문하면 좋은 대답이 나올 것인지 아는' 사람이다. '어떻게 질문하느냐'는 인터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스킬이다. 
2)안의 책의 경우, 여러 사람에게 이것 저것 다양하게 물어보지 말고, 가장 어려웠을 때, 그 때를 어떻게 지났는지 집중해서 물어보는 게 좋겠다. 주제가 '시련'이 되는 것이다.(조금 고심하시더니) '그런데 지희야, 내가 나를 인터뷰하는 책은 어떻겠냐?'(사부님 특유의 북코치 카리스마가 다시 나온다). 인터뷰 대상이 나 자신이 되는 거다. 나에게 어떤 질문으로 접근하면 내 속의 것을 최대한 꺼낼 수 있을지, 그것을 생각해보는 거다. 

나에 대한 인터뷰
1.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 속에서 말하길 꺼려하는 것, 그걸 어떻게 질문으로 꺼낼 것인가?
2. 내 강점을 알기 위해서 내가 나에게 무슨 질문을 던지면 좋을까.

('나 역시, 특별한 테마로 인터뷰한 책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내가 쓰면 좋을 책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사부님: 앞으로 하고 싶은 테마여행의 proposal 을 글로 써보는 것이 좋겠다. 가상이지만 정보를 제대로 주는 스토리가 있는 글, 예를 들어 어느 호텔 203호에서 일어난 일을 서술하는 것으로 시작해 이야기를 전개하는거야,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네가 기획하고 있는 테마 여행에 독자가 동참하게 되는 식이지, 그 독자는 진짜 여행에 따라가고 싶지 않겠느냐? 타켓 고객을 책으로 형성하는 것이다...


사부님이 생각하고 계신 '혁명적인 출판사'에 대해 물어보았다.


현 우리 출판시장을 보면 출판사의 관심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어떤 작가를 끌어와야 비즈니스가 될 수 있는지
2. 외부에서 베스트 셀러 작가를 얼마나 발빠르게 픽업할 수 있는지
3. 실험적인 차원에서 신인 작가를 얼마나 잘 발굴할 수 있는지

좋은 작가가 책을 내고 싶어하게 만드는 출판사. 결국 저술은 컨텐츠의 힘이다.
지금은 못하고 있지만 우리 출판업계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출판사를 만드는 것이다

1. 컨텐츠 값을 제대로 지불하는 것이다. 현재 인세는 10% 내외다. 출판사들의 인세 규정이나 마케팅 방법 등이 천편일률적이다. 이전에는 모든 서점에 책을 다 깔았다. 유통의 비용이 막대했다. 온라인의 17%를 차지하는 예스24와, 오프라인으로는 교보를 택해 책을 깔고, 절약한 유통 비용으로 다른 데 투자하는 것이다. 
2. 마케팅도 독자가 하도록 하는 것이다. 출판 전에 웹사이트를 통해 독자층을 미리 형성하는 방법으로  
책에 대한 펀드를 만든다. 10만원 정도씩, 1명이 10권을 사서 선물하고 홍보하면 독자층이 바로 광고층이 되는 것이다.(readers = marketers) 펀드 회원을 만들기 전에는 신뢰감을 주고 윤리적 원칙을 선포하는 <펀드 강령>을 만든다. 그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DSCN0422.JPG

근처 생맥주집 <아미고Amigo>에서 이어진 제 3교시
사부님 맥고모자가 근사해 돌려가며 써보았다.


DSCN0430.JPG


사부님 책 쓰실 때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으시나요?

아이디어는 독서하는 중에 많이 얻는다. 이런 책 이미 있지만 나는 이런 각도로 새로 써보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떠오르면 노트하고 생각을 구체화시킨다. 어떤 책은 나보다는 다른 사람이 쓰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럴 때 그 아이디어는 바로 내려놓는다. 책을 쓸 때 완전히 책의 방향을 정하고 쓰진 않는다. 보통 세가지 책 아이디어를 늘어놓고 함께 진행시킨다. 책을 쓰다보면 책이 제 길을 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반드시 내가 생각한대로 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쓰신 책 중에 가장 애정이 가는 책은요?

아무래도 첫 책이 애정이 많이 간다.
그 다음에는 쓰면서 매우 힘이 들었던 코리아니티,
그리고 43살의 Me story.


그외 사부님의 이야기 조각들을 모아봤다
  
(코리아니티에 대한 이야기가 마구 쏟아지다가 그것이 서로 다른 지구촌의 문화이야기로 이어지고,
문화는 다시 언어 이야기로 이어졌다.)

문화의 엑기스는 언어다. 영어는 누구와 이야기 해도 같다. 매우 자유롭다. 한국어는 누구와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무척 다르다. 상대적으로 덜 자유롭다. 언어를 사용할 땐 그 언어의 문화도 따라온다. 영어를 말하면 영어 문화가 따라와 행동이 그만큼 자유스럽고 모두와 스스럼없이 대화하게 된다.
 
공자는 대단한 사람이다. 그가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Good to Great의 제 5 레벨, 설명하지 않고 아는 것, 자연의 법칙, 노자의 사상, 리더가 없어도 조직이 돌아가는 상태. 중용, 스티븐 코비의 7습관은 이런 걸 서양적으로 해석해 놓은 책이다. 신영복 선생의 <강의>는 동양고전으로 뛰어들게 해준다. 그것을 기점으로 넓고 넓은 동양 고전의 세계로 직접 옮겨간다면 그 책은 임무를 다 한 것이다. 만약 썸머리로서 그 책을 생각한다면 무용하다. 동양 고전의 생각은 우리 DNA에 이미 들어와 있다. 이해가 어렵다고 생각할 필요 없다. 그것은 찾아질 수 있는 것이다.
 
니체, 그는 언어에 파워가 있다. 너무 공감이 간다. 어쩌면 그렇게 심오한 걸 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우리는 현재보다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그의 말은 자기 개발의 제 1 법칙이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어떤 주술로 꺼내 줄 것인지가 자기 개발서의 숙제다. 소크라테스처럼 질문하면 된다. 불편한 질문을 계속 던지는 것, (여기서 지희씨 책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이어졌다) 내 속에 뭐가 있는지 나도 궁금하다. 그걸 어떻게, 무슨 질문으로 꺼내느냐, 그걸 다루는 책 괜찮지 않겠는가. 나를 인터뷰하는 기술, 절대로 내놓지 않을 걸 내놓게 하는 질문 스킬.. 딴 사람을 어떻게 바꿀까 하는 책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 질문을 나에게 돌리면? 정말 알고 싶은 건 '나'다. 사람들이 자아개발서를 읽는 건 정말로 '나'를 알고 싶어서다. 자서전 쓰는 법 같은 책 서치해서 답을 끌어낸 예를 들어 글을 쓰는 거다.

첫 책, 무척 중요하다. 애를 낳는 출산과 같다. 그건 생명을 낳는 일이다. 아이를 낳으면 부모 인생이 달라지듯이 첫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

DSCN0416.JPG


(가만히 손으로 턱을 괴고(혹은 팔장을 느긋히 끼고) 들으시다 천천히 꺼내놓으시는 아이디어와, 모든 걸 아우르는 통찰의 솜씨가 얼마나 눈이 부신지, 사부님의 말을 듣고 있으면 헷갈리는 여러 갈래 길에서 헤매다가 갑자기 앞이 훤한 신작로로 나오는 기분이 든다.)


마치며: 나의 느낌

함께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는 것, 한 자리에 모여 브레인스토밍하듯이,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피드백을 해주는 것의 힘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 자리였다. 어느 한 사람의 피드백은 또 다른 아이디어의 원천이었다. 그리하여 한 아이디어는 국수가닥이 늘어나듯 마구 여러가지 아이디어로 분화되었다. 발표한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 좋은 아이디어를 건지고 배우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뉴질랜드에서의 다소 긴장감이 떨어지던 수업 때 보다 훨씬 인텐스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사람들의 참여가 많으면 확실히 차이가 생긴다. 정말이지 쪽 수의 힘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위대한 승리>(32쪽)에서 잭 웰치가 말했다. '회사의 가치를 최고 책임자가 결정할 때 가능한 회사의 모든 사람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 이유는 여러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개개인이 무엇인가 거대하고 중요한 것의 일부라는 느낌을 갖게 해주기 때문'이라고.

그렇다. 사부님이라는 한 좋은 리더를 구심점으로 하는 어느 '완소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것, 그것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다. 모두 같은 기분이라는 걸 그들의 얼굴에서 나는 읽었다. 행복한 밤이었다. 이제 혼자서 앓는 시간은 조금 줄이리라. 

IP *.127.99.9

프로필 이미지
정산
2008.09.18 09:39:39 *.97.37.242

소은님이 정리한 내용인가요?
정리 잘됐네요. NZ 다녀오더니 이것도 아주 좋아졌군요. 매사에 일취월장...(저, 출세 할 수 있겠죠?... ^_^)
to be continued... 기다리겠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거암
2008.09.18 17:31:38 *.244.220.254

대단하십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섬세하게 담으셨네요........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실텐데..........
조교님 글을 보고, 다시금 수업내용을 복기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
프로필 이미지
촌년지혜
2008.09.19 10:41:42 *.251.5.1
촌년지혜는 항상 한숙 조교님 보며 배우는게 많답니다. 그 열정과 성실함,재기와 능력까지..
막내들이 챙겨야 하는 것까지 모두 챙기시는 것이... 반성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부지깨이
2008.09.25 20:35:23 *.160.33.149

  날 추켜세우는 말이 있어 댓글 달기가 거시기 했는데,
 그것을 빼면 참 좋은 후기다.   소질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