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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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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4일 18시 10분 등록
1. 그대의 인생 중에서 가장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믿거나 말거나, 내가 숙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마녀가 나타났다. 홀연히 비자루를 타고 와서는 이것 저것 질문을 해 데더니 내가 어느 정도 답을 찾는 것을 보고서는 다시 홀연히 사라졌다. 그것들을 여기 적어 두었다. 적어두고 보니 마녀가 답을 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내가 내 안에서 답을 찾았을 뿐이었다. 왠지 속은 느낌이긴 하지만, 아마 마녀가 없었다면 혼자서 쉽게 찾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녀, 이번에 정말 고마웠어. 종종 나타나서 문제를 해결해 줘. 꼭 또 다시 와야 해”

마녀 : 현정, 네가 가지고 있는 기질 중에서 가장 못 된 것이 뭐지?
현정 : 글쎄, 무엇보다도 가장 못 된 것은 ‘제때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미루는 것’ 이야.
마녀 : 미루는 이유가 뭘까?
현정: 그건 게으르니까. 아니야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다른 일을 할 때는 별로 안 게으른데 중요한 일들을 할 때 더 게을러져.
마녀: 글쎄, 왜 게으르게 되는 거냐구? 내가 볼 때 너는 가만히 쉬질 않고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것도 게으른 거야?
현정: 쉬지 않고 움직이는 데 성과가 안 나는 이유 그게 바로 제 때에 중요한 일을 처리하지 못해서지.
마녀: 에너지를 심하게 다른 데 낭비 하는 구나? 그런데, 그 중요한 일들을 미루는 이유가 뭘까?
현정: 글쎄, 이건 어느 날 내가 모닝 페이지를 쓰다가 발견한 건데. 어느 날 그 날도 내가 중요한 일을 하나 미루고 있었거든. 모닝 페이지에 날마다 그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데도 나는 그걸 안 하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데 그 날 그 일로 선배한테 심하게 야단을 들었어. 생각해 보니 내가 많이 잘못 했더라구. 그래서 내가 도대체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 봤거든. 그랬더니, 난 그 일을 행동으로 하는 것이 두려웠던 거야. 그러니까, 혹시라도 결론이 실패가 될까 봐, 그래서 행동으로 미루고 있었던 것지.
마녀: 실패. 그게 그리도 무서운 거야?
현정: 그거 나한테는 진짜 무섭단 말야? 그게 나는 악몽 같아. 실패는 안 하고 싶어.
마녀: 그런데 미루면 성공하나?
현정: 아니, 미룬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 잘 해야 성공하는 거지. 그건 나도 알아. 그런데 잘못 될까 봐 혹은 실패 할까 봐 무서워서 그냥 미루는 거지.
마녀: 그래. 미룬다고 해결이 되는 것도 아니쟎아.
현정: 그것도 알고 있지.
마녀: 너 그거 아니? 행동으로 옮기면 실패든 성공이든 그 결과도 더 빨라진다는 사실.
현정: 그러겠지.
마녀: 그러면 어떻게 되겠니?
현정: 성공이든 실패든 결론이 나오니까 그 다음 단계로 그냥 또 옮겨 가겠지. 그러니까, 실패를 했으면 보완을 해서 다시 도전을 할 거고 성공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시도를 다시 하겠지.
마녀: 잘 했어. 바로 그거야. 빠른 시일 내에 다음 단계로 옮겨 가는 거. 그리 되면 성공의 확률도 더 높아질 것 같지 않니? 시도의 회수가 늘어나는 거쟎아.
현정: 그렇겠다. 이제 이해는 되는데 어떻게 실현을 하는가가 문제다.
마녀: 그래. 그렇긴 한데, 네가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미루는 또 다른 이유는 없을까?
현정: 그러고 보니 또 하나 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거지. 그러니까, 내가 욕심이 좀 많쟎니? 세상에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거야. 하고 싶은 거 말고 해야 할 일도 많고. 그러니까, 그걸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면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지를 모르는 거야.
마녀: 순위를 정해서 하면 되지 않을까?
현정: 그게 그렇게 쉬우면 나도 문제로 지적하게 않았겠지? 나는 그 모든 것 중에서 재미있는 것부터 하게 된단 말이지. 그렇게 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것을 잊어버리게 되지.
마녀: 재미있는 거부터 한다. 그게 너구나. 재미를 쫓아다니는 것.
현정: 응, 그렇지. 나는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아. 그래서, 해야할 일이 있는데도 미뤄두고 재미있는 것만 쫓아다니게 돼. 나중에 보면 정작 해야 할 일을 안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는 것 아니겠니?
마녀: 넌 그렇게 잘 알면서도 고치기가 어렵니?
현정: 응, 세상에 그렇게 재미있는 게 많은데 왜 내가 재미없는 일을 먼저 처리를 해야 하는 거냐
고요? 그게 난 하기가 싫은거지.
마녀: 잘 생각해 봐봐, 그것도 네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야. 근데 왜 어떤 것은 재미가 있고 어떤 것은 재미가 없어지는 거지?
현정: 그러니까, 난 어떤 걸 하면서,다른 무언가 이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 그 생각이 들면 하던 것을 놔 버리고 그 새로운 재미를 쫓아가버려.
마녀: 맞아 이제서야 진실을 고하는 군.
현정: 그래, 꼭 내 것만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것.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더 재미나는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그래서 내가 생각이 행동으로 온전히 옮겨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관심
을 옮겨버리는 이유구나. 그렇구나.

2. 그대의 인생 중 가장 멋진 것은 무엇인가?

마녀: 현정 그러면 네가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질 중 가장 멋진 것을 하나 말해 봐.
현정: 기질 중 가장 멋진 것? 뭐가 있을까?
마녀: 잘 생각해 봐봐. 어느 순간 네가 가장 멋지지? 아님, 그나마 너의 이것 덕분에 네가 이 정도의 삶이라도 잘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을 해 보라구.
현정: 그건 열정인 거 같아.
마녀: 열정.
현정: 그러니까, 나는 내 자신이 무언가에 미칠 때 가장 멋진 것 같아. 그게 그리 자주 찾아 오지는 않지만 무언가 한 번 빠질 때는 제대로 미치는 경향이 있어. 예를 들어, 내가 영어 공부에 한 때 미쳐 있을 때는 주변에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어떻게 하면 이 책도 영어로 읽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 비디오도 영어로 들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오랜 시간 동안 영어를 공부할까 그것만 내 머리 속 안에 있었지. 지금 생각해 보면 제대로 미친 거지. 생각해 보니 사람들도 안 만났던 것 같아, 그게 너무 즐거웠거든.
마녀: 그 오지랖 넒은 네가 사람도 안 만났다구?
현정: 그렇다니까. 이러다 내가 세상과 분리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내 스스로 자제를 시키지 않았다면 말이야. 아마 그 구덩이에 더 빠졌을 지도 모르는데.
마녀: 영어 말고 또 빠진 것은?
현정: 요가. 이건 상당히 지속적인 열정 같아. 대학원 다닐 때 우연히 시작했는데 운동으로서 효과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알게 된 거야. 신기할 정도로 어깨 통증도 없어지고 머리도 맑아지고. 하다 보니까, 육체적인 효과보다 의외로 정신적인 효과가 무척이나 좋더라구.
마녀: 그래서
현정: 그래서 꾸준히 쫓아 다녔지. 시간이 날 때 마다, 아니 시간을 내어서 요가를 하러 다녔었어. 예전에 회사에서 무척이나 힘들었을 때도 이 요가 덕분에 마음을 다잡은 것 같아. 그 때 집 근처에 요가 센터가 없어서 30분 이상 걸어 가거나 버스를 2정거장 정도 타고 다녔어야 했는데. 날마다 그것을 해야 하루가 제대로 시작되는 느낌이 드는 거야. 아마 회사보다도 더 열심히 다녔을 거야.
마녀: 날마다 다녔어?
현정: 당연히 날마다 다녔지. 또 약간 미친거지. 전 날 야근을 하고 너무 늦게 들어왔을 때는 택시를 타고 왔다 갔다 하기도 했었다니까.
마녀: 택시를 타고?
현정: 응 택시를 타고라도 수업을 꼭 듣고 싶었던 거지. 그게 너무 좋으니까. 그 때 길바닥에 뿌렸던 택시비로 아마 옷을 사면 열 벌은 샀을거다.
마녀: 그랬구나. 최근에는 그런 적 없어?
현정: 모닝 페이지로 시작된 글쓰기가 그렇지. 작년 10월에 모닝 페이지라는 것을 시작했거든. 그거 하면서 내 재능에 대해서 다시 한 번 탐색을 하게 되었어. 12주 처음 과정을 시작한 동안에 그 과정에 흠뻑 빠져들었지.
마녀: 또 미쳤어?
현정: 응, 신기했던 거야. 쓰다가 보니까 내가 많이 자유로워졌고 그 동안 나는 못한다고 치부해 버렸던 것들을 어느 새 내가 하고 있을 것을 발견하게 되었어. 그러니까, 이것 계속하면 어떤 일이 나한테 생기는 걸까 하고 신기했던 거지.
마녀: 그 때도 좀 이상해졌었니?
현정: 당연하지. 혼자서 실실 쪼개고 즐거워졌지. 12주 동안 다른 일을 벌이지도 않았으니까.
마녀: 그래서 새롭게 너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현정: 내가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가 미술을 많이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갑자기 어느 날부터 여행을 다녔던 일들이 글로 풀어져 나오는 거야. 그리고 내 자신에 대한 통찰의 글도 마구 나왔어. 일단 글을 쓰기 시작하면 다 끝날 때까지 멈춰지질 않았어. 뭐 잘 쓴 글인 것 같지는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마구마구 쏟아 내었어. 그 때도 미쳐서 회사 일에 지장이 생길 뻔했던 기억이 난다. 하하하, 그 기운으로 여기 변경연 연구원까지 지원을 한 거야.
마녀: 연구원을 하면서 아직 미치지는 않았어?
현정: 그게 그럴 때가 있긴 해. 어떤 때는 글이 내 손에서 나온 것이 아닌 것처럼 술술술 풀어져 나오기도 하고 그런데 아직은 제대로 미치진 않은 것 같아. 아직까지는 글을 게시를 해야 한다는 데서 약간의 압박을 느끼긴 하지만 그것에서 어느 정도 해방이 된다면 또 미치지 않을까?
마녀: 그래, 기대 한 번 해보자.

3. 그대에게 신 같은 힘이 있다면 1번 과 2번을 바탕으로 그대 인생의 무엇을 어떻게 바꾸겠는가 ?

마녀: 자, 네가 말했다시피, 네 안에는 ‘중요한 일을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너’가 있고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는 너’도 함께 가지고 있어. 그런데 말야, 네 자신이 앞으로 목표를 정하고 네가 생각한 데로 스스로를 잘 조절하여 이끌고 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현정: 물론 단점은 좀 고치고 장점은 더 크게 만들어야 겠지.
마녀: 단점이 고쳐질까?
현정: 완벽하게 고쳐진다면 내가 신이겠지. 그렇지만 난 인간이니까 단점이 발동하는 순간을 자각하고 그것을 좀 약화시킬 수는 있을 것 같아.
마녀: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래? 네가 책을 한 권을 낸다고 생각을 해보자. 너의 단점을 어떻게 약화시키고, 너의 장점을 어떻게 강화시킬 수 있을까?
현정: 내가 책을 한 권 쓴다면, 글을 써야 하는 일을 행동으로 잘 옮기지 못하는 나를 잘 다루어야 겠지. 그러니까,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글이 제대로 나오지 않을까 봐 두려워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미루는 현상이 안 나타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마녀: 그런데, 글을 쓰는 게 두려워서 무서운 거 말고, 글 쓰는 것 보다 더 재미난 일에 끌려 가서 글을 못 쓸 수도 있쟎아.
현정: 음. 맞아.
마녀: 그러면 어떻게 할 거냐구?
현정: 두려운 것은 미루고,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재미난 일을 먼저 하는 걸로 보면 난 재미있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아 그러니까 두려운 것, 무서운 것을 재미있는 것 뒤로 미루는
거쟎아. 더 재미난 것을 찾아 헤매 이기도 하고 말이야. 그걸 고려하면 글 쓰는 행위를 스스
로에게 의무가 아닌 즐거운 일로 만들어 주어야 하는 게 우선이야.
그리고 나서 그 행위가 다른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을 스스로가 알게 되면 ‘열정’
을 발휘하기는 쉬워지는 것 같아. 그리고 열정이 발동이 되는 동안에는 지속력이 있고 말이
야.
마녀: 그래, 그러니까 책을 쓰는 일이 너한테 즐거운 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현정: 글 쓰는 일이 재미있어 져야 하니까, 내가 지금 제일 재미있어 하는 일,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글을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되면, 스스로가 재미있어 하니까 열정으로 이끌어 가기도 쉬워지는 거쟎아.
마녀: 좋은 생각이다. 그런데 그 관심 분야에 대해서 책을 쓰다가 더 재미있는 관심 분야를 발견을 하게 되면 그 때는 어떻게 되는 거지? 또 다른 관심 분야로 너의 관심이 옮겨 가 버리지 않을까?
현정: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하다. 그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거지? 내가 한 군데 집중을 하려면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마음을 비우는 기술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마녀: 이건 어때? 너 요가 좋아 하쟎니? 그거 네 마음을 비워줘서 그러는 거 아냐?
현정: 응 맞아. 그런 거 같아. 마음이 분주하다가도 요가를 하면서 많이 정리가 되는 것 같아. 간단한 명상도 그렇고.
마녀: 그 방법을 여기 이용하는 거야. 네가 글 쓰는 것보다 새로운 재미난 일을 찾기 전에 너를 잠시 글에 묶어 두는 법을 개발을 하는 거야.
현정: 좋은 생각이다. 날마다 일어나서 간단하게 명상을 하는 습관을 키우는 거야. 그리고 잊어버리기 쉬우니까 눈에 띄기 좋은 장소에다 책으로 쓸 주제에 대해서 적어 두는 거야. 아침마다 그 주제를 보면서 내가 책을 다 썼을 때의 느낌에 대해서 명상을 하는 거지. 그러면 내가 쓰는 책에 대해 내 ‘열정’을 묶어 둘 수 있을 것 같다.
마녀, 너 덕분에 오늘 좋은 것 많이 얻었다. 고마워 정말. 또 나타나줘야 해
마녀: 난 네가 스스로에게 간절할 때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어. 간절할 때 또 불러야 해,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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