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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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18일 22시 36분 등록
#1. 저자에 대하여.

저자 최영훈은 성실하면서도 삐딱한 공무원이다. 공무원이 천직인 사람이다.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데 더 성실하고, 자신에 대하여는 늘 삐딱하다. 충남 서산 출생으로 1989년 국립세무대학을 졸업하고 관세직 공무원으로 임용, 부산세관, 관세청에서 근무하였고, 지금은 대통령 자문기관은 국민경제자문회의 사무처에 파견중이다. 그의 글쓰기는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의 3기 연구원으로 시작되었다.

공무원 엉덩이 때리기는 공무원이 공무원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공무원이 공무원을 바라본 세상은 어떨까? 지금은 공무원이 사회의 걸림돌이고 변화의 저항세력이지만, 앞으로는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갖춘 사회의 주춧돌을 세우는 뛰어난 실천가가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는 엉덩이를 때려서 공무원 스스로 깨어나고 다시 갈 길을 찾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화려한 무대에서 조명을 받기 보다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적인 식견을 활용하여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자기가 맡은 바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공무원들이 많은 건강한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

그의 장래 희망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조세전문가가 되어 기업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또한 공무원 계발전문가로 공무원의 자긍과 명예심을 회복하고, 건강한 공무원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주춧돌이 되는 것이 그의 꿈이다.

#2. 주제 : 나는 왜 이 책을 쓰려고 하나?.

공무원을 한지 19년이 된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긴 세월이지만, 아직도 내가 공무원이라는 것이 명확하지 않고 혼란스럽기는 입사 초기와 마찬가지이다. 공무원이 되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내가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과 경제적인 독립이었고, 가장 어려웠던 마음대로 돕지 못하고, 점점 거대한 조직속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잡아간다는 것이다. 아직도 인생에 대한 명쾌한 의미를 찾고 있는 중이다. 내 인생에서 공무원이란 직업은 무엇일까. 정상적인 과정이라면 반환점을 지나가게 된다. 크게 보면 내 인생 전체의 2막이 시작되는 시기이고, 공무원 생활도 절반을 마치는 시기이다. 운명처럼 다가온 변곡점에 책을 한권 쓰고 싶었다. 나의 생에 대한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찾고 싶었다.

우리 사회에서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사회의 걸림돌이고, 개혁의 저항세력이다. 사회는 어렵던 상관없이 우리가 가진 단단한 철밥통을 차고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높은 옥상에 올라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꼴이다. 이런 철밥통 사회에 공무원이 공무원 세상을 바라보면 어떻게 보일까? 죽어 있는 관료조직이지만, 안에서 바라보는 공무원 사회는 꿈틀되는 생명력이 있고, 나름대로 질서와 사회를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진다. 관료조직의 고질적인 문제도 있지만, 제도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고착된 문제도 있다. 조직 내에서 조직기여도와 성실성을 판단하는 것이 승진이라는 절차이다. 하지만 승진을 위해서는 감내할 것이 많다. 고시와 비고시, 출신성분에 따라 가는 길이 극명하게 달라지는 현실에서 승진은 죽어라 일만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정적인 관점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공무원 스스로가 변해야 하고, 통제부분과 서비스가 상충되는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개선이 필요하다. 결국 공무원은 진정한 공공서비스의 제공자로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 다가오는 사회는 다양한 사회가 될 것이다. 공공부문이 영리사업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공익사업을 민간부문도 있을 것이다. 결국 공공부문이나 민간부문이냐 하는 이분법적인 구분보다는 소프트웨어로 운용하는 사람들의 마음대로 두 부문을 넘다들 것이다. 이 두 가지 분야를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공무원이다. 각 사회를 바치고 있는 사회적 규범을 직접 운영을 해왔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공공성을 가진 사람들이야말로 사람답게 사는 공동체들의 든든한 기둥이 될 것이다. 공직에서 배운 경험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여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는 방안을 모색하고 싶었다.



#3. 제목 : 공무원 엉덩이 때리기
(현직 공무원이 바라본 공무원 세계의 새로운 희망)



#4. 목차(바디)

서문 : 얼얼한 엉덩이 아픔

제1부- 자화상 - 철밥통의 비애
1 두 개의 전봇대 - 대불공단의 규제철폐의 한계
2 철밥통과 낙지부동 - 공무원을 나타내는 말들
3 관료의 죽음
4 공무원들의 생존방식
5 참여정부 혁신 이야기
6 공무원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
7 작은 정부와 큰 정부
8 규제의 두 얼굴
9 고시와 비고시
10 우리들의 자화상
11 날씨와 기상청 사람들

제2부- 소가 얼음판을 걷듯이 -19년 동안의 짧은 나의 경험- 공무원상
1 입사 첫날
2 첫 봉급
3 공무원을 살리는 말, 죽이는 말
4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승진)
5 예산타령
6 국회의사당의 하루
7 서슬퍼런 감사(監査)
8 내가 만난 선배 공무원들
9 재산등록의 비애

제3부 -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 -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1 역사속의 청백리들
2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
3 훌륭한 리더들 - 세종의
4 아름다운 변신 - 장성군 이야기
5 세계의 공무원들
6 인재의 양성
7 다산과 목민심서

에필로그

서문 - 엉덩이의 얼얼한 아픔

처음 엉덩이에 매를 맞은 것은 중학교 1학년 체육시간이었다. 호랑이 별명을 가진 체육선생의 심기를 건드렸던 우리는 단체로 엎드렸고, 엉덩이 위로 사정없이 몽둥이가 쏟아졌다. 매를 맞을 때 두 가지의 아픔이 있었다. 하나는 기다리는 아픔과 맞은 다음에 얼얼한 아픔이 꽤나 오래 간다는 것이다. 줄을 잘못 서서 맨 뒤 쪽에서 기다릴 때의 아픔이 처음 맞는 사람의 고통에 비해서 훨씬 가혹하다. 물론 초반에 맞는 친구들은 빠른 고통의 시간은 있지만, 파워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체육선생님의 몽둥이 세례가 결코 만만치 않았다. 문제는 맞을 때의 둔탁한 소리와 아픔이지만, 하루, 이틀이 가도 좀처럼 아픔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잘못 맞으면 시퍼렇게 멍까지 들었고, 어기적거리며 걸을 때, 남아있는 엉덩이의 얼얼함은 다음 체육시간은 일사 분란하게 만든다. 가끔 약발이 떨어지기 무섭게 몽둥이의 찜질이 있곤 했다.

예정된 죽음의 시간에 시원하게 죽어야하는데 죽지 못해 하루 하루를 연장하는 것도 참기 어렵다. 폐지예정인 나의 근무부처는 정치권의 싸움으로 제때에 죽지 못하고 있다. 막상 폐지 소식을 접하고 나니, 그 충격이 만만치가 않다. 효율적인 정부 취지에 따른 조직의 폐지라고는 하지만 막상 그 대상 부처가 되니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는 그동안 뭐했나 하는 자책감도 들었다. 한 편으로는 그렇다면 정원 13명의 내 부처가 크고 비대한 정부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단 말인가? 나도 그저 다른 공무원들과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뿐인데... 우리가 죽어 작은 정부가 된다면야 몇 번이고 죽어야 하겠지만, 그렇다면 그 많은 일을 누가 일을 할까? 정부조직 개편도 하나의 엉덩이 맞기 사례다. 정권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영혼이 없는 공무원이라는 말처럼 정부의 방향과 다른 의견을 표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중이 싫으면 절을 떠나야만 하는 현실에서 반대의 목소리를 크게 하기 어렵다. 과도한 실적주의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 실적은 눈에 보이는 것을 보이지 않게 만들고, 중요하지 않은 것을 크게 보게 한다. 결국 실적으로 혜택을 보는 것이 국민이라면 아주 잘한 정책이 되지만, 대부분 과실을 따가는 엉뚱한 사람이 가져가는 경우도 많다.

주위를 바라보면 나름대로 소신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동료들이 많이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공무원들의 뉴스에 댓글처럼 오로지 개인의 영달만을 위해서 일하는 동료들도 있다. 또 내부적으로는 거대한 경쟁사회이기도 하다. 별반 다를 것 없지만, 공무원에게는 국가와 특별한 권력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특별권력 관계가 공무원에게는 정치나 사회의 일정한 제한을 옭아매는 족쇄인 반면, 평생 동안 안주할 수 있는 하나의 견고한 우리가 되기도 한다. 현실은 냉정하다. 공무원이 평생직장이 되어버린 현실에서는 스스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주체가 되기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공무원 엉덩이 때리기는 관점의 변화이다. 엉덩이의 얼얼함을 느끼지 못하고는 변화할 수 없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공무원이 할 일은 더 많아질 것이다. 공공성을 떠난 공무원은 있을 수 없다. 공공성은 사회를 지탱해주는 정화제 역할을 한다. 자긍심과 명예를 자랑스러워하는 공무원이 대접받는 사회를 꿈꾼다.



본문 한 꼭지 - 두 개의 전봇대


대불공단 조성계획이 막바지로 갈수록 점점 더 바빠진다. 이번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김계장은 늘 야근이다. 오늘 대책회의에서 갑자기 전봇대 문제가 불거져 나왔다. 향후 커다란 크기의 선박부품을 선적할 때 방해가 예상되어 전선을 지하로 매설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난감한 문제였다. 중앙정부의 지원 사업으로 예산도 한정되어 있고,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경우 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험이 있었다. 전봇대를 지하로 매설할 경우 설계를 조정해야 하고, 공사비와 공사기간도 더 늘어난다. 결국 입주업체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봇대의 지하매설은 없었던 얘기가 되었고, 지상으로 세워진 전봇대가 흉물스러웠지만 그래도 공단은 정상적으로 완공되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결국 전봇대는 다시 수면위의 문제로 뛰어 올랐다. 대통령 당사자의 전봇대 이야기가 신문에 나왔을 때, 바로 여기일 줄은 몰랐다. 자세히 사건을 알아보니 문제의 핵심은 바로 7년전 덮어 두었던 바로 그 전봇대 이야기였다. 불나게 감사원, 산자부 등 높으신 분들의 전화가 불이 났고, 높으신 중앙정부의 공무원들이 현장으로 대거 내려왔다. 공단은 호떡집에 불이라도 나듯이 여기 저기 사람들로 붐볐다. 문제의 전봇대를 찾기 위해 우리 부서 직원들이 모두 동원이 되었다. 꼬박 하루를 뒤져서야 비슷한 위치의 전봇대를 찾아내서 2개를 뽑았다. 그것도 비오는 날에 말이다. 대충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는데, 우리가 뽑은 전봇대 두 개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당장 내일 또 그놈의 우라질 전봇대를 찾아야 한다.

김사장은 대불공단 초창기부터 선박구조물 공장의 대표이다. 그놈의 전봇대 이야기는 듣기도 싫다. 공단 건설 초기부터 줄기차게 지하매설을 주장해 왔다. 예산 핑계를 삼아 그냥 그대로 밀어붙여 공사를 강행했다. 결국 수출할 대형 선박 구조물을 선적하기 위하여 방해되는 전선을 자르고 선적한 후에 다시 연결하였다.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걸린다. 수출을위해서는 어쩔수 없다. 공단에 입주업체가 하나둘씩 생기면서 집단으로 민원도 내어보고 아는 사람을 통하여 여기저기 수소문을 해보았다. 7년의 세월이 흘렀다. 갑자기 공단에 전봇대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문이 들렸다. 대통령 당선자의 규제개혁에서 공단의 대불공단의 전봇대 이야기가 나왔고, 고위 공무원들과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 당선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전봇대 두 개가 뽑혔다. 7년 동안의 일이 단 이틀만에 이루어졌다는 것도 놀랐다. 진작, 시원시원하게 일을 할 수 없을까. 누구를 위한 공단인가? 혼란이 생긴다.

결국 대불공단의 전봇대 두 개를 뽑아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 하지만 불신의 전봇대는 계속 남아있다. 불편한 전봇대도 있고, 갈 길을 가로막는 전봇대는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IP *.118.1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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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8.02.19 07:29:34 *.72.153.12
소전님~ 재미있는 책이 될 것 같아요. 무거울까봐 걱정했던거 확 달아나는 데요.

멋진 제목을 주신 우제님께 감사드리고,
소제목들을 흥미롭게 붙이는 소전님의 센스에 놀랍니다. (치열하게 고민하셨나봐.)
소전님이 공무원 이야기를 꺼내서 얘기할 수 있는 공무원이어서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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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깽이
2008.02.19 07:45:38 *.128.229.163

서문은 얼굴이다.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 전면 개편해라.

꼭지글은 의미있다. 그러나 짧고 비어있다. 차근차근 가되 쫄깃거리는 꼬막처럼 씹는 맛이 나야지.

입지가 얼렁뚱땅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아주 민감한 것이 아니라면 깔것은 긍정적으로 세게 까고 보호할 것은 강하게 보호하는 것이 책을 쓰는 이유일 것이다. 스스로 비판하지 못하면 비판 당하게 마련이니 누군가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중이 제머리 깎기가 쉽겠느냐 ? 적절한 표현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무난한 방식은 유머와 개그의 요소를 끌어 들여 자발적 개선이 스스로 일어나게 하는 것이 좋아 보이는구나. 신랄하되 경쾌하게 가 보아라. 조금 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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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8.02.19 09:37:06 *.209.55.37
놀랍도록 매끄럽게 잘 읽히는 문장이 신선합니다.
영훈님은 연구원 생활동안 가장 많이 변한 사람 중의 한 명일거에요.
정화씨가 꿈일지에서 표현했듯이

'느린 걸음이 산을 넘어' 갈 것이 믿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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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뎀뵤
2008.02.19 22:11:36 *.133.220.41
샘플원고에서 소전님은 어디에 계신지요. ^^;;;
단순 관찰자인지, 혹은 이름을 바꿔서 김계장으로 들어가 계신지요...
우리가 뽑은 전봇대 두 개가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당장 내일 또 그놈의 우라질 전봇대를 찾아야 한다.
'우리'라는 이야기를 보면 그냥 부처의 이야기를 관찰해서 쓰신것 같기도 한데...
소전님의 존재와 역할과 그 위치에서의 생각이 명확히 전달이 되면 좋겠습니다.
전체에 걸쳐 이야기를 전달하는 주인공이시자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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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2008.02.24 00:29:44 *.131.127.32

소전!

내가 만난 '내가 상상하던 좋은 공무원' 과 닮은 공무원!

잘 읽었습니다. 기대가 되네. 부럽고... ^^

불이 자꾸 나서 걱정이 됐네...

건강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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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2008.03.04 09:32:03 *.99.242.60
폐지된 조직의 사무실에 덩그러니 앉아 있습니다.
기록물을 정리하고,
인계서를 만들고 정신없이 보름을 보냈습니다.

사부님 말씀대로 서문을 조금 바꾸어 보고
다른 책의 서문을 몇가지 보게 되었습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서문과 목차, 그리고 전봇대 칼럼을 수정했습니다.
답글에 게시하겠습니다.

꼬박 1년이상을 책과 씨름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힘이 들겠지만, 저를 찾아가고
나의 소명을 찾아가는 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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