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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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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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3일 12시 53분 등록
1. 조셉 캠벨 소개

조셉 캠벨(1904∼1987)

제 이름은 조셉 캠벨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올해가 2008년이니까 제가 죽은 지도 벌써 21년이나 되었군요!! 세월 참 빠르게 갑니다. 아직도 이곳에 살고 있다치면 이 곳 나이로 100살하고도 5살이나 되었겠군요. 현재 지구 인구가 65억명인데 105살이면 제 위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진 않겠죠? 100이란 숫자가 꽤 큰 숫자로 느껴지는군요.

1987년 제가 세상을 떠날 때가 생각나는군요. 그때 무려 1,000명도 넘는 많은 분들이 와 주셨죠. 그걸 보면 제 인기도 만만치는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 위에서 보니 저의 인기는 제가 살아있을 때보다 죽어서 더 높아진 듯 싶더군요. 책으로보다 역시 TV에 한번 등장하니 인기가 급상승하는 걸 보아 역시 멀티미디어의 위력은 현대 사회의 총아라 부를만 하겠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그전부터 지속적으로 방송계에 진출할 걸 그랬어요, 제 외모도 한 몫 했을테니까요!! 하하!! 농담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하하하!!

제가 지금 어디 살고 있는지 궁금하신가요? 저는 항상 여러분들의 곁에 있답니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TV의 한쪽 귀퉁이에 있을 때도 있고, 여러분들이 듣고 있는 음악의 한 파트, 음계에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봄날 꽃구경을 하고 있을 때 스쳐가는 바람의 시원함에도 저는 한몫을 담당하고 있고, 여러분들이 한참 꾸고 있는 꿈에서도 때로는 조연, 주연, 감독, 스텝, 각본 등 갖가지 배역을 바꾸어 가면 활약하고 있기도 하지요. 저는 죽어서 신화가 되었어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연구했던 신화를 죽어서는 신화의 한부분이 되었답니다. 그래서 행복하죠.

오늘은 저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왜 신화에 대해 이렇게나 빠져들게 되었는지. 물론 어른이 되서의 업적이 더 클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 어렸을 때의 이 계기가 없었더라면 지금 비교신화학자로서의 조셉 캠벨은 아마도 없었을 겁니다. 여러분들도 경험해봐서 아실거예요. 가슴 속에 담아놓은 꿈이 결국 현실이 된다는 걸. 저는 이 길 밖에 없었어요. 만약 사회 통념, 교육 규범에 의해 소위 돈벌이가 되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면 아마도 불행했을 거예요. 아니 어쩌면 제대로 된, 소위 세뇌를 제대로 시키는 교육을 받았다면 그 불행조차도 모른채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르지요.

아시다시피 저의 신화에 대한 입문 계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98년전인 1910년이에요. 당시 저는 아버지, 남동생 찰리와 함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버팔로 빌의 와일드 웨스트 쇼」를 보러 갔었죠. 그 당시는 사실 공연이라고 해봤자 그다지 많은 선택권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죠. 더군다나 저 같이 당시 6살 밖에 안되는 어린 아이가 볼 수 있는 공연은 더더군다나 적었죠. 지금처럼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 많지는 않았다는 거죠. 공연에는 꽤나 많은 사람들이 몰렸어요. 우리 집처럼 아이들을 보여주기 위해 부모들이 아이들 손을 붙들고 많이들 오신거죠. 그러고 보니 제 기억력도 꽤 좋지 않나요? 당시 상황을 다 기억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하하~~!!

쇼의 내용은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들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면서부터 대륙을 개척하려는 영국 이민족들과 기존 대륙의 주인인 아메리카 인디언들과의 처절한 투쟁이 쇼의 형식으로 전개되었죠. 처음에는 인디언들이 강경하게 대항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역부족이었고, 결국 대부분의 땅을 빼앗기고 안쪽으로 안쪽으로 쫓겨 들어갔죠. 인디언들이 너무나 불쌍했고, 그들을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들의 불쌍함을 떠나 거기서 처음 본 인디언들의 의상이나 말, 문양은 너무나 멋졌어요!! 요즘말로 킹왕짱이었어요!!. 그날 본 인디언들이 가슴에 남았어요. 그들은 비록 아메리카 개척자들에게는 쫓겨났지만 저에게는 마구 쳐들어와서 제 작은 가슴을 통째로 정복해 버린거에요. 이건 아무에게도 얘기 하지 않았지만 그 공연을 보고 온날 밤 저는 온통 인디언들과 노는 꿈을 꿨답니다. 아마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인디언이 되겠다고 선언했을지도 몰라요!!^^

그 당시 가슴에 들어온 아메리카 인디언은 아직도 제 가슴에 있어요. 그날 이후 저와 영원한 친구가 되었거든요. 제가 무엇을 하든, 어디를 가든 어떤 어려움이나 도움이 필요할 때면 그는 그의 탁월한 인디언 경험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어요. 물론 신화에 대한 연구를 하게 만든 것도 그 친구 덕이죠. 아, 그 친구 이름을 얘기하질 않았군요. 그의 이름은 ‘오른 손 높이들고’에요. 태어날 때 머리부터 나온 게 아니라 오른손부터 나왔다나요? 그것도 스스로 신화로써 꾸며낸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특이한 이름이긴 하죠?.

그 후로 저는 참 공부를 많이 했었어요. 생물학, 수학, 영문학, 비교문학, 인문학, 철학, 언어학 그리고 심리학에 동양 사상까지. 그뿐인가요. 언어에 욕심이 많아 로망스어, 중세프랑스어, 프로방스어, 라틴어, 산스크리스트, 인도-유럽어족의 언어, 러시아어 그리고 한문까지. 대단하죠? 난 내가 생각해도 학문에 대한 욕심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어요. 그래서 욕심껏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학문이란거 닦아도 닦아도 끝이 없어요. 결국 인간은 자기가 알려고 하는 부분만 알 수 있는거에요. 또한 보고 읽는다고 해서 머리 속에 남는건 <지식>일 뿐이에요. 그걸 활용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까지 도움이 될 수 있어야 <지혜>라고 부를 수 있을거예요. 여러분은 지식보다 폭 넓은 지혜를 가진 사람이 되세요. 꼭.

음.. 제가 살면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1929년부터 1932년까지 약 3년간이었을거예요. 어려웠다고 말하는 것은 제 학문이나 사상에 대한 어려움이 아니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말하는 겁니다. 1927년부터 저는 학위 논문으로 특별장학금을 받아 파리에서 2년간 유학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죠. 저는 아서왕 전설의 권위자 밑에서 로망스어, 중세프랑스어, 프로방스어, 라틴어 등도 전공하고 새로운 문학이나 피카소 같은 거장의 그림도 접할 수 있었죠. 파리에서의 생활은 정말 좋았어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저의 학문적 소양 및 안목까지도 넓어질 수 있었으니까요. 파리에서의 생활은 1년으로 끝내고 다음 해인 1928에는 독일 뮌헨대학으로 옮겼어요. 새로운 것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저는 그곳에서 나중에 제 신화를 해석해줄 프로이트와 융의 사상을 만날 수 있었지요. 아.. 두 사람에 대한 공부는 정말 저를 가슴 떨리게 했어요. 심리학을 통해 신화에 대한 연구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죠. 아마 제가 프랑스 파리에서 계속 머물러 있었다면 이런 기회는 없었을겁니다. 운도 좋았지만 저의 끊임없는 학구열이 저를 이끈 것이라고 생각하죠.

1929년에는 미국으로 돌아와야만 했어요. 개인적으로 뮌헨대학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았으면 했는데 세계 경제공황이 밀려오면서 경제적 문제로 더 이상 공부하기가 어렵게 된거예요. 눈물이 났어요. 정말로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그러더군요. 하지만 마음을 다시 추스렸어요. 지역이 어디이든 공부하는 것은 똑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 미국에 돌아가서 내가 하고자 하는 분야를 더욱 하면 된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경제적 사정으로 돌아온 미국 또한 주가 폭락과 대공황으로 이미 쓰러져 가고 있었죠. 당장 먹고 사는게 급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어지는 판에 저와 같은 사회 초년병 초짜를 받아주는 곳은 아무 곳도 없었죠. 게다가 문학과 사상, 철학, 언어학, 생물학 등을 공부한 저를 관심있게 봐주는 직장은 미국 어디에도 없었죠. 저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 했어요. 어떻게 살것인가? 용단을 내렸죠. 더 이상은 방법이 없다. 차라리 산으로 들어가자. 경제쪽을 포기하고 차라리 내가 좋아하는 독서를 하자. 까짓거 먹는 거야 굶어죽지 않을 정도면 되는 것이고..

그래서 정말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ㅎㅎ 정말 산은 아니고요, 도심을 떠나 우드스톡의 숲속에 있는 작은 집을 아주 싼 값에 빌려 들어갔죠. 혼자는 아니고 조각가 지망생인 누이 앨리스와 함께였죠. 정말 문제는 식비였어요. 어쨌거나 살기 위해 먹든, 먹기 위해 살든 먹는 것은 중요한 것이었으니까요. 아마 그 당시 제가 제대로 먹지 못해 쓰러졌다면 여러분은 세상의 위대한 신화학자 한명을 못 보았을겁니다.^^ 식비 조달을 위해 제가 이용한 건 저의 달란트, 색스폰이었죠. 다행히 저는 취미 생활로 학창시절 조금씩 색스폰을 배우고 있었는데 이게 저의 밥벌이가 된 겁니다. 도심의 한 재즈바에서 우연히 색스폰 주자를 구하고 있었는데 제가 딱 맞아 떨어진 거죠. 아마 매일 저녁 3시간 정도 불었던 것 같아요. 당시 미국 경제 상황이 워낙 안좋다 보니 그곳에 오는 손님도 많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었던 사람들은 조금씩 조금씩 오곤 했었죠. 저는 색스폰을 불면서 많은 돈을 받지는 못했지만 다행히 누이와 저의 식비정도는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3년을 생활했습니다. 그리고 1933년에 모교인 캔터베리 프레프 스쿨의 교사로 임명되어 가게 되었죠.

제가 이 이야기를 하면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하납니다.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주어진 환경하에서 최선을 다하세요.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제가 한 일은 ‘독서’였습니다. 정말 많이 읽었습니다. 읽고 또 읽었죠. 특히 한 사람에 대해 알고자 하면 그가 세상에 내 놓은 책이란 책은 모두 구해 다 읽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해 모든 걸 알게 될 때까지 파고 또 팠습니다. 그 결과 저는 그의 사상을 제 사상으로 받아들임과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되었죠. 그렇습니다. 노력은 절대 자신을 배반하지 않습니다. 프랑스, 독일의 유학시절을 통해 저, 조셉 캠벨이 만들어진게 아닙니다. 저는 극빈생활 동안의 ‘독서’를 통해 만들어졌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항상 준비하세요. 항상 그런 마음가짐으로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면 언젠가 세상에 우뚝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스스로 내면적 성숙한 삶을 산 후에 저 위에서 다시 만납시다.


2. 인간 최초의 예언자 - 멜람푸스 이야기

여러분은 “예언”이라 하면 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신의 영역? 기적? 무당? 신내림? 또? 싸이코? 노스트라다무스? 예언이란 아무래도 신의 말을 인간의 몸을 빌어 하는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일반적이겠지요.

제가 오늘 할 이야기는 멜람푸스라고 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지만 신이 아닌 인간에 대한 이야깁니다. “검은 다리”라는 뜻을 가진 멜람푸스는 위대한 예언자이자 신이 아닌 인간으로써, 신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예언하는 힘을 얻은 인간 최초의 예언자라고 합니다.

그러면... 멜람포스는 어떻게 예언자가 되었을까요? 아세요? 혹시 아시는 분? 저요? 저도 모르죠. ^^ 그래서 찾아보았더니 이윤기님이 쓴 <그리스 로마 신화>와 최복현님이 지은 <신화, 사랑을 이야기하다> 이 두 책에 모두 멜람포스에 대해서 나오더군요. 그런데 그 내용이 조금씩 다릅니다. 그래서 제가 두 책에서 재밌는 쪽으로만 뽑아서 양재우표 버전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어느날 멜람포스는 모시고 있는 메네세의 폴리파테스왕을 따라 한적한 시골로 갔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운 나쁘게도 왕의 노예 중 한명이 그만 큰 떡갈나무에 살고 있던 큰 뱀에게 물려 죽고 말았다네요. 그러자 놀라고 화가 난 왕은 덜컥 그 뱀을 칼로 죽여 버렸답니다. 제 생각에는 아무래도 왕이 이 ‘비암’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이 있었던 걸로 보여지는데요.. 음.. 뱀 그러니까 갑자기 생각이 드는데 한국 남자들, 상당히 뱀탕을 좋아라 하는 경향이 있지요? 저도 먹어보고는 싶은데 아직 건강해서리 못 먹어 봤지만 어디보자.. 최현형님과 창형님은 좀 드셔야 할 것 같은데요, 그것도 좀 많이.. ㅋㅋ 이 뱀탕을 먹어본 사람에 의하면 그 효과가 상당하다지요? 혹시 왜 그런지 아시는 분 계신가요? 자, 상품 걸께요. 맞추시는 분께 특별히 준비한 이 상품 걸겠습니다. 단, 여러 가지 설 중에서 제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그 설을 맞추신 분께 드리죠.

정답은 뱀 수컷의 성기가 2개기 때문이랍니다. 뱀 수컷은 보통 주머니 모양의 교미기 즉, 성기가 2개 있는데 평소에는 뒤집어서 몸 속에 넣고 있다가 교미할 때 1개만 꺼내 사용한다고 하네요. 즉 하나는 항상 여유분으로 가지고 있는거지요. 다시 말하자면 1개인 동물보다 2배의 힘을 낼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흐흐..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용..^^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왕이 뱀을 죽인 후 우연히 멜람푸스는 떡갈나무 줄기 안에 있는 새끼뱀들을 발견하게 되죠. 졸지에 어미를 잃게 된 새끼뱀들이 가엾기도 하고 죽은 어미가 불쌍하기도 해서 멜람푸스는 어미의 시체를 거두어 화장을 시키고 장례를 해줍니다. 그리고 새끼뱀들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와서 돌봐주게 되죠. 혹.. 나중에 뱀탕재료로 쓸라고 했던건 아니겠죠? 새끼뱀들은 멜람푸스의 정성을 알고 점점 멜람푸스를 어미처럼 따르게 되고 가끔 멜람푸스가 잠들게 되면 귀를 핥기도 합니다. 음.. 이해가 가나요? 뱀이 귀를 핥는다. 뱀의 날름거리는 혓바닥으로 핥는게 가능할지도 의문이지만, 그 느낌도 과연 좋을지.. 아무튼 멜람푸스는 좋았나 봅니다. 그러던 어느 날도 비슷한 상황이였습니다. 새끼뱀이 잠들어 있는 멜람푸스의 귀를 핥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멜람푸스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주변의 짐승, 곤충 그리고 새의 말까지 모두 알아들을 수 있게 된겁니다. 한마디로 신기한 능력을 얻게 된거죠. 영화에서도 그런 영화가 있었죠. <닥터 두리틀>이라고. 대개 동물들은 사람들보다 감각적인 면에 있어서 수십배에서 수백, 수천배까지 뛰어나다고 하죠. 멜람푸스는 그런 동물들의 얘기를 듣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언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거죠. 그는 이 능력을 통해 자신의 목숨까지 구해낼 수 있게 됩니다. 그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멜람푸스에게는 ‘비아스’ 라고 하는 동생이 한명 있었답니다. 비아스는 필로스의 왕 넬레우스의 아름다운 딸 페로를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페로는 매우 아름다운 여인으로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남자들이라면 모두 좋아할 호감형의 얼굴이었답니다. 비교하자면 이영애? 김태희? 신봉선?(세 명의 사진을 보여주며) 전 말이죠.. 요즘 신봉선이 그렇게 이뻐보이더라구요. 저 보는 눈도 특이하긴 하죠? 흐흐... 비아스는 페로에게 홀딱 빠져버렸는데 다행히도 페로 역시 그를 좋아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눈이 맞은 그들은 열심히 사랑을 키워갔지만 페로의 아버지 넬레우스왕은 이들의 사랑을 싫어해서 비아스에게 이렇게 제안했답니다.

“그대가 나의 딸 페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네. 하지만 나에게는 둘도 없는 소중한 딸이라 그냥은 줄 수 가 없네. 그래서 내가 그대에게 제안을 하나 할터이니, 이를 수용하여 내 뜻을 이뤄준다면 그대와 내 딸의 결혼을 허락하겠네”라고요.

비아스는 감히 거절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죠. 이미 눈이 돌아간 상태니까요.

왕은 계속하여 말합니다.
“필라카이란 곳에 가면 필라코스라는 자가 있을걸세. 그 자가 소유하고 있는 소를 데려오게. 그러면 내 딸을 주겠네. 하지만 나는 이 제안을 당신뿐만 아니라 내 딸을 사모하는 모든 젊은이들에게도 했으니 좀 서둘러야 할게야. 우하하하~”

비아스는 순간 울컥했겠죠? 하지만 참아야죠. 장래 장인이니까. 그리고 소를 데려올 생각을 했지만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왜냐면 그 소는 절대로 잠을 자지 않는 세상에서 제일 사나운 개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죠. 비아스는 자신의 능력만으로는 절대로 그 소를 데려올 수 없다는걸 알고 그만 상심에 빠져 버렸답니다. 그런 동생을 보고 멜람푸스는 그 이유를 물어 봤죠. 그러자 비아스는 모든 사정을 다 이야기했습니다. 멜람푸스는 자신이 무척이나 사랑하는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는 동생을 위해 자신이 소를 훔치러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필라카이에 가서 소를 훔치던 중 그만 절대로 잠들지 않는 개에 의해 잡히게 됩니다. 소의 주인인 필라카이앞에 끌려온 멜람푸스는 왜 소를 훔치려 했는지 다 털어놓게 됩니다. 그러자 필라코스는 동생의 애틋한 사랑, 형제의 뜨거운 사랑 그리고 멜람푸스의 희생정신에 깊이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면서 애지중지하던 소를 주게 됩니다. 멜람푸스는 이 소를 가지고 넬레우스왕에게 바치고 동생인 비아스는 그의 사랑, 페로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할줄 알았죠? 아니죠.. 이렇게 끝나면 너무 아쉽죠. 뭔가 반전이 있어야죠. 그쵸? ^^

멜람푸스의 이야기를 들은 소주인 필라코스는 말하기를 “너의 가상한 생각은 높이 산다. 하지만 잡혀오는 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별 놈들이 다 있드라. 일주일전인가 한 놈은 ‘저의 팔순 노모가 시름시름 앓고 계신데 소의 갈비를 먹으면 나을 것 같다고 말해서 훔치러 왔다나. 그래서 조사를 시켜 봤더니 건강한 할머니가 한분 계시기는 했는데 그 넘이 그 할머니 돈을 엄청 떼먹고 도망쳤다고 욕을 욕을 하시드라, 참 내... 또 한달 전 쯤인가 한 넘은 자신이 유전공학박사라고 소를 자신에게 넘기면 똑같은 소로 복제해 100마리로 불려서 주겠다나.. 참 별의 별 놈(별의 별 넘 모양 보여주며) 다 있드라. 내 너의 이야기는 믿으마. 하지만 남의 소를 훔친 죄에 대한 벌은 받아야 하니 1년만 감옥에 묵거라” 했답니다.

졸지에 감옥에 갇히게 된 멜람푸스는 착실하게 수감생활을 해서 모범수로 빠른 석방을 하려 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는 않았답니다. 그러던 어느날, 멜람푸스는 감옥의 지붕에서 벌레들이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자기들이 그날 밤 감옥의 대들보를 다 깍아먹을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멜람푸스는 간수들에게 사정사정해서 그날 자신의 감방을 옮겨 달라고 요청했고 과연 그날밤 그 감방은 폭싹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필라코스는 멜람푸스가 예언의 능력이 있다 생각하고 불러 그 자신의 문제에 대해 상담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풀어주면 자신의 소를 기꺼이 주겠다고 약속하고요.

필라코스에게는 이피클로스라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그 아들이 그만 성적불능이었답니다. 오늘 비암이야기부터 다소 어덜트적인 이야기가 좀 섞이네요. 나이는 많지만 정신연령이 어리신 분, 누군지 말씀은 안드리겠지만 잘 새겨서 들으세요. ^^ 아들의 문제를 들은 멜람푸스는 황소 한 마리를 잡아서 근처에 살고 있는 새들에게 대접했답니다. 그리고 새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는데, 마지막으로 온 새가 늙은 독수리였답니다. 늙은 독수리는 다행히 이피클로스의 어린 시절을 잘 기억하고 있어서 그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야기인즉슨, 필라코스가 숫양을 거세한 후 피 묻은 칼을 가지고 아들인 이피클로스에게 갔었는데 그때 어린 아들은 너무 놀라 정신을 잃을 정도로 비명을 질렀답니다. 그러자 필라코스는 그 피묻은 칼을 떡갈나무 밑에 묻고 그 일을 까맣게 잊어 버렸죠. 아들은 커서도 그때의 일이 잠재의식 속에 남아 성적불능에 이르게 된거죠. 이 이야기를 들은 멜람푸스가 그 나무 밑을 파자 과연 칼이 나왔답니다. 멜람푸스는 칼의 녹이 섞인 포도주를 10일 동안 이피클로스에게 계속 마시게 하자 이피클로스는 깨끗하게 완치되어 ‘건강하고 정상적이며 행복한 성생활’을 하게 되었답니다. 이상 성생활정상대책협의회에서 말씀드렸습니다.^^

문제의 해결로 필라코스에게서 소를 얻은 멜람푸스는 그 소를 넬레우스왕에게 바치고 약속대로 왕의 딸 페로를 아내로 맞이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_-;;; 아니죠.. 페로를 동생 비아스에게 넘기고 이쁜 페로를 자신의 처제로 맞이하여 ‘이쁜 처제, 이쁜 처제’하고 부르며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재밌나요? 하나 더 할까요? 네.. 열화와 같은 요청에 힘입어 간단하게 하나 더 하죠.

멜람푸스의 자손 중 하나로 폴뤼이도스란 사람이 있는데 그 또한 유명한 예언가로 명성을 날렸다고 합니다. 폴뤼이도스는 멜람푸스가 예언의 능력을 뱀에게서 얻었음을 알고 뱀을 잘 보살폈다고 합니다.

그런 폴뤼이도스가 아르고스란 곳에 살고 있을 때 큰 장마로 물난리가 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폴뤼이도스는 물에 떠내려 가는 얼룩뱀 그것도 맹독을 가진, 뱀 한 마리를 건져 살려주었답니다. 참 대단한 비암사랑이죠?

그 뒤 폴뤼이도스가 크레타 섬 미노스왕국에 머물고 있을 때 왕궁의 어린 왕자 리비코스가 멋모르고 미궁에 들어가버린 겁니다. 여러분도 그 얘기 아시죠? 그 유명한 미궁이야기.. 테세우스가 아리아드네의 실타레 덕분에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던 그 이야기.. 그 미궁에 그만 어린 왕자가 들어가버린 겁니다.

왕은 폴뤼이도스를 불러 어린 왕자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죠. 어린 왕자를 찾긴 했지만 이미 왕자는 죽은 후였습니다. 그러자 폴뤼이도스의 예언능력을 무서워한 신하들은 왕에게 폴뤼이도스가 왕자를 살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추겼습니다. 하지만 폴뤼이도스에게는 그런 능력은 없었죠. 하지만 신하들은 그가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지 않는 것이라 계속 하여 주장하자 결국 미노스 왕은 죽은 어린 왕자와 폴뤼이도스를 돌무덤 속에 가두어버리게 됩니다. 죽기 싫으면 왕자를 살려내란 거죠.

졸지에 돌무덤에 갖히게 된 폴뤼이도스는 눈물로 나날을 보냈죠.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돌무덤 안으로 커다란 얼룩뱀 한 마리가 들어오더니 순식간에 폴뤼이도스의 발 뒤꿈치를 물고는 돌무덤 틈으로 사라지는겁니다. 폴뤼이도스가 미처 피할 시간도 없이요. 얼룩뱀의 독은 곧 폴뤼이도스의 몸 안으로 퍼져 그의 의식은 점점 가물가물 해집니다. 그러면서 생각하기를 ‘예전 내가 얼룩뱀 한 마리를 살려준적이 있는데 이렇게 얼룩뱀에 물려 죽어가다니 인생은 역시 아이러니가 아니던가. 그러면서 슬프게 노래를 합니다. 아, 세상은 요지경. 요지경속이야~ 세상은 요지경...’

죽음으로 넘어가려던 찰나 누군가 발 뒤꿈치를 문지르고 있는 그런 느낌이 있었습니다. 이상하여 쳐다보니 얼룩뱀 한 마리가 약초를 한입물고 와서 그 상처에 문지르고 있는 것이었죠. 그러자 희안하게도 순식간에 머리가 맑아지며 통증이 사라졌습니다. 얼룩뱀은 그 후 바로 사라지고요. 다시 살아난 폴뤼이도스는 행여나 하고 얼룩뱀이 놔두고 간 그 약초로 왕자의 주검을 문질러 보았습니다. 한번 문지르자 왕자의 얼굴에 붉은 기운이 돌고, 두 번 문지르자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 문지르자 왕자가 눈을 뜨고, 네 번 문지르자 드디어 왕자가 일어났습니다. 죽음에서 삶으로 돌아온거죠. 혹시나 하고 폴뤼이도스가 한번 더 문지르자 .......... ‘때가 나왔습니다. 너무 오래 안씻은거죠....’

미노스왕은 크게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상을 폴뤼이도스에게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 곳이 싫어진 폴뤼이도스는 고향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왕은 그의 예언능력을 리비코스 왕자에게 모두 전수한 후 떠나라고 명령합니다. 어쩔 수 없이 폴뤼이도스는 모든 점술과 예언술을 가르친 후 드디어 고향으로 떠나게 됩니다. 귀향선에 오르기 전에 폴뤼이도스는 리비코스 왕자에게 말합니다. “네게 침을 뱉으세요.” 하지만 왕자는 그렇게 못하죠. “마지막 부탁이에요. 침을 뱉으세요. 왕자는 시키는데로 폴뤼이도스에게 침을 뱉습니다. ”크아아~~악, 퇴~~!!“ ”으악, 이런 된장.. 드러운...“

이 침으로 아폴론이 카산드라에게서 설득력을 빼앗앗듯 폴뤼이도스도 리비코스 왕자에게 가르쳐준 모든 점술과 예언술을 돌려 받았답니다. 그리고 유유히 자신의 고향으로 향했답니다. 이상 끝~~)


3. 내가 좋아하는 그 이야기는 내게 무엇이며, 나는 왜 이 이야기를 좋아할까 ?

나는 왜 하고 많은 신화 중에 이 이야기를 골랐을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단 잘 알려지지 않은 신화를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재미가 있어야 했어요. 왜냐면 이렇게 나와서 발표를 하는데 내가 재미없으면 들으시는 분들도 또한 재미없을테니까요. 일단 이 2가지 포인트에서 이야기를 골랐어요.

다들 그러셨겠지만 막상 발표를 하기위한 신화를 고르자니 쉽지가 않더군요. 즉 읽는 신화와 직접 이야기하는 신화는 다르다는 겁니다. 뻔한 이야기를 재밌게 구성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자니 능력이 좀 부족한 듯 하고 모르는 이야기를 선택하자니 구미에 딱 맞는 신화가 안 보이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다소 많은 신화를 조사했고 그 중에서 뽑은게 이 <예언자 멜람푸스 이야기>였습니다. 내용은 재밌었나 모르겠네요.

이 이야기는 아시다시피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 중의 하나입니다. 아마 대부분 읽어 보셔서 알겠지만 이 그리스 로마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다 보니 현실성이 많이 부족합니다. 또한 제우스가 워낙 이쁜 여자를 좋아하다보니 사고도 많이 치고 해서 헤라와의 불화로 인한 많은 일들이 벌어지게 됩니다. 저는 그래서 신들의 이야기보다는 보다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이야기를 원했습니다. 멜람푸스는 인간으로써 예언의 능력을 가진 최초의 예언자였기 때문에 딱 적격인 모델이었습니다. 신화에서 만나는 인간 스스로, 그대로의 삶의 모습이 무척 좋았습니다.

또한 가장 고전적 주제이자 동양적 사상과도 통하는 ‘보은’이란 주제가 이 신화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났던 한국 민화가 하나 떠올랐습니다. 치악산의 까치 아시죠? 자신의 목숨을 버려가며 종을 울려 뱀으로부터 죽기직전의 선비를 살리는 까치의 보은 이야기. 동양적 정서를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셉 캠벨의 책에서 무수히 나오는 뱀에 대한 이미지를 이 신화를 통해 읽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전 말씀드린 까치이야기에서 뱀은 흉측한 동물로 나오는데 반해 신화에서는 인간과 가까워질 수 있고 인간에게 능력까지 줄 수 있는 출중한 동물로 나온다는 것이 재밌었습니다. 이런 이야기에서 조차 같은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를 알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신화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신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인간의 이야기와는 너무나 다른 차원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화를 통해 우리의 옛 조상들이 우리에게 신을 빌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신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들고 우리를 만들었습니다. 동물을 만들고 우리가 만지고 보고 느낄 수 있는 이 자연 하나하나를 만들었습니다. 신은 왜 우리를 만들었을까요?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 세상 작고 크고를 떠나 모든 생명에는 삶에 대한 소명이 있노라고. 살아가는 그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곤충, 동물, 식물이든 사람이든 간에 일단 태어난 생명은 죽을 때까지 그 역할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라고.

신화는 우리에게 말합니다. ‘너희는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소명을 쫓아 살아라. 마지막 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삶에 감사하고 스스로의 역할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라. 그리고 이 세상 떠나는 날 자신의 모든 것을 다음 세대들에게 남김없이 주고 가라. 그것이 천복을 쫓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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