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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3월 24일 14시 09분 등록
연구원 과정 마지막 칼럼은 지난 1년의 과정에 대한 소회로 대체하고자 한다. 좋은 사람들 덕분에 뜻깊은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태어나서 어느 해보다도 많은 책을 읽었다. 작년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읽은 책이 모두 116권이다. 걔중에는 읽다만 것도 있고, 두세번 읽은 것도 있지만 어찌되었든 얼핏 보기에 고무적인 수치다.  그 많은 독서와 일주일에 한번씩 올렸던 북리뷰와 칼럼, 그리고 한달에 한번 오프수업까지 - 직업적 활동외에 거의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년간의 수련을 통해 난 무엇을 얻었는가?

구본형선생은 그가 쓴 책에서 40대 10년 동안 해야 할 7가지를 다음과 같이 열거해놓았다.

1. 자신의 철학을 가다듬어라. 차용한 철학으로는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 자신의 길을 갈 수 없다.
2. 사표를 써라. 직장에서 중역이 되든 나와서 창업을 하든 일단 사표는 써야 한다. 떠남이 목표일 때가 있다. 이때가 그 때다.
3. 하루의 시간을 완전히 개편하라. 새벽에 일어나고 일찍 자라. 
4. 하루에 두시간은 자신의 전문성을 위해 투자하라. 자신에 대한 투자가 없이 어제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상한 논리다.
5. 가장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라.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되어라. 아내에게 가장 매력적인 애인이 되어라.
6. 오랫동안 마음에 그리던 집을 사라
7. 취미 속에서 평생 직업의 힌트와 싹을 키워라

당초 내가 변경연 연구원 과정에 지원한 이유는 1번부터 4번까지의 항목 때문이다. 엄밀히 말해서 1번과 3번이 직접적인 이유다. 반강제적인 연구원 과정에 나를 밀어넣어 평생 공부와 수련의 태도를 확립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 작년 3월 변경연 연구원 면접 산행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던 도중, 선배 한명이 내게 말했다. 1년동안 정말 열심히 했는데, 과정 끝나고 나니 리셋이라고 말이다. 또다른 선배 한명은 과정이 끝나고 나니 책을 쳐다보기도 싫었다고 했다. 모두 혼신의 힘을 다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강제력이 사라지는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이 의지라면, 그 1년의 지난 시간은 너무 외로워 보인다.

각 항목들에 대해 굳이 점수를 주자면 이렇다. 

나만의 철학을 가다듬기 위한 사전 맛보기 학습은 마친 것 같다. 이건 100점을 줄 수 있다. 

실제 사표를 쓰지 못했으나, 가슴 속에 사표 한장 묻어놓았다. 사표는 사표 辭表되 출사표 出師表다. 무기력하고 지배받고 피고용된 나로부터 떠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 자신을 스스로 고용했다고 100점을 줄 수 있을때, 물리적으로도 어디든지 떠날수 있을 것이다.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80점이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포기했다. 건강에 안 좋다. 요즘 회사일로 스트레스가 많아져서, 잠 잘 자는 것이 최고의 지상 과제다. 하루의 시간을 완전히 개편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나에 대한 개편작업을 시작했으니 나의 하루 역시 점점 좋아질 것이다. 제 점수는요~70점이다. 

요즘은 하루에 2시간은 커녕 30분도 제대로 투자하지 못한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닦아놓은 수련의 자세를 망가뜨리지만 않는다면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세우는 것은 큰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무너지는 것은 금방이다. 항시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총평하자면, 40대 출발 치고는 나쁘지 않다. 변경연 덕분이다. 모두에게 감사 드린다. 마지막 과제를 올리는 이 순간, 아들이 만화방에 갈 준비를 마치고 옆에 서있다. 마지막 과제를 끝냈다는 웅장한 감회보다는 빨리 만화방에 가서 1년만에 만화책에 파묻힐 생각에 설레이는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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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3:02:57 *.144.57.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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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23:16:19 *.121.156.75

김사장 연대님 스태프의 일원으로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앞으로 몇 개월간 현재 직장에서 '스고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중입니다.

태어나서 요즘처럼 이렇게 열심히 일한적이 없던 것 같습니다. ㅋ

멋지게 스스로에 대한 고용작업을 끝마친후에 변경연에 받은만큼 되돌려드리겠습니다 ㅋㅋㅋ

쬐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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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1 17:37:01 *.252.203.12

1년간 고생 많으셨네요. 그 일년 안에 기쁨의 순간이 많았길 바랍니다. 

건강 잘 챙기고 밝게 웃는 얼굴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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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23:17:22 *.121.156.75

한정화 선배님, 감사합니다. 선배님의 앞에도 많은 기쁨의 순간이 함께 하시길 기원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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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10:45:50 *.212.217.154

1년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로이 시작하시는 계기 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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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23:18:52 *.121.156.75

'그의 미소'님! 가끔씩 달아주시는 댓글이 변경연 연구원과정에서 쏠쏠하게 힘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뵙길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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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16:29:32 *.39.102.67

고생 많았습니다. 그리고 두손모아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홀로 걸어가는 시기이군요. 쓰러지지 말고... 잘 나아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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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23:21:42 *.121.156.75

전임연대님! 감사드립니다! 일하다가만 안쓰러지면, 쓰러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ㅋ  '함께' 가시죠^^

조만간 오프라인에서 뵙고 감사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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