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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5월 24일 19시 14분 등록

독서는 완전한full한 사람을

토론은 준비된ready 사람을

쓰기는 정밀한exact 사람을 만든다.

-철학자 베이컨-

 

 안녕하세요. 9기 연구원이자 몸여인 시리즈 작가 지그미 오 (오미경)입니다.

웹소설 작가(양이율)인 딸이 지어준 '지그미 오'는 저의 필명입니다.

'그미'란 소설에서 '그녀'라는 뜻으로 '멋스럽게 살아가는 그녀'라고 하더군요.

지금, 이 순간 멋지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딸의 응원이 담긴 선물, 필명을 받았습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시작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1주 한 편의 글쓰기에 도전합니다.

 

 저는 20139기 연구원을 시작으로 변경연과 인연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마흔 살을 넘기면서 혼란과 정체로 힘들었습니다. 힘들 때 사람은 무언가를 찾습니다. 제가 찾은 것은 책 읽기였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풀어갈 힘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용기가 희망으로 바뀌면서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책이 도서관에 있고, 매주 수많은 책이 쏟아지는데

? ? ?

내 책은 도서관에 없는 거야. 나도 책을 쓰고 싶다. 내 이야기든지, 배운 거든 지 뭐라도 쓰고 싶다. 책을 쓰려면 무엇을 해야 하지?’

이렇게 질문을 하고 길을 찾다 보니 변경연 연구원제도를 알게 되었지요.

 

운명이란 누구를 만나고 어울리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혼자 힘으로 운명을 바꿀 수 없다면 운명을 바꿀 인연을 찾으면 됩니다. 이런 말이 생각나는군요.

한때 별에 관심이 많아서 천문학을 잠깐 배울 기회가 있었습니다. 아산 외암리에서 어떤 분이 고가의 망원경으로 별을 보는게 신기하면서도 부러웠습니다. 제가 그분을 보고 부러워하자, 이 광경을 지켜본 천문학 선생님이 이런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이런 수 천만 원 하는 망원경을 살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대신 망원경을 함께 볼 친구를 만들면 되잖아요. 그런 친구가 있다면 굳이 고가의 망원경을 사지 않고도 별을 볼 수 있잖아요.”

그때 저는 천문학 선생님에게 지혜를 배웠습니다. 나의 형편이 안된다면 함께 할 사람들을 만나면 되는 것을요.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고 이전의 다른 자신이 되고 싶다면 그런 인연을 찾아 함께 하면 됩니다. 연구원 1년을 하면서 나와 다른 존재를 알고 그들에게서 배운 것이 많았습니다. 제 삶의 터닝포인트였지요. 나와 다른 타자를 안다는 것.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동기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배운 점은 '내가 아는 나''다른 사람이 느낀 나'의 차이점을 알아가는 거였습니다. 저를 조금씩 이해하면서 저에 대한 인식의 확장은 타인을 이해하고 응원할 수 있도록 성장하였습니다. 공부란 결국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요, 자신을 알면 타인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삶에 적용하고 변화하고 성장하기 위한 공부. 글쓰기입니다. 그렇게 책읽기와 글쓰기 수련과 토론을 했던 연구원 시절이 있었기에 저의 책이 도서관에 꽂히는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과는 다른 존재가 되고 싶다면, 운명의 궤적을 변경하고 싶다면, 문체를 바꾸면 된다. 거꾸로, 문체를 바꾸고 싶으면 모름지기 표정을, 몸을, 삶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몸이든, 문체든 혼자 힘으론 바꾸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변이시켜줄 연기 緣起 조건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고미숙의 <호모쿵푸스> 중에서-

 

 

글을 쓰면서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지요. 무의식을 끌어올리면서 명상하기 가장 도구는 저에게 글쓰기입니다. 누가 미워도 글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쓰다 보면 저의 무의식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털어놓지 못할 말을 글쓰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미처 인지하지 못한 자신안의 수많은 얼굴을 만날 기회입니다.

제가 글쓰기를 하는 이유도 제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고 싶은 욕망의 표현입니다. 이에 최진석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한바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많은 책을 읽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책을 읽는 것은 언젠가 나도 책을 쓸 수 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읽는 행위 속에는 읽기와 쓰기가 교차되어 있습니다. 책을 쓴다는 것은 (여기서 쓴다는 표현은 반드시 글로 쓴다는 의미만 아니다) 자신을 표현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의 말을 듣는 행위 역시 우리가 말을 하기 위해서이며, 우리가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도 언젠가는 나도 가르칠 수 있는 입장이 되기 위해서입니다. 읽는 행위에는 쓰기가 교차되어 있고, 듣는 행위에는 말하기가 교차되어 있으며, 배우는 행위에는 가르치기가 교차되어 있습니다.

살아가는 일은 정해진 것을 수용하는 것도 아니요, 정해진 것을 학습하는 것도 아니요. 정해진 것을 실천하는 것도 아니다. 한 번이라도 내가 그것들을 정하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삶의 목적은 나를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삶의 목적은 나를 표현하고 기준을 내가 정하기 위해서입니다. 남이 정해놓은 가치를 따르지 않고 내가 기준을 정해보는 일이 표현하는 일이며, 저에게는 글쓰기고 책쓰기입니다. 삶은 창조하는 행위입니다.

 

현재 저는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방과 후 교사입니다. 영어를 가르치면서 삶을 대하는 태도, 친구들과의 관계, 자신을 대하는 방법, 아이들이 고민을 듣고 제 의견을 말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저를 영어 하는 철학자라고 부른가 봅니다.

저는 몸여인’(몸으로 여행하는 인문학) 시리즈를 진행 중입니다. 첫 번째 책은 몸으로 여행하는 인문학이었습니다. 음양오행 사상을 동의보감과 몸으로 풀어낸 내용입니다. 아이들이 몸과 감정에 질문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쓴 책입니다.

두 번째 책은 괜찮은 어른이 될 너에게’-남중생들이 생각하는 몸과 성가 출간 예정입니다.

남중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성 이야기만 나오면 교실은 온통 흥분상태로 변하지요. 남중생들이 몸과 성에 대해 나눴던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아들과 학교에서 본 아들의 이중적인 생활이라고 해야 할까요.

제가 1주 챌린지에 쓸 내용은 세 번째 책 오쌤의 수업 풍경을 쓸 예정입니다. 남중생이 생각하는 성을 썼다면, 그들이 고민하는 학업, 부모와 친구 관계에 대해서 써볼까 합니다. 이런 강제적인 연대를 기회로 초고를 완성하렵니다.

 

코로나 19로 올해 학교로 출근하기는 어렵게 되었네요. 매달 들어와야 하는 수입이 없습니다. 저만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지는 않겠지요. 삶은 빛과 그림자가 늘 한 몸으로 존재합니다. 하루의 낮과 밤이 있듯이 삶도 이와 마찬가지지요. 코로나로 수입이 없어서 한숨 쉬는 대신에 하늘이 주는 축복으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사실은 변할 수 없지만, 사실을 해석할 수 있는 자유의지는 자신에게 있잖아요.

덕분에 작년 말부터 시작한 갱년기를 잘 넘기는 휴식으로 생각했습니다. 낮에는 붉은 작약과 하얀 수국, 보랏빛과 노란 아이리스가 햇빛에 반짝여 황금꽃으로 보입니다. 오늘 새벽 5시에 일어나 남편과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고추 모종을 심고 잡초도 맵니다. 밤에는 조용한 시골에서 그동안 달려왔던 저 자신을 잠시 내려놓고 회복의 시간이 있습니다.

오늘 저녁은 상추와 쑥갓을 뜯어 한 입 가득히 먹으면서 살아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1주 글쓰기 동참해주신 해언, 희동이, 종희, 승후니, 정민, 경종님 반갑고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1주 글쓰기 하면서 각자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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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21:59:30 *.210.132.101

지그미가 뭔가 했어요. 왜 이름을 바꿨을까 싶었고요. 멋스럽게 살아가는 그녀, 오미경님~~

같이 멋지게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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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1:24:39 *.223.26.138

우리 승후니님과 함께 해서 기쁘고 활기있고 행복하네요.

나이가 들면 외모의 평준화가 이루어진다하니, 

글쓰기로 나를 알아가고 성장해가는 아름다운 사람, 멋진 사람으로 

괜찮은 어른이 되어 볼까 합니다. 

우리 함께 아름답고 멋지게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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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22:54:22 *.105.8.109

중학생 때 제가 좀 정의로왔던 적도 있었고. ㅎㅎ 성깔이 있어서 학교 일진한테 좀 맞기도 했죠 ㅎㅎ.

아이들의 세상은 집 안과 밖이 다르기는 하죠. 저도 그랬으니깐요. 그런데 다 잊어버리는 것같아요.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함께 해주어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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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1:27:33 *.223.26.138

희동이님! 

지금은 학교 일진이 때리면 바로 강제전학입니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요. 

남중생들과 있으니 저도 그런 나이 또래처럼 행동하고 그래요^^

부모의 심리는 아이 나이와 동급이라고 한다잖아요. 

시작했으니 우리 힘내서 강제(?) 압박 글쓰기. 함께 응원하면서 달려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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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23:10:52 *.187.144.242

지그미 오~^^ 따님이 지어준 필명이라니 아주 멋지네요. 중학교 시절에 영어하는 철학자라고 선생님의 별명을 붙여본적은 없었는데, 지그미 오님에게 있는 멋짐을 학생들도 보았나봐요. 코로나 여파가 한 해 내내 갈거라니 마음이 아픕니다만, 그래도 글로 일주일에 하나씩 뵐 걸 생각하니 기대가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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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1:46:04 *.223.26.138

우리 어니언님 덕분에 강제 압박 글쓰기 시작합니다. 

글 올리기 전에는 머리가 무겁고 업로딩해야 하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올리려면 그래도 글을 쓰고 수정하고. 약속을 지키려는 안간힘(?)을 내봅니다. 


코로나 덕분에 시골 생활도 해보고 쉬니까 좋으네요. 

처음에는 답답했는데요. 이것도 좋아요. 

적응하니 살 만해요. 학교도 안가니 좋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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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0:08:33 *.103.3.17

반갑습니다, 지그미선배님. 코로나로 많이들 힘든 날들인 것 같습니다. 힘든 시국이지만, 이동이 적어지고 단조로워진 일상이 사색과 생각의 여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올해 저도 중1 부모가 되었습니다. '오쌤의 수업풍경'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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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5 11:49:43 *.223.26.138

코로나로 학교 안가니 좋아요. 

다만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없어서 아쉽지만, 적응해가니 괜찮아지는 듯요. 

제가 올리는 '오쌤의 수업풍경'은 그 동안 교실에서 있었던 상황을 모아놓은 글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무슨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지요. 

중1부모가 되셨으나, 아이가 교복 입고 신입생 생활도 못해봤으니. 

코로나 신입생의 신종어가 생겨나는군요.


중1이 되면, 초등 필드와 다르고 친구들과 학교의 영향을 많이 받지요. 

아이와 대화하려면 부모도 중딩의 마음이 필수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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