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칼럼

연구원들이

  • 불씨
  • 조회 수 932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20년 8월 30일 20시 58분 등록
인생이 그대를 위하여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를 묻는 것은 잘못된 질문이다. 그대가 인생을 위하여 어떤 의미를 창조할 것인가를 인생이 도리어 그대에게 묻고 있다.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모두 잃었습니다. 잔혹한 수용소 안에서 빅터 프랭클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붙잡고 있어서가 아니였습니다. 헛된 미래의 끈을 붙잡고 있는 대신 그가 택한 것은 단지 그 순간 순간을 살아가는 것이였습니다. 끔찍한 하루하루속에서도 그가 삶에 대한 주체적인 태도를 잃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빅터 프랭클의 사례는 스톡데일 패러독스와 함께 자주 언급됩니다.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가 되었던 미군장교 제임스 스톡데일은 수용소에서 한가지 사실을 발견합니다. 크리스마스나 부활절같은 특정한 날이 지나고 나면 사망하는 포로들의 수가 늘어났습니다. 그 이유는 어떻게든 풀려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던 포로들이 자신들이 오매불망 고대했던 그 특정한 날이 지나고 나면 상심한 나머지 미약하게나마 붙들고 있었던 삶의 의지를 놓아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했던 것입니다. 참고 견뎠지만, 결국 그들이 고대하던 미래는 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우리들중 빅터 프랭클이나 제임스 스톡데일만큼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하지만 현실을 인식하는 태도만큼은 더 부정적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코로나로 많이 힘든 이 시국, 우리가 바라고 기다리는 것은 코로나가 종식되고 난 이후 되찾게 될 미래입니다만, 삶의 의미를 오지 않은 시간으로부터 찾거나 존재하지 않는 과거로부터 찾는 것은 망망대해 뗏목위에서 생수를 찾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시간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어떤 남자가 미녀와 1시간동안 시간을 보낸다면, 그 시간은 1분처럼 짧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남자가 1분동안 참을수 없는 고통을 느낀다면, 그 1분은 1시간처럼 길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것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며, 시간의 상대적 양(quantity)에 대한 예시적 진술입니다. 질이 양을 결정하고 좌우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것은 단순히 시간의 질적이거나 양적인 측면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동일한 시간대에 살고 있고, 같은 시계의 시침과 분침을 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시간을 절대화하지만, 시간 자체는 절대적일수 없다는 것이 시간을 상대적이라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이라는 개념은 관념일 뿐이고, 인간 한명 한명마다, 사물과 공간 하나 하나마다 제각각 전부 다른 시공간(time and space)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이는 어린 시절이 너무 지루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가 어른이 되면 힘든 인생의 무게 앞에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이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살고 있지 못한 것입니다. 결코 살아본 적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어가는 것 뿐입니다.

관념적 시간이 거짓이라면 인생의 추상적 의미에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삶은 구체적인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 역시 어떤 잘 정의된 '의미'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아간 '경험'으로부터 만들어집니다. 그 언제일지 모를 - 코로나가 끝난 다음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되찾은 미래의 일상이 우리의 삶이 될 수는 없습니다. 삶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그게 진짜 삶의 의미입니다. 주어진 시간 속에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는 그대로가 바로 내가 살아가는 '시간'이 됩니다. 우리는 오랜 세월을 앞에 두고 살아가는 게 아니라, 단지 이 순간만을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잘 살아보겠다고 지금을 낭비해서는 안됩니다. 기다림은 이제 그만두고 지금을 살아가야 합니다.

'영원'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습니다.

영원은 10000000000년일까요? 하루살이에게 인간의 인생은 영원일까요?
그럼 1초를 10000000000으로 나눈 시간을 '찰나'라고 할 수 있을까요? 
떨어지는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절벽에서 떨어졌고 떨어지는 그 시간이 너무 길었고 심장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족히 수천미터는 떨어진 것 같았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추락이 끝나고, 땅에 곤두박질쳤습니다. 온몽의 뼈가 부서지는듯한 고통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잠에서 깼고, 그제서야 침대에서 떨어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영원'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언제까지나(forever)가 아닌, 언제나(always and right now)입니다.
영원히 잘 사는 방법은 지금 이 순간을 잘 사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IP *.70.220.99

프로필 이미지
2020.09.02 03:34:52 *.215.153.2

늘 현재를 잘 살아야지 라고 생각만 하고 살았던것 같습니다.


아직 더 처절하게 생각을 해 볼 시간을 가지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always and right now"

"영원히 잘 사는 방법은 지금 이 순간을 잘 사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다시 한번 더 새겨봅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 [13.01.11] 이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키스에 대하여 [4] 어니언 2020.08.24 1111
31 청소년 진로 탐색을 진로 독서로 시작하다 [1] 정승훈 2020.08.28 934
30 어쩌다 남중생 수업풍경-야! 이 개새끼 씨빨 새끼야 [4] 지그미 오 2020.08.30 917
» '영원'히 잘 사는 방법 [1] 불씨 2020.08.30 932
28 4주 - 엄마는 아이에게 세상, 우주, 신 [1] 콩두 2020.09.04 1263
27 5주- 아이와 함께 자신을 키워라 [1] 콩두 2020.09.04 973
26 6주- 태교의 시작과 끝 엄마의 행복 [1] 콩두 2020.09.04 1057
25 혼자 하는 녹화 강의 여러 버전들 정승훈 2020.09.05 933
24 생각하는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1] 불씨 2020.09.07 2310
23 1주1글챌린지_13_습관의무서움 file [2] 굿민 2020.09.10 1134
22 나는 누구인가 ‘헤시태그로 표현한 나’ 정승훈 2020.09.12 1392
21 인내 이 짜디 짠 단어를 보았나 불씨 2020.09.13 1143
20 어쩌다 남중생 수업풍경 - 이 빡빡이 새끼야! 지그미 오 2020.09.13 1472
19 나의 인생 시계는 몇 시? 정승훈 2020.09.19 1595
18 1주1글챌린지_14_선택과도전 굿민 2020.09.25 1398
17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면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정승훈 2020.10.02 1615
16 마흔 나를 사랑할 적기 불씨 2020.10.03 1618
15 1주1글챌린지_15_감사하면서,, 굿민 2020.10.05 1408
14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한가? 정승훈 2020.10.11 1679
13 나의 강점은? [2] 정승훈 2020.10.18 1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