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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15일 22시 16분 등록

웰즈 파고는 미니 시티코프처럼 운영되는 국제적인 은행으로서의 변신을 시도한 적이 있었는데, 그 방면에서 그다지 내세울 게 없는 평범한 은행이었다. 그리고 난 다음에야 처음엔 딕 쿨리, 이어서 칼 라이하르트의 지휘 하에, 웰즈 파고의 경영진은 스스로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다른 어떤 회사보다도 더 잘할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게 무엇이고, 우리가 최고가 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없다면, 우린 대체 무엇 때문에 그 일을 하고 있는 걸까?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165p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것을 통해 큰 성공을 이루어 낸 사람들이 있다. 그야말로 부러움을 살만한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면, 나는 왜 저들처럼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일까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 할 필요 없다. 인간은 누구나 잘 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적어도 하나는 가지고 태어나기 마련이다. 물론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 수준의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자신은 잘 하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다. 잘 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은 없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항상 앞에 단서를 붙인다. 바로 ‘남들보다’ 라는 단서이다. 그래 그렇게 보면 그들이 말이 맞기도 하다.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은 매우 많을 터이니 말이다. 어쩌면 나도 그런 사람인지 모르겠다.

세상에 내가 어떠한 재능을 가지고 있건 세계 최고가 아닌 이상 나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바로 여기서부터 잘못된 것이다. 강점에 대한 정의부터가 잘못된 것이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강점을 ‘자신이 무엇가를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생각한다. 강점은 바로 자신 안에서 찾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수많은 능력들 중에서 가장 쓸만한 것들을 강점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남들보다 뛰어난지 아닌지는 나중에 생각할 문제이다. 자신의 강점을 찾고자 한다면 자신이 가진 능력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아보고, 그 중에서 가장 쎈 녀석을 고르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데도 강점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그리고 그걸 찾고 나서야 그것을 갈고 닦아 남들보다 더 좋은 것으로 만드는 것이 순서이다. 같은 능력이지만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강점을 찾아 갈고닦는 작업을 좀 더 먼저 시작했을 것이다. 물론 타고난 정도의 차이도 분명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난 세계 최고가 될 수 없다면, 강점 따위는 아무런 의마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것 없다. 남들과 비교하면 결코 자신의 강점을 찾을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강점을 찾는 범위는 자신 안으로 한정된다.

우리는 직업을 찾고 있다. 우리가 찾게 될 직업의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바로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잘 할 수 없는 일을 꿈의 직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이 들인 노력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결코 오래갈 수 없다. 아무튼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알아야만 한다. 우리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찾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그래서 조금 과장을 해서 말한다면 직업을 찾는 것은 곧 자신의 강점을 찾는 것이고, 강점이 곧 직업과 같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결국 직업은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수많은 직업들 중에서 좋은 것을 고르는 것이 아니다. 나의 강점이 곧 직업이고, 나의 강점을 세상에 연결시킬 수 있는 그 수단이 곧 직업인 것이다.

우리가 직업을 갖는 것은 어찌되었건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들어가있다. 돈을 번다는 것은 무엇인가?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가장 좋은 것을 제공하고 가장 좋은 대가를 받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강점이다. 시장에서 당신이 가장 비싼 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것, 더 나아가 당신 자체를 명품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그 것. 그것을 찾는 것이 관건이다.

어느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보라. 대부분 자신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고, 그것에 집중한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라고 결코 모든 것을 잘하지 않는다. 패션을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린 디자이너 이상봉은 다자인에 필수적인 공간지능은 뛰어난 반면, 어렸을 적부터 수학은 자신에게 너무나 어려운 과목이었다고 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긴 금발을 휘날리며 여인들의 마음을 빼앗았던 꽃미남 배우 올랜드 블룸은 난독증 때문에 어려서부터 학업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자신이 재능이 있는 예술분야에 집중하여 결국 성공적인 배우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에 나갈 때가 되면 고민을 시작한다. 어떤 일을 해야할지, 먼저 취업을 한 선배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부모님과 상의를 하기도 하고, 요즘 뜨는 직업들의 리스트를 찾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은 자신의 직업을 고르는데도 주관식보다는 객관식이 사용되는 듯 하다. 대학생들의 꿈과 진로는 너무도 비슷하다. 내 주위만 해도 열에 아홉이 공무원시험이나 고시준비를 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이다. 나는 이 세상에 직업의 숫자는 이 세상을 사는 인간의 수 만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직업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세상이 아니다. 직업으로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세상이다. 당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그것으로 이 세상에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다.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사회이다. 이런 사회 속에서 휘둘리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당연히 자신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결국 시작은 강점을 찾는 것에서 비롯된다. 모름지기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우선적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은 토익점수가 아니라 바로 강점을 찾는 것이다. 오프라인은 물론이고 온라인에도 토익을 가르쳐주는 곳은 넘쳐나지만, 강점을 찾는 전문적인 기관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참 의아하다.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졸업 때가 되면,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야. 너 강점 찾았니? 난 아직도 찾지 못해서 고민이야. 어떻게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 “난 벌써 진작에 찾았는데, 요즘 그거 못찾으면 취업은 꿈도 꿀 수 없다니깐, 생각해봐라.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자신이 뭘 잘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을 뽑겠냐? 난 오래 전부터 준비해 와서 전혀 상관없지만, 요즘은 도움주는 곳이 많이 생겼으니 그런데 찾아가봐. 많은 도움이 될거야. 최OO 강점발견센터라는 데가 꽤나 유명하지?”. 혹시나 착각하는 분들이 있어서 짚고 넘어가면 최OO 강점발견센터라는 곳은 없다. 난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서로 스펙을 비교하기 보다는 이런 대화를 나눴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리고 언젠가 이런 세상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명품을 좋아한다. 명품이 되는 조건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남들이 많이 갖고 있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희소성이다. 그 물건만이 가진 값어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당신 자신을 명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은가? 가장 간단하고 명확한 답은 바로 강점에 있다. 시장에서 가장 비싼 값을 주고 팔수 있는 당신만의 재능을 찾는 것이다. 그것이 당신을 명품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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