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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홍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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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25일 07시 55분 등록
 

창조자의 초상(Exemplary Creator)에서 배운 것들


지난달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에서 영웅에 대한 이야기들을 접했다. 여기서 영웅은 자기 삶을 자기보다 큰 것에 바친 사람이었다.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에서도 영웅은 스스로의 힘으로 복종(자기 극복)의 기술을 완성한 인간이었다. 즉 영웅은 과거 개인적, 지방의 역사적 제약과 싸워 이것을 보편적으로 타당하고 정상의 인간적인 형태로 환원시킬 수 있는 남자나 여자이다. 이러한 영웅은 <분리>, <입문>, <회귀>라고 하는 통과 제의를 통해 탄생한다. 일상적인 삶의 세계에서 초자연적인 경이의 세계로 떠나고 여기에서 엄청난 세력과 만나고, 결국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고 동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힘을 얻어 현실세계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인간은 이러한 여행을 마쳐야, 자신의 어떤 상황을 떠나 삶의 바탕이 되는 것을 찾아내고 더욱 풍부하고 성숙한 인간 조건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캠벨을 통해 운명은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임을 알았다. 운명은 욕망의 이름으로, 타고난 재능의 이름으로 날 때부터 내 안에 이미 갈무리 되어 있다. 단지 이를 발견하고 개척해 나가는 것만이 요구된다. 이러한 삶을 천복을 따른 삶이라고 한다. 천복을 따르는 삶은 자신의 운명에 깨어 있는 삶이다. 그래서 ‘자신’안에 잠재해 있는 삶의 과녁이자 이상을 발견하고 자신의 과녁과 이상을 산다. 천복을 따르는 삶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이 연민의 가슴으로 열리는 것이다. 삶의 추진력이 ‘열정(passion)'에서 ‘연민(compassion)'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열정에서 연민으로의 변모는 자기에서 사랑할 힘이 나오고, 이로써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의 길을 열수 있음을 깨닫는 것에서 시작한다. 열정에서 연민으로 변모하지 못하게 될 때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하워드 가드너는 ‘열정과 기질’에서 동시대의 창조적 거장들의 삶을 통해 창조성이 어디에 존재하고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열정과 기질’에서는 캠벨의 천복과 영웅의 개념을 현실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가드너는 ①재능 있는 개인, ②그 개인이 활약하는 특정 분야나 학문 영역, ③인물과 성과물의 질적 수준을 판단하는 장의 세 요소를 통해 개인의 삶에 내재하는 창조성이 어떻게 피어나는 지를 설명하고 있다. 먼저, 창조성은 유년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어린 시절 자신의 관심을 사로잡는 분야와 일을 발견하고 어려서부터 ‘창조성 자본’을 많이 축적하며 창조성의 실현과정에서 유년기의 ‘창조성 자본’에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신이 발견한 분야의 전문 지식에 정통하기까지 최소한 10년 정도는 꾸준히 노력을 하는데 이러한 노력은 자기 분야에서 통용되는 지식의 통달을 가져다준다. 그리고 자기분야의 지식의 통달은 창조적인 도약으로 발전하게 된다. 창조적 도약은 창조적 혁신을 이끌게 된다. 가드너의 ‘창조적 혁신’은 캠벨의 ‘영웅의 변모과정’과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창조적 혁신은 전통적인 분야에 근본적인 변화를 촉진하는 사고를 자극하고 관련 인접분야에도 방향전환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마지막으로 창조성은 단지 한 개인의 탁월한 재능만으로 실현되거나 발휘될 수 없고, “오직 재능이 갖춰진 아이와 그 분야에 우호적인 문화, 그리고 풍부한 사회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적인 거장들은 황금가지를 손에 쥔 자들이며 인류에게 엄청난 유산을 가져다 준 황금혈통들이며 인류문명을 창조해온 자들이다. 월 듀런트가 말 한 ‘역사속의 영웅들’인 것이다.


‘열정과 기질’에서 창조성에 관해 가드너가 말하고자하는 핵심은 무엇일까?

창조성이란 바로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힘”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창조적 거장들은 아이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평생 지닐 수 있었기에 열정적으로 자신의 분야를 개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삶의 내용을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것’이라고 했고 스티븐 코비는 여기에 유산을 남기는 것을 더했다. 삶이란 ‘살고 사랑하고 배우고 유산을 남기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 캠벨과 가드너를 통해 삶이란 ‘천복을 따르고,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해 연민을 갖고 받아들이고 책임지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가진 창조성의 실현을 위해 항상 배우며, 창조적 혁신을 통해 다가오는 세대에게 좋은 유산을 남기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다. 누가 나에게 “그대는 그대의 운명에 깨어 있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이젠 잔잔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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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산
2009.05.25 12:23:16 *.8.27.5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는 내 블로그 타이틀인데...ㅋㅋ

일이 많아 고생이 많지? 그래도 힘내서 홧팅하삼. 혼자 떨어져있어서 많이 못 봐서 섭하이. 그래도 기회 될 때 마다 자주 보자고....댕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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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산
2009.05.25 13:38:07 *.126.231.194
형님 연락 잘 못드려서 죄송해요^^
광주는 별일 없죠?! ㅋㅋ
6월되면 뵐 수 있을터니 그때 신나게 놀아붑시데이~! 그럼 형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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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5 16:45:29 *.12.130.110
이젠 그대의 운명에 깨어있다는 물음에도 잔잔한 미소로 답한다니 너답다...
그래, 성우오빠 말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 배로 힘들 것 같아.
그래도 우리 모두 너를 잊지도 놓치도 않고 있으니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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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6 04:30:29 *.40.227.17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가르치며..
이것이 현재 홍영 오라버니의 삶.. 운명? 아닌가여? ^^

잔잔한 미소도 좋고.. 깊은 거도 좋고.. 다 좋은데..음.. 흠..
머~얼리 떨어져 있다고.. 바쁘다고.. 여그.. 가5기들.. 관리 안허시면..
제 승질? 아직 모르시져? ㅋㅋ
잘 모르시면 승호 오라버니?헌테 물어보셔여~ㅎㅎ

오프수업때 숨겨진 끼? 보여주실거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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